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물론 나도 대어님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거란 걸 알아.
포뢰는 산의 동쪽 길을 따라 내려왔다. 그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아 제자리에 서서 혼잣말을 했다.
내려와서 바로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포뢰 앞에 나타난 것은 빽빽하게 있는 도로 표지판과 오솔길이었다. 그리고 표지판마다 하나같이 "이로부터 동쪽"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건 너무하잖아!
심지어 "음침한 오솔길"과 "탄탄대로"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도 아니고.
이쪽 길은 온통 녹색으로 덮여서 끈적끈적할 것 같고, 이쪽 길은 계속 불꽃이 튀고 있어! 어떤 선택을 해도 안전하게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단 말이지.
……
근데 저 도로 표지판에 그려진 웃음이 싱거운 머리 땋은 이 남자... 볼수록 낯이 익어.
길을 잃었나요? 앞날을 고민하고 있나요?
응? 누구세요?
저는 어둠 속의 등불, 막막함을 몰아내는 지혜로운 자입니다. 저를 "인도자" 혹은 "불멸자"라고 부르면 됩니다.
포뢰는 소리가 나는 쪽을 살펴보았다. 마침 키 작은 중년 남성이 옆의 숲에서 걸어 나왔다.
듣기에는 참 대단한 것 같군요.
아니 뭐... 으흠, 조금 대단하긴 하지.
그럼 인도자 님, 동쪽으로 가는 길을 아세요? 제가 그곳에 가서 대어님을 찾아야 하거든요.
어머, 마침 사람 잘 찾으셨어요! 사실 방금 말한 그 호칭은 제 직업에 대한 찬사일 뿐, 다수의 경우에 사람들은 제 업무 명칭으로 저를 불러주거든요.
남자는 자신의 양복을 잡아당겨 더 반듯하게 보이려 했다. 그의 가슴에 파란색 미니 데이터 화면에 직업이 표시됐다. 바로 가이드였다.
저는 12년 경력의 베테랑 가이드입니다.
가이드는 말을 하며 미니 깃발을 꺼내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몇 걸음 나아가다 갑자기 제자리에 서서 고개를 돌려 포뢰를 보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돈은 안 받아요. 나중에 별 다섯 개랑 100자 이상 댓글 달아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어요.
그럼 합의가 된 거죠? 늦어지면 안 되니깐, 바로 출발합시다! 오늘 몇 건 더해서 좋은 후기와 평점을 받았으면 합니다.
시냇물이 지형을 따라 조용히 흐르고, 꽃향기를 밟으며 찾아든 동물도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은 봄이 도래했음을 알렸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왔다.
으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숲에 울려 퍼졌고, 동물들은 소리에 놀라 사방으로 도망쳤다.
가이드 님, 괜찮아요. 고작 뱀인걸요. 제가 숲으로 돌려보냈어요.
후…… 후……
전에는 이 길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위험한 줄은 몰랐네요.
네? 가이드 님도 이 길을 가 본 적이 없다고요?
다 좋은 후기를 남기기 위한 거죠.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방향은 확실합니다. 저는 전문가입니다!
알겠어요...
근데 다시 한번 느꼈지만... 꼬마 아가씨는 정말 대담하시네요.
제가 길을 안내하고 있긴 하지만 꼬마 아가씨가 없었다면 저는 가는 길에 죽었을지도 몰라요.
서로 도와주는 게 중요하죠. 저도 가이드 님 덕분에 많은 함정을 피할 수 있었어요. 가이드 님이 안내하지 않았다면 저도 가는 길에 많은 번거로움이 있었을 겁니다.
그나저나 가이드 님, 지금 엄청 숨차 보이는데 괜찮아요? 좀 더 쉴까요?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서둘러요! 일찍 퇴근하고 애들 하교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가야 해요. 곧 도착할 것 같아요.
음...
음...
가이드 님, 이 길이 정말 동쪽으로 가는 길인가요?
물, 물론이죠. 전 베테랑 가이드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뭐... 동쪽에도 [북극곰]이 출몰한다는 말씀이죠...
그건 북극곰이 아니라 아이크림 사용 경험이 있는 판다입니다.
그렇군요.
꼬르르르륵.
꼬마 아가씨, 배고프세요?
네? 아니요. 우리 방금 밥 먹었잖아요.
그럼 누구죠?
제가 한번 확인할게요.
별일 없어요. 저기 판다 몇 마리가 따라왔을 뿐이에요.
네?
안심해요. 판다는 대부분 온순하거든요.
——
근데요... 왜 다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거죠?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