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다차원 연출 / 극지의 서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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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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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방금 그게 마지막 침식체였어!

번개 같은 일격으로 마지막 침식체를 산산조각 냈다. 다섯 번의 연속된 전투에도 타티아나의 얼굴에는 피로의 그림자조차 없었고, 오히려 전투의 열기가 더해질수록 그녀의 눈빛은 한층 더 빛났다.

협회가 총력을 에너지 공급탑 건설에 쏟기로 한 그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전투에 바쳤다.

전투의 순간만큼은 도시의 근거 없는 소문들을 잊고, 오직 눈앞의 적을 섬멸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다.

도끼를 높이 치켜들어 적의 치명점을 노리고, 모든 힘을 실어 내리꽂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러한 전투야말로 그녀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의 영역이었다.

컨디션이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

터널 깊숙한 곳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눈보라를 가르며 키 큰 구조체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에너지 공급탑 건설 계획으로 인해 불가피한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날만큼은 로제타가 모든 일정을 미루고 직접 이곳을 찾아온 것이었다.

주변의 이야기로는 네가 항구 봉쇄 조치 때문에 많이 불안해했다고 들었어.

그러나 지금의 너는 확실한 길을 찾은 것 같아.

에너지 공급 센터가 거의 완공 단계에 들어섰어. 지금 내게는 이 시설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지.

타티아나는 도끼를 등 끈에 꼼꼼하게 고정했다. 매듭의 견고함을 확인한 후에는 배낭을 다시 어깨에 멨다.

에너지 공급탑은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희망이야. 모두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주거 구역이 완성되기만 한다면, 잠깐의 항구 봉쇄는 극복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난 더욱 강하게 맞서 싸울 거야.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이 계획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거야.

타티아나의 굳어진 표정과 긴장된 목소리를 감지한 로제타는 잠깐 숙고한 뒤, 먼저 입을 열어 제안했다.

있잖아, 타티아나, 우리 산에 좀 다녀올래?

내가 오면서 살펴봤는데, 숲을 지키는 자들의 협력으로 만든 반자동 포탑이 곧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 같아. 작동 방식을 설명해 줄 테니 들어볼래?

산에 간다고?

타티아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을 잊고 지냈던가. 산 정상에 올라 신소피아시의 전경을 바라보던 그 순간들이 이제는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좋아, 나도 지금 신소피아시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었어.

설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녀들 사이에 어떤 불편함도 없었지만, 가는 내내 묵직한 침묵만이 그녀들과 함께했다.

국경 협회는 설산 기슭에 에너지 공급 센터를 짓기 위해 깊은 구멍을 파냈다. 복잡하게 얽힌 관로들이 지표면을 따라 주거 구역 가장자리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설산을 감싼 거대한 강철 거미의 모습 같았다.

에너지 공급 센터는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남김없이 지표면으로 흡수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렇게 포집된 열은 주거 구역 난방 설비로 전환되어, 수증기로 변해 사라지는 에너지 낭비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설산 가장자리에 선 그녀들은 아래로 펼쳐진 웅장한 구조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제 진정한 "도시의 심장"으로서, 첫 박동과 함께 도시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항구 봉쇄로 인해 도심으로 철수한 주민들의 안전이 우려되었다. 이에 안토노프는 숲을 지키는 자들과 협력하여 도시 외곽에 반자동 포탑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는 주민 보호와 함께 에너지 공급 센터의 안전한 완공도 보장할 수 있는 조치였다.

이 포탑들은 인근 도시 폐허에서 수집한 것들이었다. 촉박한 일정 탓에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에너지 공급 센터가 완공될 때까지만 버텨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포탑마다 협회원들이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들은 침식체들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대비하면서, 불안정한 포탑의 작동 상태를 면밀히 점검했다.

급조된 방어선이었음에도, 도시의 평화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고 있었다.

에취!

지하에 있어서 몰랐는데 지상이 이렇게 춥다니.

타티아나는 투덜거리며 외투를 단단히 여몄다.

이렇게 보니 정말 규모가 엄청나네...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 건설에 참여하게 됐구나. 우리가 처음 왔을 때랑은 완전히 달라졌어.

게다가 모두 이곳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여.

정말로... 다행이야!

복잡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말들이 많았음에도, 타티아나는 가장 담백한 한마디를 골랐다.

모든 사람을 한데 모아 이렇게 번영하는 터전을 일궈내고,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했다.

이런 광경을 보니 좀 안심이 되니?

눈 쌓인 소나무 아래서 로제타는 짐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근처 그루터기에 앉으며 타티아나를 향해 앉으라는 손짓을 건넸다.

견고한 경계선이 완성되면 항구도 다시 열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고 수송 부대도 재건할 수 있어.

그때가 되면 필수적인 방어 시설부터 갖추고, 차츰 산업 기반과 상업 구역까지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거야.

