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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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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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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지휘관과 루시아는 이른 아침부터 사부이 가문의 차량 행렬과 함께 해변의 전당으로 향했다.

아침 안개가 산자락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검은 컨버터블들이 차례로 멈춰 서며, 가문 멤버들이 들어섰다.

태양이 푸른 하늘 위로 떠오를 무렵, 결혼식장은 이미 가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13가문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파이프 오르간 선율이 장내를 채우는 동안, 어떤 이들은 심란한 표정으로 부하들 사이에서 묵묵히 앉아 있었으며, 또 어떤 이들은 웃음소리와 함께 모여 앉아 각자 가문의 근황을 나누었다.

전당 안으로 바닷바람이 스며들며 꽃잎들이 흩날렸다. 꽃잎은 붉은 레드카펫을 타고 저 멀리 들판까지 향기를 실어 날렸다.

11시 정각, 예식 피리 소리가 울리자 장내가 조용해졌고,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곧이어 행진곡이 흘러나오고, 화동들의 안내에 따라 루시아와 지휘관이 입장했다. 두 사람은 좌석 양옆으로 늘어선 가문 인사들 사이로 레드카펫을 따라 단상으로 걸어 올랐고, 그곳에 우뚝 선 복숭아나무 아래 마주 섰다.

단상 위에서는 올리비아가 주례를 맡아, 오래전부터 내려온 종교의식에 따라 차분한 목소리로 선서문을 읽어 내려갔다.

루시아

[player name], 당신의 선서를 가슴 깊이 새기고, 영원한 동반자가 될게요.

이 반지를 낌으로써, 당신을 향한 저의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할게요.

영원히 빛나는 황금과 다이아몬드처럼, 우리를 이어주는 이 맹세도 영원할 거예요.

올리비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루시아&[player name]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우리의 사랑이 영원토록 이어지기를.

서약이 이어지는 동안, 카타니아의 태양이 천천히 하늘 한가운데로 떠올랐다. 금빛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어 단상을 성스럽게 비췄다.

반지 교환까지 마친 뒤, 결혼식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고, 모든 절차는 어젯밤의 리허설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대자녀와 신부의 변치 않는 사랑을 위해 함께 축배를!

군중

!!

결혼식이 절정에 다다르자, 올리비아는 단상 앞으로 나와 하객들에게 축배를 제안했다.

정장을 갖춰 입은 가문 멤버들이 단상 아래에서 축배를 들었고, 이어서 환호성이 전당을 가득 메웠다.

이 경사스러운 날, 사부이 가문의 수장이자 카타니아 13가문의 대모로서,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인재가 함께 노력한 덕분에 공중 정원이 "카타니아 자치위원회" 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수십 년간 쏟아부은 노력이 연합 정부의 인정을 받은 것이죠.

올리비아는 차분한 시선으로 전당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13가문은 카타니아의 행정기관으로 전환되며, 지역 세금과 재정 지원을 정식으로 받을 것입니다. 이제 더는 음지의 산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부로, 카타니아에는 가문이 아닌 시민을 위한 자치위원회만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군중

......

단상 아래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친께서는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과 함께 작은 사업에서 시작해, 한 세대를 걸쳐 지금의 13가문을 일궈내셨습니다. 이 영광을 내려놓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모두 최근 제게서 거액의 수표를 받으셨을 겁니다. 그 금액은 각 가문이 연합 실업에 투자한 규모에 따라 정해졌습니다.

가장 적게 받은 수표도 한 가문이 3년은 충분히 유지될 만큼의 액수입니다. 그리고 그건 공중 정원의 매수자들이 지불한 계약금에 불과하죠.

제가 감히 약속드립니다. 최종 잔금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 그 이상을 돌려받게 될 겁니다.

대모의 목소리는 술렁이던 전당을 차츰 가라앉혔다. 이미 이 소식을 알고 있던 사람도 있었고, 처음 접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13가문의 해체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대모는 지금,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꺼낸 셈이었다.

가문이라는 권력과 명예를 내려놓는 대신, 합법적이고도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는 선택지.

어느새, 결혼식장 내 술렁임도 잦아들었고, 모든 시선이 위엄 있는 지도자에게 집중됐다.

더는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대모님.

대모님께서는 짧은 시간 안에 매수자를 찾아 13가문의 자산을 매각하시고, 우리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주셨죠.

오마르 가문은 언제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왔습니다. 13가문이든 자치위원회든, 우리에겐 더 나은 쪽이 곧 충성의 대상입니다.

지지해 줘서 고마워, 오마르.

대모님께서 새로운 무대에 오르시면, 우리 같은 백스테이지의 늙은이들을 버리진 않으시겠지요?

그때, 군중 속에서 익숙한 모습이 앞으로 나왔다.

관장님?

호라티우스, 이제 우리에게 백스테이지란 없어. 나는 카타니아 시민들과 함께 무대 위 한 장면을 만들 거야.

호호호, 그렇다면 이 노인은 평생 대모님을 지지하겠습니다.

비스콘티 가문도 대모님을 지지하겠습니다!

대모님 만세!

전당에서는 올리비아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고, 가문 수장들이 하나둘씩 연이어 대모의 원대한 비전에 충성을 맹세했다.

러, 러셀 가문도...

레무스·러셀

잠깐!

