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청춘의 여름편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달빛이 머문 자리

>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그 위로 은은한 푸른빛이 피어났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신비로운 기운이, 깊은 밤 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바닷물...

그 순간, 루시아와 지휘관은 동시에 해월 여신 전설이 떠올랐다.

해월 여신의 눈물이 바다를 푸르게 물들였다는... 그 전설이요.

하지만 실제로는, 발광하는 미생물이 대량으로 모여 생겨나는 자연 현상이다. 이 신비로운 장면은 흔히 "푸른 눈물"이라 불린다.

푸른 바닷물의 진실은 "푸른 눈물" 현상이었네요.

루시아는 파란빛을 따라 조용히 바다 쪽으로 걸어가, 물 위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보름달물해파리예요.

수많은 보름달물해파리가 물속에 모여 있었고, 그 투명한 몸체는 주변의 푸른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그중 네 개의 발광기관이 마치 네잎클로버처럼 보였다.

루시아는 해파리를 따라 몸을 부드럽게 돌리며, 마치 함께 춤추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럼... 지휘관님, 해월 여신에게 같이 소원을 빌어볼까요?

바다를 향해 나란히 서서 눈을 감았다.

소원을 비는 순간,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을 뜨니 루시아가 바닷물 속에 서 있었다.

수면 위로 떨어지는 비가 은은하게 반짝이며, 별빛이 바다에 스며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루시아는 마치 별의 아이처럼 푸른 물결 속에 완벽히 어우러져 있었다. 물속에서 살랑이는 옷자락과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서서히 푸른 안개처럼 사라져갔다.

루시아의 뺨엔 맑은 푸른빛이 맴돌았고, 떨리는 속눈썹과 함께 뜬 두 눈은 조용히 지휘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루시아

제가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궁금하세요?

푸른 안개 속에서, 루시아가 조용히 웃고 있었다.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로 마음이 통해서일까, 지휘관은 왠지 루시아의 소원을 알 것만 같았다.

루시아

지휘관님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빌었어요.

그 순간, 멀리서 천둥이 울리더니—

곧 거센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원을 비는 순간,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을 뜨니, 루시아가 바닷물 속에 서 있었다.

비가 수면 위로 떨어지며 은은하게 반짝였고, 그 모습은 마치 별빛이 바다에 스며든 듯했다.

그녀는, 마치 별의 아이처럼 푸른 물결 속에 완벽히 어우러져 있었다. 물속에서 살랑이는 옷자락과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서서히 푸른 안개처럼 사라져갔다.

루시아의 뺨엔 맑은 푸른빛이 맴돌았고, 떨리는 속눈썹과 함께 뜬 두 눈은 조용히 지휘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루시아

제가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궁금하세요?

푸른 안개 속에서, 루시아가 조용히 웃고 있었다.

그녀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왠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루시아

좋아요.

시선이 마주쳤고, 둘은 동시에 소원을 말했다.

루시아&[player name]

지휘관님과 함께 즐거운 여름을 보내게 해주세요! 루시아와 함께 즐거운 여름을 보내게 해주세요!

멀리서 천둥소리가 은은하게 울렸다.

밤하늘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은 더 깊어갔고, 비는 점점 거세졌다.

둘은 야간 산책을 멈추고,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나섰다.

인간과 구조체의 발걸음은 폭우 속에 묻혔고, 두 사람의 모습도 희미해졌다.

지휘관님, 여기예요!

둘 앞에 나타난 건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단독 저택이었다.

1층짜리 넓은 저택은 낮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 안에서 뻗어 나온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택 대문을 열자, 발 아래에 큰 판석으로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길이 보였다. 한쪽은 본관으로, 다른 한쪽은 정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료로만 봤을 땐 몰랐는데, 직접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네요.

황금시대에는 현대식 건물을 선호하지 않고, 오히려 전통 양식을 고집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들은 일부러 기술을 멀리하고, 좀 더 자연스럽고 "원시"적인 생활을 추구했대요.

지휘관님,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비를 피하시죠.

둘은 판석 길을 따라 처마 아래로 이동했고, 입구 옆에는 건물 스타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보급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여기 물자 상자가 있어요.

물자 상자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 물품이오니, 사용 규정을 준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곳은 보육 구역 경비병의 순찰 경로에 포함된 지점이었다. 며칠 전 회의 끝에, 이 장소를 순찰 범위 확장을 고려한 임시 보급소로 지정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물자 상자를 설치하자고 제안하신 분이 지휘관님이셨죠.

이렇게 빨리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간단히 등록을 마친 뒤, 지휘관은 일용품이 담긴 물자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서 타월 두 장을 꺼내, 루시아에게 건넸다.

아직 보급품이 충분하지 않아, 갈아입을 옷 같은 건 없었다.

루시아는 상자 안에서 랜턴 하나를 꺼내 불을 밝혔다.

둘은 젖은 머리를 닦으며, 처마 밑 복도로 천천히 걸어갔다.

루시아

여긴 연료로 쓸 만한 게 없네요.