안심해. 이제 우리는 자신을 지킬 충분한 능력이 있어. 이곳이 두 번째 "키아란타"가 되는 일은 없을 거야.

여긴 우리의 "보금자리"니까.

응.

타티아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여전히 멍한 것 같았다.

타티아나, 내가... 좀 물어봐도 될까?

항구가 봉쇄된 이후로 넌 언제나 이렇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

혹시... 과거의 일이 생각나서 그래?

타티아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차가운 공기 속으로 하얀 입김을 내뿜었다.

로제타, 산의 정령과 겨울곰 전설 들어봤어?

우리 가족은 소피아시에서 대대로 이어져 왔어.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극지의 전설을 들으며 자랐고, 아버지도 여덟 살 때부터 눈 덮인 숲에서 눈토끼와 여우를 쫓아다녔지. 재난만 없었더라면, 나도 그 땅에서 평생을 보냈을 텐데.

그리고 내가 태어나기 몇 년 전에 "그 재난"이 닥쳤어.

퍼니싱 재앙이 닥치고 그린바노스크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소피아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외부인의 보호를 받아들이는 대신 대대로 지켜온 터전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식량 부족 사태의 주범"이라는 터무니없는 누명을 쓰고 키아란타로 쫓겨나고 말았다.

타티아나의 어머니는 그 대규모 이주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는 단 며칠 치의 보급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키아란타와의 협정을 따랐다. 그는 후방 지원부 부장 자리를 그녀에게 맡기고 이주 부대의 최전선을 자처했고...

끝내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영원한 잠에 들고 말았다.

안토노프가 국경 협회 후방 지원부를 "구시대의 유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곳에 소피아시의 신조를 여전히 믿는 극지의 유민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었다.

소피아시에 온 모든 사람은 인종이나 신념과 관계없이 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포용 정신은 수년 후 외부인들에게 배신당하는 빌미가 되었다.

얼음바다 가장자리에서 간신히 목숨을 이어가던 그 암흑의 시간 동안, 그녀는 감히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참상들을 두 눈에 새겨야 했다.

이 세상에 막 도착한 작은 생명이 첫울음조차 남기지 못한 채, 차갑게 얼어붙은 입술이 푸른빛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주를 위해 자신의 식량을 남기면서도 끝까지 밥을 먹는 척하던 노인이 있었다.

그의 마지막 숨이 끊어진 후에야 가족들은 알게 되었다. 그가 홀로 얼음만을 삼키며 버텨왔다는 사실을...

굶주림에 지친 난민이 쇄빙선을 찾아와 선실의 자리 하나를 구걸했지만, 생존이 걸린 자리를 누구도 내어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차디찬 갑판 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지만 그토록 처참한 광경들을 모두 지켜보았음에도 그녀의 의지만큼은 절대 꺾이지 않았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믿어왔던 "이상"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서로를 향한 신뢰와 믿음이 결코 인류의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이 위기의 순간에 인류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끊임없이 다짐했어. 더 노력하고 더 강해져야 해. 그래야만 그 비극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우리가 기계 외뿔고래와의 정면충돌을 피하고자 어쩔 수 없이 항구를 봉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난 정말 두려웠어.

예전에 우리가 얼음바다 끝으로 추방당했을 때처럼, 저항할 힘도 없이 그저 견뎌내야만 했던 그 시절이 떠올랐거든.

만약 그때 우리가 "무력"했기 때문에 도마 위의 생선이 됐다면, 이번엔 절대로 신소피아시가 그들 마음대로 되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고, 낡은 사냥총의 끈이 팽팽하게 당겨져 손바닥이 아플 정도였다.

침식체든, 기계 외뿔고래든, 아니면 어둠 속에 숨어있는 적들이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을 모조리 쳐부술 거야.

로제타는 흠칫하더니 들고 있던 무거운 창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런 날카롭고 집요한 태도는 그녀에게 낯설지 않았다. 마치 거울을 보듯, 그것은 과거의 자신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기에 그토록 날카로워졌지만, 그 날카로운 의지가 때론 자신을 상처 입힐 수 있음을 깨달았다.

로제타의 머릿속에 잊지 못할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장 어두운 시절,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사람.

"그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녀를 도와줄 것이다.

가슴에 새겨진 말들이 떠오르자, 그녀는 무거운 숨을 들이켰다.

타티아나, 이젠 혼자가 아니야. 네 곁엔 언제나 우리가 있어.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지만... 이건 약속이야. 난 네가 "이 모든 걸 바꿀 그날"까지 반드시 곁을 지킬 거야.

로제타는 팔의 기계 방패를 펼쳐 들어 나무에서 쏟아지는 눈을 막아냈다.

