승부는 아주 빠르게 끝났다. 승부라고 하기보다 과장된 공연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포뢰는 도장 중앙에 홀로 서 있었고, 주위에는 힙합파 사람들이 끊임없이 아픈 신음 소리를 냈다.
아이고... 형님, 아니, 누님! 저희가 잘못했어요. 그만 때리세요. 때리지 마세요~
저희도 그냥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단 말이에요.
먹고살려면 꼭 힙합파로 뭉쳐서 사람들을 괴롭혀야만 하나요?
힙합파는 일이고 힙합은 삶이죠.
저희도 나름 음악 세균이 있는 편이기도 하고...
음악 세포겠죠...
아... 네, 음악 세포입니다.
음악 세균에 자신감을 얻었고 이 팀을 만들 게 됐어요, 꿈도 이루면서 겸사겸사 우승도 몇 번 하려고 계획을 세웠었죠.
하지만 막상 도전해 보니 꿈은 한없이 멀었어요. 면접관은 외모만 보고 퍼포먼스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열심히 노래 부르며 끝까지 기다려봤지만, 저희에게는 프로 제작사도 인맥도 없어서 무대 뒤로 쫓겨났어요.
한때의 음악 프로듀서도 사회의 쓰레기로 변했고. 지금은 립싱크 쇼를 해주면서 금전에 홀려 끌려다녔죠.
이 말을 듣자 참선 외에 몇몇 사람들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도 돈 때문에 자본가에게 무릎 꿇고 싶지 않았고, 동냥하듯 주는 밥을 얻어먹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맞서 싸우고 싶었어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현실과 계속 물고 늘어질 수는 없었고, 결국 "아무나 꿈을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가 저의 최종 결론이었죠.
그러나 음악을 포기하면 저희에게 남은 건 무력뿐이었고, 그래서 저희는 과거의 꿈에서 영감을 얻어 그것을 무기로 만들었어요.
저희가 보호비를 강요한 건 사실이고 그 죄를 모두 인정합니다. 하지만 "공평"이 무너진 이상, 이 세상의 죄를 그 누가 다 씻을 수 있겠습니까?
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지만 또 변명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람 사는 게 다 쉽지 않네.
선생님, 왜 여기로 나오셨어요?
응, 약을 먹고 나니 많이 좋아졌어. 역시 신약이라서 그런가 파니니가 한 번에 완쾌된 것 같군.
그럼 정말 다행이죠!
그렇다면 저 사람들은...
이제 너도 다 컸으니 나 같은 구시대 노인은 이만 "퇴직"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를 두고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
이 도장을 언젠가 너에게 물려줄 생각이니, 오늘 이 사람들은 미래의 "선생님"인 너에게 맡길게.
그리고 난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
선생님은 돌아서서 카운터 뒤에 있는 네모난 의자에 앉았고, 포뢰는 앞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힙합파가 일이라고 했으니, 내가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면 더 이상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겠죠?
넹?
그러니까 제 말은...
저희 도장에 취직하실래요?
그... 그래도 될까요?
저희 같은 사회 쓰레기가... 가져도 되는 일자리인가요?
힘이 있다는 건 꼭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이 도장은 힘으로 주변 사람을 지키는 자들을 환영합니다.
형님! 아니... 누님!!!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 왜 갑자기 칼을 꺼내서 자신을 베려고 하세요? 당장 멈춰요!
포뢰는 급하게 상대의 이상한 행동을 막으려고 했지만, 일천이 도망칠 줄은 몰랐다. 방금 전의 몇 마디가 그를 제자리에서 되살아나게 한 것처럼 그는 무관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포뢰의 추격을 피하면서 소리 질렀다.
하늘이 우리를 도왔어! 나 여일천은 이곳에서 맹세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포뢰 누님은 영원한 누님입니다! 래복, 왕재, 빈 그릇을 가져오거라! 난 오늘 누님과 피의 서약을 맺을 것이다!
아니, 저기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니.. 주마! 참선! 왜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어요! 어서 말려야 해요!
허허허.
헐... 선생님, 그만 웃으시고 같이 설득해 주세요!
네가 다른 사람들과 이렇게 즐겁게 대화하는 걸 보고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나오네.
이대로도 나쁘지 않아. 그렇지?
햇빛이 화창한 날. 평온하고 고요한 거리 골목에서 가끔씩 분위기를 깨는 소음이 들려왔다.
다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하늘 저편에서 고래 울음소리가 전해왔고 구름을 뚫고 지붕을 스쳐 북적거리는 인파를 건너 포뢰의 귓가에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