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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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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0-10 초봄

으아아아아악!!

고래의 울음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자 포뢰는 놀라서 바닥에 넘어졌다.

단단한 선반에 주저앉은 포뢰는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옆에 있는 수납장을 짚고, 두 손으로 한참 동안 더듬은 뒤에야 겨우 침대 머리맡에 있는 고래 모양의 알람 시계를 껐다.

방 안이 다시 조용해진 후에야 포뢰는 점차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손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문질렀고, 면전에 놓인 어지러운 침대를 한참 바라본 뒤에야 비로소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하... 역시 아침 알람 소리는 적응이 안 돼.

그러고 보니 이런 꿀잠은 참 오랜만이야.

헤헤, 왠지 멋진 꿈을 꾼 것 같아.

꿈속에서 익숙한 사람과 사연을 본 것 같은데... 더 구체적인 건 기억이 안 나네?

에라~ 모르겠다~ 어쨌든 꿈의 해피 엔딩으로 끝났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유 모를 웃음을 지을 리가 없잖아! 평소와 너무 다른 걸!

조풍

포뢰, 어서 일어나.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 다시 한번 순찰을 돌아야 해.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창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포뢰는 얼른 침대에서 뛰어내려 벽에 걸린 포뢰파 단체복을 집었다.

이건...

손가락으로 겉옷의 수놓은 포자를 만지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단순하고 정직한 로봇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익숙하지만 목이 메고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카이사이

포뢰, 준비 다 했어? 지금 들어가도 되니?

아, 잠깐만요, 들어오지 마세요. 금방 나갈게요!

일 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축제가 곧 열리는데, 카이사이, 좀 기쁜 척이라도 하면 안 될까요?

이렇게?

포뢰, 억지로 시키지 마. 얼굴은 원래 저 모양이잖아.

알겠어요. 그나저나 조풍, 늘 거꾸로 매달려서 등장하는 버릇은 언제쯤 고칠 수 있어요? 서쪽에 사는 아이들 몇 명이 보고 여러 번 신고했다고 들었다니까요.

그 녀석들 참...

이문

사장님, 시장 조사에 따르면 오매탕은 올해도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든든히 준비하셔야 될 거예요.

당연하죠. 아복 아저씨께서 직접 배워주셨는데 인기가 없으면 아저씨 체면이 서겠어요? 정말 그런 경우가 오면 제가 감히 이 제작 비법을 이어나간다고 말도 꺼낼 수 없겠죠.

맞다. 먼저 사차면의 맛 좀 보시겠습니까?

이문

고맙지만, 난 됐어.

아, 그럼 저는...

어허!

먼저 일 보고 돌아와서 맛 좀 볼게요!

이문

거기 전 씨. 상품을 길목에 내려놓지 말고, 당신 형제들이랑 이쪽으로 옮겨. 잠시 후 배 수리하는 재료를 그 길로 운반해야 해.

전 씨

야오지, 어서 일해.

야오지

네! 하나 둘 셋, 가자!

전 씨

일 끝나고 같이 공연 보면서 술 한잔할까? 동쪽 구역에 괜찮은 칼춤 배우가 새로 왔다고 들었어.

저희 형제들이 한턱 살게요. 저희가 살길을 찾고 있을 때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세요.

괜찮아요. 오늘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요.

전 씨

알겠습니다. 그럼 내년 장사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문

물론이지.

축제만 되면 역시 이문이 제일 바쁘네요.

이문

이 시기에 무역 거래가 가장 빈번하기 때문에 일이 잘못되는 것보다 차라리 바쁜 게 더 나아.

참, 패하 그 녀석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화물 유통을 잘 배치해놓은 것도 아니고, 결국 내가 처리해야 되잖아.

패하

오늘 밤 공연에 사용 설비 보강을 방금 다 완료시켰어. 그 일 이후로 이 배에 수리할 물건이 남아돌잖아. 전부 내 몫인걸! 그러니 험담은 좀 자제하지?

흥.

수우, 내게 부탁했던 불꽃놀이는 완료했어. 재료가 한정적이어서 네 요구 사항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

괜찮아. 어쨌든 우리 물자가 넉넉한 편이 아니니까 오락 예산을 더욱 아껴야지.

참, 그쪽에 신입 4명이 온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왜 같이 순찰을 안 돌아?

공중 정원의 도움으로 힘든 날은 넘겼지만 앞으로 잘 살려거든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겠죠?

창창한 앞날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워라밸"을 특히 신경 써야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 신입들에게 휴가를 줬답니다.

너 뭔가 잘못 이해한 것 같은데, 신입을 너 밑으로 파견시킨 건, 네가 또 노점상에 있는 장난감, 디저트에 정신이 팔려서 업무에 지장을 줄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야.

절대 그럴 일 없거든요!

정말? 네 판다 지갑에 곤충 코인이 가득 들어있는 걸 봤는데?

넹?

자, 잡담은 그만하자.

그래. 그럼 난 데이터 스테이션에 가서 확인해 볼게. 카이사이는 배 위 안전을 확인하고, 부두의 순찰은 포뢰에게 맡길게.

포뢰

부두를 순찰 나가는 김에 반경 10km 내의 범위도 같이 돌게요. 그러니 조금 늦게 들어올 수도 있어요~

포뢰는 손을 흔들며 구룡파 멤버들과 인사를 했다. 아침 햇살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비추었고 찬란한 금빛이 반사되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오늘의 업무를 시작했다.

포뢰

헐... 조풍은 하룻밤을 셌는데도 오늘 순찰을 해야 하는구나. 역시 그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정보 관련 업무는 게을리해서는 안 돼...

그러고 보니 이문과 패하는 보름 동안 수면 캡슐에 들어가지 않은 것 같고...

"용의 아이"뿐만 아니라 야항선의 모든 사람들이 그날 이후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다들 참 고생이 많아.

아니지, 아니지, 지금은 그런 감탄을 할 때가 아니야.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더 많은 사람들을 배려해 줄 거야! 행동으로 보여줄 거야!

응!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포뢰, 출발!

카이남

적절한 타이밍에 왔네요. 다들 한창 축제 준비 중인 것 같아요.

구경해볼 생각은 없으세요?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지인"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지인 따위 찾고 싶으면 너나 가서 찾던가.

미리 말하지만 우리 신분상,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건 괜한 소란만 일으킬 거야.

카이남

이럴 때 보면 구룡에서의 "높은 신분"이 오히려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네요.

가자. 멀리서만 본다고 했는데, 이제 다 봤잖아.

카이남

네~ 네~ 네~ 올해도 모든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