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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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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와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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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눈앞의 커피숍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무심코 단말기를 열어 베로니카가 보낸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이곳이 분명한데, 굳게 닫힌 문에는 "금일 휴업"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그와 동시에, 서둘러 오느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새 메시지 알림이 단말기에 떠올랐다.

<size=40>[시스템 푸시 알림]</size>

<size=30>다음은 <color=#DC2E65>베로니카</color>가 20분 전에 남긴 메시지입니다.</size>

도착했어?

<size=40>[시스템 푸시 알림]</size>

<size=30>다음은 <color=#DC2E65>베로니카</color>가 17분 전에 남긴 메시지입니다.</size>

왜 이렇게 느려?

<size=40>[시스템 푸시 알림]</size>

<size=30>다음은 <color=#DC2E65>베로니카</color>가 5분 전에 남긴 메시지입니다.</size>

위치 다시 보낼게. 좌표는...

<size=40>[시스템 푸시 알림]</size>

<size=30>다음은 <color=#DC2E65>베로니카</color>가 1분 전에 남긴 메시지입니다.</size>

네 발소리 들린다. 바로 들어오면 돼.

다시 보니, "금일 휴업" 팻말 위에 손으로 쓴 글씨가 한 줄 더 있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만 접대합니다."

문을 여는 순간, 얼굴로 쏟아지는 풍선 더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마치 커피숍 안이 터지기 직전까지 풍선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처럼, 끊임없이 풍선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풍선에는 "생일 축하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왔군. 3분 늦었어.

풍선 더미 속에서 손 하나가 뻗어 나오더니, 풍선에 "포위"된 인간을 자기 곁으로 끌어당겼다.

됐어. 이제부터는 나한테 맡겨.

그녀는 인간의 손에서 단말기를 빼앗아 무음 모드로 바꾼 뒤, 옆 수납장에 넣고 잠가버렸다. 그리고 인간의 어깨에 손을 얹어 거의 억지로 창가 자리에 앉혔다.

풍선 환영식은 끝났고, 이제 축하 메시지 전달 순서야.

베로니카의 말과 함께, 축하 문구가 적힌 LED 응원 피켓을 든 꼬마 로봇 여럿이 구석에서 줄지어 나타났고, 로봇들의 음성 장치에서 생일 축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 특별한 날, 당신에게 특별한 축복을 보냅니다.

행운이 매일 당신과 함께하기를.

생일 축하합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펑!

축하 인사가 끝나자, 꼬마 로봇들이 손에 든 폭죽을 동시에 터뜨렸다. 수많은 색종이가 터져 나와 흩날리며 둘의 위로 쏟아져 내렸다.

생일 축하해. [player name].

간단하고 직설적인 축하의 말을 건넨 후, 그녀는 더는 말없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눈앞의 인간을 바라보았다. 마치 상대의 반응을 진지하게 기다리는 듯했다.

근데 왜 안 웃어. 내가 준비한 게 마음에 들었다면, 지금보다는 편안한 표정을 하고 있어야지.

베로니카의 진지한 표정과 머리에 잔뜩 엉겨 붙은 색종이를 보자, 조금 전부터 꾹 참아왔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응?

인간이 손을 뻗자, 베로니카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피하며 상대방이 뭘 하려는지 살폈다.

인간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과 "용의 뿔" 사이에 엉킨 색종이를 떼어내 눈앞에 보여주었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한 베로니카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간이 엉킨 색종이들을 천천히 정리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용의 뿔"에는 색종이가 잔뜩 엉켜 있었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풀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더 걸렸다.

마침내 마지막 색종이가 떨어져 나갔고, 베로니카는 고개를 들어 인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말하지 않아도 인간의 머리 역시 색종이로 엉망이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내 차례야.

베로니카는 순식간에 귓가에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다. 이내 머리카락 사이로 그녀의 차가운 금속 손끝이 느껴졌다. 엉켜있던 색종이를 하나씩 떼어내는 중이었다.

커피숍 안에는 오직 둘뿐. 서로의 숨소리마저 들릴 만큼 깊은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베로니카의 손놀림은 마치 더 중요한 일이 남은 것처럼 무척 빨랐다. 잠시 후, 그녀는 전리품을 자랑하듯 색종이가 잔뜩 감긴 손가락을 인간 앞에 내밀었다.

다 됐어.

다음은, 너희 인간들의 방식대로 가장 중요한 "생일 케이크 먹기" 순서야.

베로니카는 무언가 감추려는 듯, 등 뒤의 "용의 날개"를 펼쳤다. 등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표정만큼은 여전히 심각했다. 마치 그러면 인간이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잠시 뒤, 베로니카의 긴 꼬리에 실린 커다란 생일 케이크가 인간 앞에 나타났다. 케이크가 너무 커서 그녀의 얼굴이 거의 가려질 정도였다.

베로니카는 마치 여러 번 연습한 것처럼 능숙하게 초를 꽂고 불을 붙인 뒤,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조명을 껐다.

커피숍 전체가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다. 흔들리는 촛불만이 맞은편에 선 기계체의 진지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 "소원을 빌고 촛불을 끌" 차례야, [player name].

이건 커피숍 점장님한테서 배웠어. 조건은 내가 일주일 동안 여기서 "특별 대리 점장"으로 일하는 거였고, 그 대가로 오늘 하루 이 커피숍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됐지.

이 케이크도 내가 만들었어. 점장에게서 받은 레시피에 모든 재료를 세 배로 넣었지. 그럼 맛도 세 배로 좋아질 테니까.

인간은 베로니카의 시선을 받으며 소원을 빌고 촛불을 껐다. 나이프로 케이크를 자르자, "세 배의 재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엄청난 양의 크림과 과일이 둘의 접시에 산처럼 쌓였다.

케이크가 입에 들어가는 순간, 묵직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설탕과 크림, 과일이 마치 언제나 꾸밈없이 솔직한 베로니카의 마음처럼 한꺼번에 미각을 강타했다.

인간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계체는 입가에 크림이 묻은 것도 모른 채 케이크를 신중히 "음미"했다.

맛은 세 배 레시피랑 똑같아. 결과물도 문제없어. 나중에 네가 원하는 대로 다시 만들어줄 수도 있어.

...

인간이 냅킨으로 손끝의 크림을 닦으려는 순간, 베로니카가 손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는 인간의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가까이 댔다.

내가 널 위해 직접 만든 생일 케이크야, [player name].

그러니까, 조금도 남기면 안 돼... 알겠어?

알겠냐고.

인간의 손짓에 베로니카는 창문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상황을 깨달았다. 그녀는 급히 냅킨으로 입가의 크림을 닦아내고는 다시 인간을 바라보았다.

다 안 먹으려고 말 돌리면서 "넘어갈" 생각 마. 내가 널 위해 직접 만든 생일 케이크라고, [player name].

그러니까, 조금도 남기면 안 돼...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