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을 나서자 하늘 저쪽에서 전해오는 로봇 소음은 더 크게 울렸다. 포뢰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고공에 위치한 도시 투영에서는 지도자의 인터뷰가 방송되고 있었고, 건설 중인 고층 건물들이 하늘을 찌를듯한 높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노동자와 로봇들이 벌떼처럼 바쁘게 건물을 빙빙 돌며, 이 나라의 번영을 위해 작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포뢰는 짐을 챙기고 기억 속 걸었던 길을 더듬어가며 성벽을 뒤덮은 안갯속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소녀는 안갯속에서 얼마 동안 걸었는지 모른다. 하늘 높이 솟은 건물들이 점점 멀어졌고 흐릿해졌다.
산들바람과 흐르는 물소리가 점차 로봇의 윙윙거리는 소리를 대체했다.
강물의 윤곽은 물에 적셔진 흙의 향기에 따라 점차 짙어지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소녀는 강을 따라 계속 걸었다. 그랬더니 따사로운 노란색 빛깔이 주위 푸른 안개 위로 서서히 퍼졌다.
마침내 햇빛이 겹겹이 싸인 안개를 뚫고 포뢰 앞의 산골짜기를 밝혔고 황금빛 베일을 씌웠다.
와~ 진짜 선인이 나올만한 산골짜기구나.
전설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엄청 높고 크네~
포뢰는 감탄을 하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주먹을 쥐고 몸에 살짝 밀착시키고서 자신을 응원했다.
괜찮아. 난 선인을 찾을 수 있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찾아내고야 말겠어!
응,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