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의합 조정 / 상서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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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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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기를 데리고 떠난 로제타는 멀지 않은 눈 숲에 도착했고, 보조기는 로제타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계처럼 명령하면 침묵하고 임무를 수행했다.

지금도 보조기는 조용히 로제타 뒤를 따라다니며 외부의 다른 방해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다음이 마지막 항목이야. 우리는 극한 속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거야.

루트를 보면……여기다. 여기서 관측하면 되겠다.

로제타는 행동 루트를 설정하고, 눈 덮인 다소 높은 언덕으로 올라갔다.

시작!

명령을 받은 보조기는 앞발로 바닥에 쌓인 눈을 살짝 치우면서 미리 설정한 경로대로 빠르게 달렸다.

보조기와 연결된 로제타는 각종 데이터를 관측하면서 보조기의 시각 모듈과 연결했다.

로제타는 연결을 통해 보조기 시야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거기에 쌓여있던 눈을 뒤집어쓰더라도 금방 떨어트릴 만큼 빠르게 달렸다.

예전에 힘차게 달리는 자신의 모습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보조기가 가는 길목 한쪽의 덤불 사이로 하얀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경계 규칙을 따르면서 보조기는 천천히 덤불 쪽으로 다가갔다.

현장의 여러 흔적을 분석할 수 없었기에, 로제타도 그것이 무엇인지 판별할 수 없었고, 보조기가 점점 다가가자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보조기가 경계하며 덤불 앞으로 왔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한 마리의 눈 다람쥐였다.

눈 다람쥐는 보조기 앞을 쏜살같이 넘어갔고, 어떤 나무 열매를 안고 나무 꼭대기로 뛰어올랐다.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로제타는 잠시 숨을 돌렸다.

보조기는 눈 다람쥐가 사라진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며 기계 팔다리를 들어 올려 점프 동작을 흉내 냈다.

한 번, 두 번, 보조기는 제자리에서 몇 번을 가볍게 뛴 뒤 계속 앞으로 달렸다.

이번에는 나무와 눈에도 부딪치지 않고 가볍게 도약했다.

시야에는 크게 뛰어올라 다시 착지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스피드가 상승하면서 점프에 따른 체공 시간도 관성으로 인해 점점 길어졌다.

착지, 도약, 질주, 착지, 도약, 질주.

보조기는 의도적으로 주행 중 점프 동작을 끼워 넣는 듯했다.

오래전 로제타가 들었던 개념 하나가 그녀의 의식의 바닷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점프라는 동작이 가지고 있는 의미.

그것은 잠시나마 지표면의 속박을 벗어나는 쾌감이자 자유의 쾌감이다.

해방, 해방, 끊임없이 속박에서 벗어나다.

높은 언덕이 나타났지만 보조기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더했다.

보조기는 눈 덮인 언덕을 순식간에 넘어갔고 외장은 햇빛을 받아 눈부신 빛을 반사했다.

눈 덮인 언덕에 착지하자 보조기 앞에는 몇 개의 새하얀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보조기의 외형과 비슷한 생물이었다.

음……그들의 영지에 들어와 있었다니.

그것은 극지방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아주 희귀한 말이었다.

그들은 모여들어 보조기를 바라보았다.

보조기를 둘러싸고 몇 바퀴를 돌고 난 후, 말 무리는 서서히 자리를 떴지만 보조기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서서 보조기를 돌아봤다.

초대하는 건가?

로제타가 말 무리의 행동을 의심할 때 보조기는 이미 한발 앞서 나갔다.

시스템이 예상 경로를 이탈하였다는 경고를 보냈지만, 보조기는 여전히 전방의 말 무리에 따라붙었다.

천천히 걷다가 속도를 올리자 보조기는 말 무리와 함께 빠르게 달렸다.

보조기는 말 무리 사이에서 달렸다.

말발굽이 나뭇가지를 밟는 맑은 소리가 났고, 이 소리들은 보조기 시스템의 경고 소리를 덮어버렸다.

하늘에서 눈꽃이 촘촘히 내려도 햇살은 여전히 빛났다.

보조기는 한껏 달렸고 기체에서 뭔가가 싹트고 있는 것 같았다.

삐——

긴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옆에 있던 말 무리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었다.

주변 환경에 익숙해진 덕분에 로제타는 드디어 보조기 앞에 도착했다.

보조기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어두운 공간에서 자신이 깨어났을 때 처음 본 모습이었다.

너……

이쪽에선 준비가 끝났는데 그쪽의 진행도는 어때?

하려던 말이 아시모프의 통신에 의해 중지되었고, 로제타는 잠시 침묵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예정과 다소 어긋났지만 모든 데이터를 수집했어.

그럼 조금 이따 편차 데이터를 분석할 거니까, 지금 먼저 기체 조정 작업을 도와줄게.

아시모프는 통신을 종료했고, 보조기와 로제타 두 사이로는 눈이 촉촉하게 내리고 있었다.

……

돌아가자.

명령을 받은 보조기는 천천히 로제타 옆으로 가더니 익숙한 어두운 공간이 있던 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