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의합 조정 / 티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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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과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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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빛이 비추고 있는 티니의 우아한 자태는, 마치 그가 애초에 그곳에 있어야 할 하늘의 창조물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비앙카가 지금 당장 티니를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티니를 향해 기도했을 것이다.

아시모프 씨가 이런 상황에 대해 말했던 기억이 나는데...

출발 전 아시모프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비앙카는 자신의 단말기에 있는 임무 패널을 빨리 읽어보았다.

곧 비앙카는 첨부 파일이 있는 화면에 멈춰 첨부 파일을 가볍게 터치했다.

곧 바로 진짜처럼 들리는 새소리가 단말기에서 흘러나왔다.

쿠으윽——! 쿠으——쿠으——

비앙카가 눈을 제대로 뜨지 않았다면 아마 자신이 폐허가 된 교회에서 새들이 있는 숲 속으로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

이상한 새들의 울음소리에 이끌린 티니는 비앙카의 단말기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효과가 있어... 그러나 아직도 경계하고 있어. 내 공격성이 너무 강한지도 몰라.

아시모프는 좀 더 부드러운 성격의 구조체에 임무를 맡겨야 하지 않았을까...

비앙카의 생각은 작은 중얼거리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움직였고,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자기 말에 순간적으로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부드... 러워?...

비앙카는 앞에 놓인 기계 생물들을 바라보며, 부드러움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단어 조합을 의식의 바다에서 찾고 있었다.

……

"신이시여, 당신은 더없이 높고, 당신은 무상합니다. 당신은 시작이고, 당신은 끝입니다."

비앙카는 눈을 살짝 감고 천천히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당신은 검이고, 당신은 방패입니다. 당신은 채찍이고, 당신은 멍에입니다."

부드러운 햇살이 그녀의 머리 위로 내려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당신은 인도자시고, 당신은 보살핌입니다. 당신은 구원이고, 당신은 심판입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말하지만 겸손하고 단호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당신은 세상 사람과 함께 있습니다. 당신은 귀를 기울이고, 판단하며, 베풀고, 거절하십니다."

거친 바람이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마치 조각상과, 하나의 상징과도 같이 보였다.

"모든 시작과 끝, 당신의 위광과 자비가 이 세상에서 방황하는 모든 영혼과 함께합니다."

쿠으윽——! 쿠으——쿠으——

새 소리가 단말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비앙카는 계속 그 자리에서 조용히 기도를 했다.

"...모든 인과가 끝나면 다시 당신의 품으로 돌아가 당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황량한 대지에 서서 기도하는 금발 소녀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바로 기도였다.

이것은 비앙카가 생각해낸 자신이 가장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물론 비앙카도 이런 행동이 무의미하고 스스로의 위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기도와 믿음은 아무 의미가 없어."

이것은 그녀가 공중 정원, 정화 부대, 심지어 신도들 사이에서도 자주 듣는 말이다.

자주 들어서 비앙카도 이젠 거부감이 없다. 신앙에 대해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기도는 신자로서의 일과 뿐만 아니라 추억에 대한 제사이기도 하다.

특히 정화 부대에서 동료들의 "정화"가 끝날 때마다, 그녀는 목숨을 잃은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기도하며 그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그녀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다른 사람의 이해도 바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비앙카가 한 구조체의 정화를 마치자, 같은 정화팀의 구조체가 그녀의 뒤에서 그 구조체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그 순간 비앙카는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기도가 역시 의미가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그녀도 함께 기도하려고 할 때까지 였다. 그녀가 기도하는 순간 기도하고 있는 구조체가 마치 그녀에게 정화될 것처럼 공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여 비앙카는 치맛자락을 들고 가볍게 인사를 올리고 그 곳을 떠났다.

"사실 전, 그저 여러분들과 함께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간단한 해석 한마디가 의식의 바다에서 돌고 돌았지만 결국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그녀가 그 말을 꺼냈다면 강제로 기도하는 줄에 서게 될 것이고 동료들은 기도할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이런 기도는 타인에게 또 한 번의 상처가 될 뿐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또 어떤 오해를 받을까?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어!", "우리 팀을 모두 저 세상에 보낼 생각이야!", "그냥 자기 혼자 죽은 자들에게 기도하고 싶었을 거야!"

얼마나 가엾은 일인가. 오해와 비난은 이렇게 만연해 있는 것이다.