그때, 긴 레드카펫 끝에서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돌아본 그곳에는 분노로 표정이 일그러진 청년이 서 있었다.

레무스, 난 지금 13가문의 수장들과 사업 얘기를 하고 있어. 네가 끼어들 자리는 아닌 것 같은데.

올리비아는 단상 위에서 침착하게 그를 내려다보았다.

러셀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13가문과 카타니아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

제 어머니와 삼촌은 퍼니싱에 맞서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으셨고, 지금까지도 제 어깨에는 티화나 파벌의 총알이 박혀 있습니다!

레무스는 레드 카펫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원망 어린 눈빛으로 주변의 가문 수장들을 노려보았다.

카타니아 사람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공중 정원의 부잣집 도련님들과 이 땅을 나누자고 하시는 겁니까?

대부께서 살아계셨다면, 절대로 이런 미친 짓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레무스의 말은 마치 호수에 던진 돌처럼 검은 파문을 일으켰다.

올리비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냉랭한 시선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옛 세상은 이제 끝났어. 새롭게 세워질 연합 정부는 13가문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을 거야.

선대의 사업들은 이미 무너지고 있어. 그걸 매각하는 게 지금 카타니아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13가문은 밤을 지배하던 늑대 무리였지. 하지만 새벽이 밝아오면, 피 묻은 이빨을 감추지 못한 자는 살아남지 못할 거야.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이건 카타니아를 배신하는 겁니다!

말은 속일 수 있지만, 매달 수장들에게 전달되는 수지 보고서는 거짓말을 못 해.

모든 것이 사업으로 시작된 만큼, 사업으로 막을 내리는 것도 당연한 거야.

젠장, 그럼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레무스는 더는 말로는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하늘을 향해 총을 쏘아 올렸다.

결혼식장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30년 전, 카타니아에는 크고 작은 가문이 40여 개나 있었습니다.

당신의 아버지, 호드리구 사부이는 연회를 열어, 그에게 충성하지 않는 수장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을 "대부"로 추대해 오늘날의 13가문을 만들었죠.

당신 아버지가 그렇게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밖에서 총성이 울리며 무장 병력이 사방에서 밀려들었다.

저들은... 티화나 파벌과 노라 가문의 용병들입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모두 들으십시오! 사자처럼 하루를 살다 죽는 것이, 백 년을 양처럼 비굴하게 사는 것보다 낫습니다! 카타니아를 팔아넘기는 자는 곧 13가문의 배신자입니다!

레무스가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을 때마다, 예식장의 수장들 중 일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레무스! 지금은 대자녀의 결혼식입니다. 그런 행동은 주님과 결혼의 신성함을 향한 모독이라는 걸 모르는 겁니까!

주님이라... 그분이 군대라도 거느리고 계시던가요?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흘리는 한이 있더라도, 전 절대로 공중 정원에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올리비아와 그녀의 대자녀를 숙청하는 자가 바로 카타니아의 왕이 될 것입니다!!

그 말과 함께 레무스는 단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곧이어 폭풍처럼 요란한 총성이 전당을 뒤흔들었다.

사람들은 혼란 속에서 엄폐물에 숨으며, 총으로 응사하기 시작했다. 화약 냄새와 총구의 불꽃이 뒤섞이며, 신성한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13가문의 내전터가 되었다.

잘 말씀하셨소, 레무스. 카타니아 사람들은 원래 주먹과 총알로 말하는 법이지!

지금이야말로 출세할 절호의 기회다! 모란 가문이여, 나를 따르라! 대모와 대자녀를 처단하자!

지휘관님, 조심하세요!

터지는 수류탄을 피하려 몸을 돌린 순간, 루시아가 달려와 머리를 감싸안아 주었다.

지휘관님,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알겠습니다!

손끝에 화염을 두른 루시아가 쌍칼을 움켜쥔 채, 다가오는 적들을 노려보며 살기를 내뿜었다.

모두 물러나!

맹렬한 바람이 순식간에 전장을 휩쓸고, 흩날리던 복숭아 꽃잎들이 불꽃에 휩싸여 타올랐다. 그 광경은 마치 태양 아래서 수천 송이의 꽃불이 한꺼번에 피어난 것 같았다.

지휘관님, 적 수가 예상보다 많습니다. 조심하세요!

그때, 폭발로 일어난 연기가 걷히며 희미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심으로 아끼는 게 뭔지 알면, 결국 그게 자기 정체성이 되는 거야. 권력에 눈먼 자들은 늘 정의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

레무스, 네가 정말 이 땅을 사랑한다면, 재산과 권력을 내려놓고 카타니아 사람들에게 돌려줘야 해.

러셀 가문은 당신의 "공정"한 판결을 절대 잊지 않을 거라고 제가 얘기했죠.

당신이 제게서 빼앗아 간 것들… 오늘, 전부 되찾겠습니다.

레무스는 이를 악물며, 어깨의 가문 문장을 움켜쥐었다.

상관없어. 신은 공정하시니, 너희에게도 거래의 기회를 내려주신 것뿐이야.

하지만 그 거래를 거부했으니...

올리비아가 외투를 벗자, 구조체 구조의 양팔이 드러났다.

나와 내 대자녀가 신을 대신해 너희에게 공정한 심판을 내릴 수밖에 없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