난 예전에 특별한 지휘관 한 분을 알았어. 너도 분명 기억하고 있을 거야. 그분 덕분에 우리 숲을 지키는 자들과 극지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함께 이곳까지 오게 되었지.

예전에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였어. 그때 그 지휘관이 내 앞을 가로막고 나를 일으켜 세워줬지. 덕분에 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피할 수 있었어.

그 지휘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고, 이렇게 네 곁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싸울 수 있게 된 거야.

모든 이를 지키고 싶어 하는 네 마음, 비극을 막으려는 그 간절한 바람을 나는 잘 알아.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혼자 싸우는 게 아니야. 우리 곁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으니까.

한때 그녀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던 그 이름을 듣자, 타티아나의 마음이 움직였다.

혹시 신소피아시를 세운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그 지휘관을 말하는 거야?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그 지휘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그 분께 받은 은혜는 평생을 들여도 다 갚을 수 없을 거야.

그 사람 덕분에 나는 한 가지 진리를 알게 되었어. 이 끔찍한 세상 속에서도 반드시 누군가는 모든 벽을 넘어서고 시련을 이겨내면서 다른 이들에게 전진할 용기를 준다는 것을.

로제타는 그 어떤 단단한 얼음도 녹여낼 수 있을 만큼 따스한 눈빛으로 저 멀리 산맥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우리를 더 의지해도 좋아. 모든 걸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돼. 우리가 함께할 테니까.

지금은 과거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는 걸 알아. 하지만 괜찮아.

그런 감정들을 안은 채로도, 네가 옳다고 여기는 길을 걸어가면 돼.

네가 고민하는 것들과 불안해하는 것들, 우리에게 모두 털어놓아 줘. 우리가 함께 짊어질게. 그래도 될까?

……

타티아나는 침묵을 지켰지만, 움켜쥐었던 손에서 서서히 긴장이 풀렸다. 그녀는 두꺼운 목도리에 얼굴을 묻은 채, 설원 위를 가로지르는 독수리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극야가 찾아오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극지 유목민들의 오랜 전통에 따르면, 지금은 "봄"이라 불리는 계절이었다.

그러나 이 고요한 봄에도, 사람들은 옛날처럼 가축 떼를 몰고 나와 싱그러운 봄 대지를 달리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대지 위에 인공의 심장을 세우고, 쉼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로 이 찰나의 봄기운을 붙잡아둔 채, 역사상 유례없는 혹한에 맞서고자 했다.

쿵쿵쿵...

저 멀리 언덕 위로, 얼음과 서리를 가득 실은 굴착 차량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는 인류의 의지가 이 동토의 봉쇄를 다시 한 겹 뚫어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런 광경은 인류가 이곳을 떠나는 그날까지, 이 계곡에서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혼자서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겠지.

어쩌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건 나였을지도 몰라.

타티아나는 고개를 들어, 아침 햇살 속에서 흩날리는 눈을 뚫고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설원을 바라보았다.

그때 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도시는 어느새 그녀의 시야로는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거대하게 성장해 있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들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마치 구름을 가르고 내리꽂힌 한 줄기 빛처럼, 그동안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어둠"이 한순간에 걷혔다.

깨달음이 찾아온 뒤로, 그동안 그녀를 옥죄었던 두려움과 근심이 마치 안개처럼 사라졌다.

그녀는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는데, 왜 그걸 잊고 있었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적어. 나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이제 와서 혼자 불안해하다니... 정말 내가 너무 교만했네.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유쾌함과는 거리가 먼, 과거의 헛된 걱정을 비웃는 듯한 쓴웃음이었다.

이제야 알겠어.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게 이렇게나 든든한 거였구나.

로제타, 내가 계속 잊고 있었던 걸 떠올리게 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그 지휘관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

이번에는 그녀가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신기해... 그 사람을 아직 만나보진 못했는데, 너랑 이렇게 대화하다 보니 마음의 불안이 많이 사그라들었어. 마치 그 사람의 힘이 진짜로 내게 전해진 것 같아.

기회가 된다면, 그 사람한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그때가 되면 "우리를 위해 해준 모든 것 고마워"라고 말할 거야.

타티아나가 로제타에게 살짝 주먹을 내밀었다. 극지인들의 우정을 나타내는 전통적인 인사였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갈 거야.

그리고 난 믿어... 이 길 끝에는 분명 더 나은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영향력은 이렇게나 신비롭고 따뜻했다.

서로의 선택들이 각자의 인생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마치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저 멀리 대륙에 폭풍을 일으키듯...

그리고 우리의 이상이 모두 실현되는 그날이 오면...

타티아나는 손을 들어 올려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손가락 사이로 느꼈다.

신소피아시에서 "오로라의 밤"을 다시 열자.

그때가 오면, 너와 지휘관에게 이 땅에서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줄게.

응,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게.

그날은... 반드시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