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의합 조정 / 상서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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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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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가 자리를 비우는 사이 공중 투하선 주변에는 많은 기계장치가 생겼다.

드론이 기기 주변을 맴돌고 있고, 로봇팔 여러 개가 기기 옆으로 뻗어 나왔다.

그 다음은 수행 지원 유닛을 개조할 거야. 교체용 부품도 이제 준비를 마쳤어.

너의 의식의 바다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가능한 한 옛 기체의 성능과 비슷하게는 했지만, 완전히 같을 수는 없을 거야.

그런 자학적인 수단에 나는 동의할 수 없으니까.

잘 알았으면 여기로 끌고 와.

가자.

로제타는 보조기를 끌고 앞에 있는 기계장비를 향해 다가갔다.

로봇팔이 보조기를 향해 뻗어 연결을 기다렸다.

앞으로 이동하던 보조기는 로봇 팔이 닿는 순간 멈췄다.

이것이 바로 네가 방금 말한 이상 상황이야?

나도 모르겠어. 아까 돌아오는 길에서도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었거든.

마치……

로제타가 보조기의 목덜미를 만지자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던 보조기가 갑자기 높이 발굽을 치켜들었다.

거부하고 있어.

치켜들었던 앞발굽은 로봇팔을 걷어찼고, 목을 뒤로 젖힌 후 앞발굽은 눈 위를 무겁게 짓밟았다.

로제타는 상황을 보고 즉시 보조기로 달려가 그를 막으려 했으나, 보조기는 쉽게 피했고 순식간에 눈 숲으로 사라졌다.

결국 이렇게 됐군.

다행히 티니 같은 뜻밖의 사고를 피하기 위해 미리 준비 했어.

다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허용되는 오차 범위 안에 있어.

아시모프는 눈앞의 단말기를 빠르게 두드리며 말했다.

로제타는 보조기가 눈 숲에서 사라진 자리를 보고 아시모프의 행동을 중단시켰다.

내가 협조 임무를 맡았으니, 마무리는 당연히 내가 해야지.

그리고 눈 숲에서 무언가를 찾는 솜씨로 따지면, 숲을 지키는 자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이런 데이터가 더 많은 최적화 방안을 가져다줄 수 있을 거야. 그럼 부탁할게. 숲을 지키는 자의 리더.

응, 나한테 맡겨.

눈밭의 발자국은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어... 이 두께... 눈이 내리는 양까지...

보조기는 5분 전에 이곳을 지나갔을 거야.

이대로는 안 돼... 거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어.

로제타는 보조기의 흔적을 따라 끊임없이 눈 숲을 헤쳐나갔고, 깊숙이 들어 갈수록 눈보라가 커져 가시도가 점차 낮아졌다.

항상 냉철했던 로제타의 얼굴에도 애타는 기색이 역력했다.

——왜 아시모프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지?

——왜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그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아마……

아니, 수호자로서의 과실이고, 나 혼자 처리해야 할 일이야.

머리에 쌓인 눈을 털고 로제타는 눈 덮인 숲 속으로 계속 쫓아갔다.

보조기의 마지막 흔적은 멀리 떨어진 절벽이었다.

다음 흔적은 절벽 건너편에 있나……

그렇다면……

로제타는 절벽을 향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등 뒤의 빛의 날개가 펼쳐졌고, 로제타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달려서 점프했다. 빛의 날개가 압축된 에너지를 뿜어내더니 엄청난 반작용으로 로제타는 절벽에서 뛰어올라 더 멀리 날 수 있었다.

잠시 체공한 뒤, 빛의 날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줄기가 어두워지면서 로제타의 시야 속 풍경이 빠르게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등에서 장창을 꺼내 힘껏 앞으로 투척했다. 창이 맞은편 절벽에 꽂혔지만 몸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깊게 박히지는 않았다.

조금 모자라……

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로제타는 창끝을 돌렸고, 전기 에너지를 순식간에 응집한 후 그 힘으로 맞은편 절벽과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하였다.

——리더로서, 동료를 수호하는 기사로서, 이런 사소한 일에 걸려 넘어져서는 안 돼.

좀 더 필사적으로 하자.

순간적인 반작용으로 로제타는 장창을 절벽을 향해 투척했다.

장창이 절벽에 제대로 박혀 깊은 흔적을 남겼고, 절벽과 가까워진 로제타의 기체에서는 마찰로 인해 불꽃이 튀고 있었다.

마침내 로제타의 기체는 추락을 멈췄고, 로제타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하얀 심연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숨을 돌렸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절벽 아래에서 창 하나가 나타나 꽂혔다.

장창 뒤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은 조금 피곤해 보이는 로제타였다.

옛날의 기체라면 이 정도 절벽은...

기동력과 지속력을 희생하는 대신 폭발력과 화력을 얻었어.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건데 왜 이런 짓을 했을까.

——답은 마음속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

——이처럼 행동한 이유는 달갑지 않아서다.

로제타는 고개를 저으며 장창을 짚고 계속 눈 덮인 산으로 향했다.

안돼.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나는 기사로서 숲을 지키는 사람이야.

길을 잃은 동료의 수호자야.

기사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동료들에게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을 제공해야 돼.

기사, 기사는……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린 것도.

——자신의 반신인 켄타우로스를 길들이지 못한 것도.

모두 기사로서 나의 책임이야.

가까스로 절벽 건너편에 오른 로제타는 눈앞의 눈을 털어냈지만 보조기가 남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 나는 모든 사람 앞에서 길을 개척하고, 기사로써 사람들을 지킬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이게 바로 달갑지 않은 진짜 이유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아무도 없는 텅 빈 환경에서 로제타는 최근까지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