루시아

불을 피우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버려진 집이긴 해도, 비 오는 밤 목조 건물 안에서 불을 피우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루시아

그럼 기체 온도를 올릴게요. 불꽃이 새어 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루시아

지휘관님, 조금만 더 가까이 오세요.

루시아가 온도를 높이자, 곧 주변 공기가 따뜻해졌다.

루시아

...

루시아는 둘 사이의 간격을 흘끗 보고는, 말없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밤에 내리는 비는 살짝 쌀쌀했고, 먹구름은 달빛과 함께 시간마저 삼켜버렸다.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이 어느새 마르기 시작했다.

연못은 빗물로 넘쳐흘렀고, 연잎은 물 위로 떠 올랐다가 비에 눌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수면 아래 얽힌 가지 틈 사이로 올챙이 몇 마리가 잠깐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사라졌다.

루시아

이렇게 편안한 기분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빗소리는 조금씩 잦아졌지만, 여전히 이어졌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레인 체인을 타고 맑고 축축한 소리를 냈다.

짙은 밤, 모든 세상이 비에 눌린 듯 멈춰 있었다. 파도도 별빛도 사라지고, 오직 이 작은 공간과, 서로를 의지하는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인간과 구조체는 처마 밑에 나란히 앉아, 조용히 빗소리를 들었다.

그때, 옆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루시아

작은 세상...

잠시 몽롱해진 정신에 루시아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지휘관이 다시 되물었다.

루시아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정원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루시아

평소엔 세상이 참 크다고 느껴졌어요. 지휘관님은 항상 바쁘셨고요.

많은 사람들이 지휘관님을 "영웅"이라 부르며, 앞장서서 모두를 이끌어 주길 바라고 있죠.

저도 알고 있어요. 지휘관님이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얼마나 애쓰고 계신지.

그래서 저도 항상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였어요.

...

루시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녀의 표정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뺨에 가볍게 눌러붙은 젖은 머리카락은 어딘가 아련하면서도 위태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루시아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휘관님은 이 작은 세상의... 저만의 지휘관님이세요.

정원 너머 멀리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빗소리도 잦아들었다.

루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목소리엔 살짝 웃음기가 스며 있었다.

루시아

비가 그쳤으니 이제 돌아갈까요?

둘은 다시 물자 상자 쪽으로 돌아가, 타월을 회수 칸에 넣고 밖으로 나갔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오솔길엔 조용히 이끼가 자라나 있었고, 이를 발견하지 못한 지휘관은 그만 발을 헛디뎌 미끄러졌다.

루시아

지휘관님!

루시아가 재빨리 손을 뻗어, 지휘관을 품에 안았다.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발목에 통증이 밀려왔다.

지휘관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진 걸 눈치챈 루시아가 몸을 숙였다.

루시아

발목을 다치신 것 같아요. 약 가져올게요.

루시아는 물자 상자에서 연고를 꺼내, 지휘관을 계단에 앉히고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

간결하고 정확한 동작 덕분에 치료는 순식간에 끝났다.

루시아는 말없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문밖의 산길을 확인한 후, 다시 지휘관의 상처를 살폈다.

루시아

돌아가는 길이 좀 머네요...

루시아는 등을 돌리고, 조용히 쪼그려 앉았다.

루시아

제가 지휘관님을 업고 갈게요.

지휘관은 부끄러움도, 사양도 없이 그녀의 말에 응했다. 둘은 오랜 시간 함께해오며, 상대방의 강한 모습과 약한 모습을 모두 보았었기에,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었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둘은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푸른 눈물" 현상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짙고 푸른빛의 파도가 출렁이며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비가 그친 여름밤은 예상보다 쌀쌀했고, 젖은 옷은 아직 마르지 않은 채 바람에 식어갔다.

본능적으로 따뜻함을 찾는 한 인간의 미세한 움직임에, 루시아는 기체의 온도를 높여 조용히 온기를 나눴다.

조용한 숨소리 속에서 모든 것이 습하고 달콤해졌다.

루시아는 살짝 걸음을 멈추며 속도를 늦췄다.

루시아

네.

말을 안 해도 서로 전해지는 마음이, 조용히 그 둘을 감쌌다.

루시아

해월 여신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지 않나요?

그들도 우리처럼 이 해변을 걸었을까요?

루시아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루시아

우리도, 언젠가는 그들처럼 될 수 있을까요?

루시아

꼭 그런 날이 오길 바라요.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루시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루시아

이번 여름 즐거우셨나요, 지휘관님?

카타니아에서, 둘은 언젠가 함께 강아지를 키우자고 약속했었다.

루시아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루시아

네. 네잎클로버로 해요.

별빛 없는 밤, 두 사람의 발자국이 모래사장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갑자기 루시아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루시아

음... 비밀이에요.

루시아가 이런 장난을 치는 건 흔치 않았다.

루시아

네! 안 돼요!

모래사장 위로 번진 웃음소리가 잔잔한 파도에 실려 퍼져나갔다.

둘의 그림자는, 조용한 밤바다를 향해 천천히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