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0 유운경몽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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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00-4 넘지 못하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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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어?

못 들었을 리가 없지. 요즘 소문이 자자해. 길을 물어보면서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하던데.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대어를 찾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이번에 대어를 찾는 사람이 어린 계집애라고 들었어.

누가 됐든, 절대 대어를 찾게 해선 안 된다.

그럼 또 우리가 등장해야겠군.

앞으로 바빠질 것 같아.

관례에 따라 하지.

대어를 찾으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나가야 해. 정말 소문대로라면 그 계집애는 요 며칠 안에 도착할 거야.

애들한테 모든 중요 경유지 출입구를 지키고 있으라 해. 무슨 일이 생기면 암호로 연락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우와~ 도시가 정말 굉장하네.

재스민 차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에 이른 아침부터 어린 손님이 찾아왔다.

포뢰는 조끼를 입고 수건을 걸친 점원들이 후덥지근한 다방에서 나와 떼를 지어 콩국 마시러 가는 뒷모습을 보았다.

골목 양쪽에서는 "땡땡 북"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개량 벽돌로 쌓은 장벽도 그 뒤에서 풍겨 나오는 술 향기를 막을 수 없었다.

찻집 점원들을 따라 골목을 나서자 순식간에 수많은 아침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포뢰는 침을 삼키며 앞으로 다가가 "땡땡 북"을 흔들며 오매탕을 파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오매탕 한 그릇 주세요.

할아버지 포뢰를 한번 쳐다보고는 오매탕 한 그릇을 떠준 뒤, 또다시 포뢰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낯익은 꼬마 아가씨네. 어디서 봤더라?

네? 할아버지,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이곳은 처음이에요. 혹시 부두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죠?

아니면 말고. 부두는 정4거리에 있어. 이곳은 경6거리인데, 여기서 북쪽으로 쭉 가다가 육교를 건너고 제일 큰 용 기둥에서 왼쪽으로 끝까지 가면 돼.

알겠어요. 고마워요, 할아버지.

포뢰는 오매탕을 받아 천천히 마셨다.

고맙긴, 애들이 다 너처럼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면 좀 좋아? 내가 아는 어느 녀석처럼 매일 입만 살면 쓰나?

그냥 그렇다고.

할아버지는 말을 마치고 다시 "땡땡 북"을 치며 거리의 북쪽을 바라보았다.

어때? 여기 참 괜찮은 동네지?

네. 떠들썩하고 좋네요.

근데 좀 지나치게 떠들썩하긴 해.

네?

꼬마 아가씨, 왜 이 골목 양쪽에 다 아침 가게가 있는지 알아?

할아버지는 갑자기 대화 주제를 바꾸더니 자신의 노점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곤 웃으면서 포뢰에게 물었다.

왜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옛날에 식객들끼리 "짠맛 순두부 최고", "개도 안 먹는 짠맛 순두부", "단맛 두유 실화인가요?" 뭐 이런저런 말로 자주 싸웠거든.

이런 논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확연하게 입맛 차이가 존재하는 가게들은 곡목 양쪽으로 배치시켰어.

그렇군요.

그래. 이 번화한 도시의 시민들은 저마다의 스트레스가 있어. 그게 꼭 거품 같아서 아주 작은 갈등이 있어도 터질 수 있거든.

사실 따지고 보면 그 갈등의 근원도 아주 미세한 차이에서 시작된 거야.

그래, 일절만 해야지. 오랜만에 이 늙은이 얘기를 인내심 있게 들어준 사람을 만났군. 선물로 곤충 코인을 몇 개 주마.

잠시 뒤에 육교 올라가기 전에 수박 몇 조각 사 먹거라. 이런 여름날 점심에 한 입 먹으면 정말 시원할 거야.

이 동네 놀러 와서 수박도 못 먹고 가면 서운하지.

좋은 기회가 생겼어. 부두로 가는 그 길에 있는 사람들을 다 쫓아냈지?

그 수박 파는 아주머니를 제외하고 전부 쫓아냈습니다.

음...

하긴, 아주머니는 심장 질환이 있어서, 그런 고생을 견디지 못할 거야.

그 계집애가 육교에서 내려오면 작전 실시한다.

알겠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엄청 친절하구나.

수박 몇 조각만 사라고 하셨는데 코인을 이렇게 많이 담아주셨어.

포뢰는 오매탕을 파는 할아버지와 작별하고 부두로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육교에서 수박 파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몇 조각 사서 맛만 보고 싶었지만, 아주머니는 포뢰가 가지고 있던 곤충 코인을 보고서 두말 없이 바구니 2개에 가득 채워줬다. 어쩔 수 없이 포뢰는 "검이다"를 등 뒤에 메고 양손에 수박 한 바구니씩 들고 부두로 향했다.

방금 아주머니께서 그 곤충 코인을 보며 뭔가 그리워하시던 눈빛이었는데.

전에 만났던 그 할아버지와 무슨 사연이라도 있으셨나?

???

조심해, 조심해!

포뢰가 육교에서 내려가 용자 기둥 밑에 도착했을 때, 한 사나이가 모퉁이에서 갑자기 뛰쳐나왔다.

어이구, 꼬마 아가씨. 괜찮아?

괜찮아요, 저는 괜찮은데... 수박... 음, 수박도 멀쩡한 것 같아요. 그쪽은 괜찮으세요?

별일 없는 거지? 그럼 난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

네, 안녕히... 벌써 가셨네.

많이 급하신가 봐.

포뢰가 다시 수박을 들어 올렸을 때, 문득 등 뒤가 많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어라? 그 사람 등 뒤에 있는 검이 왜 익숙해 보이지?

아니, 잠깐! 그거 내 검이잖아!

전구 형님, 성공했습니다!

야오지가 성공했어. 얘들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