비난에 대한 뿌리를 뽑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비앙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가 "아마추어"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쿠으윽——

단말기와 다른 맑은 소리가 비앙카를 현실로 되돌렸다.

눈을 떠보니 티니가 어느새 높은 곳에서 내려와 비앙카의 옆에 있었다.

티니는 신기한 듯 비앙카를 올려다 보다가 갑자기 비앙카의 단말기를 가볍게 쪼았다.

쿠으윽——! 쿠으——쿠으——

단말기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점차 낮아지자 아시모프의 목소리가 첨부파일에서 들려왔다.

아시모프

같은 종류의 새소리를 들으면 대부분의 동물들은 안전하다고 느끼고, 접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야.

티니는 새소리의 정체를 알아차린 듯 비앙카를 강하게 쪼았지만 길쭉한 새부리는 비앙카에 의해 부드럽게 빗나갔다.

아시모프

그러나 학이라는 유형은 극단적으로 정직하지... 그들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해.

즉, 이 소리의 실효성은 1회성이라 의성 파일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티니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야.

학에 대한 이런 저런 자료가 비앙카의 의식의 바다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비앙카는 느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동작으로 티니가 연속 3차례 쪼는 것을 피한 뒤, 티니의 머리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려놓았다.

티니는 뜻밖에도 피하려고 하지 않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머리를 비앙카의 손바닥을 살짝 문질러 보았다.

지원 유닛의 디자인은 학으로 한다는 것이 디자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런 무의미한 디자인이 비앙카에 새로운 사고 방향을 제시했다.

학은 다른 생물이 자신에게 먼저 침입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다른 개체로부터의 요청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요청하기 위해서 먼저 상대방에 대해 알아야 했다.

...통신 부탁드립니다. 여기는 비앙카입니다. 테스트 기계 티니의 자세한 자료 제공을 신청합니다.

통신

알겠습니다... 음... 규정에 따르면 먼저 신청 이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건 규정, 규정입니다. 정화 부대의 리더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

이유라면... 제가 판단했을 때 이렇게 하는 것이 지원 유닛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통신

아, 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협조에 감사드려요, 배리.

통신

어? 예?! 제 이름을 알고 계셨습니까?! 정말이신가요.. 저는...

비앙카는 한숨을 쉬었다. 이름만 기억했을 뿐인데 이렇게 무서워 하다니.

예전 같았으면 언어를 구성하고 대화를 최대한 짧게 하려고 했다. 방금처럼 예의를 표시하면 상대방이 당황해 하니까.

하지만 눈앞에 있는 티니를 보고 그녀는 조금 무의미한 일을 해 보려고 생각했다.

진정하세요, 배리. 당신은 이번 임무의 연락원이에요. 당신의 자료도 모두 임무 설명서에 적혀 있어요.

정화 부대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가졌든간에, 지금은 우리가 항상 경계하는 적이 아니라 함께 작전할 동료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아까는 그냥 동료로서의... 선의의 인사였어요.

통신

네? 예? 정, 정말입니까...

네, 맞아요.

언제든 동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장담하는 정화 부대의 입에서 나온 보증은 무의미하다. 이런 약속은 앞으로 내릴 수 있는 임무만 무거워 질 뿐이었다.

그래도 비앙카는 의미없는 행동을 해보고 싶었다.

...진정되셨나요? 그럼 지원 유닛의 자료를 보내줄 수 있을까요?

딩동. 단말기에서 알림 소리가 났고, 받은 자료가 비앙카의 눈앞에 펼쳐졌다.

"원래의 모델은 황금시대 환경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조류 생체공학 로봇이다. 기후 및 환경 변화를 탐지하는 능력이 핵심 기능이며, 과학 이사회의 개조로 티니의 탐지 기능이 더 정밀해졌고..."

...아니, 내가 필요한 정보는 이것 뿐만이 아니에요.

저는... 티니의 생체공학 로봇 과거를 알고 싶어요.

비앙카가 단말기에 몇개의 명령어를 입력하자 방대한 자료가 단말기에 나타났다.

키갈 아카이브의 스큐어모피즘 투영 기능 오픈.

비앙카의 말이 끝나자 방대한 자료가 빠르게 깜빡이며, 그녀의 발 아래 새로운 투영이 자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었다.

주변의 모래바람 소리와 건물 잔해가 부딪치는 미세한 소리까지 모두 사라졌다. 눈앞의 파괴된 교회는 짙은 녹색 이끼로 뒤덮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