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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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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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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기 문이 천천히 열리자, 상쾌한 공기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눈앞엔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지휘관님, 도착했어요.

끝없이 이어진 푸른 바다가 해안을 따라 펼쳐졌고, 그 뒤로는 산맥이 병풍처럼 솟아올라 있었다. 울창한 전나무 숲은 하늘을 향해 뻗은 첨탑처럼 우뚝 선 채,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여기가 카타니아군요.

수송기의 굉음이 멀어져 가는 가운데, 루시아는 가파른 해안 절벽 위에 서서 섬의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멀리서 바라본 카타니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조개껍데기 같았으며, 절벽을 따라 층층이 자리 잡은 하얀 건물들은 빛나는 진주를 연상케 했다.

소문대로 정말 아름답네요.

고지대의 착륙장을 떠나, 루시아와 지휘관은 카타니아의 험준한 해안가로 발을 내디뎠다.

몇 분 더 걸어가자, 평평한 길이 나타났다.

눈에 들어오는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넓은 아스팔트 도로에 도착했다.

도로 표지판 바로 아래에는 클래식한 검은색 컨버터블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서 있었으며,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그가 긴 시간을 기다렸음을 보여주었다.

지휘관과 루시아를 발견한 그는 옷깃을 정돈하고 천천히 다가왔다.

"그 숭고한 환상에 도달하기에는 내 힘이 부족하지만".

지휘관님, 이건 임무의 암호예요.

뒤에서 루시아가 작은 목소리로 알려주자, 지휘관은 보고서에서 봤던 암호가 떠올랐다.

"그 사랑은 태양과 다른 '별들'도 움직이게 한다".

사부이 가문의 모사 프랭크입니다. 대모님의 명을 받들어 두 분을 모시러 왔습니다.

대자녀님, 루시아 아가씨, 카타니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프랭크가 몸을 숙여, 정중하게 손등에 키스했다.

차로 모시겠습니다. 대모님이 저택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카타니아

교외 공장 구역

공장 깊숙한 곳, 쉰 목소리의 외침이 어둠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이봐요! 제발 도와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고양이 밥 줘야 한다고요!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살짝 열리더니, 그 틈으로 험상궂은 모습이 드러났다.

조용히 해! 차가 지나갈 때마다 이 난리야. 너희 같은 놈들은 아무도 신경 안 써.

젠장, 여기 갇힌 지 벌써 사흘이나 됐잖습니까. 가문 간의 다툼인데, 우리 공장 사람들은 무슨 죄냐고요! 문이나 열어주세요!

됐고, 입 좀 다물어. 누울 데가 있는 걸 다행으로 알아. 나는 아직 눈도 못 붙였다고.

가문 멤버가 총을 들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 안에는 십여 명의 노동자들이 지친 듯 바닥에 누워있었고, 그들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우리 가문의 두 어르신이 아래서 얘기 중이시다. 협상이 끝나면 너희도 나갈 수 있을 테니까 가만히 있어.

젠장, 어제 점심때도 그 소리였잖아요. 이러다간 우리 집 고양이가 변기 물까지 마시게 생겼다고요!

좋게 말하니까 끝을 모르네? 불만 있으면 전화를 빌려줄 테니까 경찰에 신고해 보든가.

우리가 연방 구역에서 버티고 있어서 그나마 네놈들에게도 일자리가 생긴 거야. 그것도 없었으면 벌써 퍼니싱의 밥이나 됐겠지!

여긴 카타니아야! 고양이가 밥을 먹는 것도 13가문의 허락이 필요한 곳이라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큰 문이 굳게 닫히며, 노동자들의 외침은 다시 묻혀버렸다.

공장 건물 바로 아래에서는 두 가문의 멤버들이 험악한 기세로 대치 중이었다. 양쪽에서는 욕설이 끊이지 않았고, 언제든 싸움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노인네의 카타니아 저택이랑 비행기, 카니카티의 시가 농장까지 전부 다 내놔. 하나라도 빠지면 협상은 없어!

아, 그리고 라구사의 골프장도 잊지 마. 밀어버리고 러셀의 초대형 비행장을 지을 거니까. 고리타분한 너희들은 내 비행기 매연이나 올려다보며 살아.

늙은것들은 물러나야지. 인간의 미래는 우주에 있어. 공중정원이 그걸 증명했잖아? 내가 수장이 되면, 진짜 사업이 뭔지 카타니아에 보여주지.

레무스는 발리송을 손끝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건방진 눈으로 눈앞의 사람들을 흘겨보았다.

그, 그만해, 레무스.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혼도 우, 우리가 이러는 걸 원치 않으실 거야.

분노로 이를 갈고 있는 다른 가문 멤버들과 달리, 로암스 러셀은 동생의 위협 앞에서 다소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영혼? 너희 같은 광신도들 말대로라면, 아버지는 지금쯤 지옥에서 단테의 안내인 노릇이나 하고 계시겠군.

주, 주여... 레무스, 아, 아버지를 그렇게 모, 모욕해선 안 돼.

그럼 네 주님 말씀이나 한번 들어볼까?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오호, 그 기준으로 치면, 노인네는 지옥에서 우표 수집이나 하고 계시겠네.

레무스... 너, 너는...

쉿, 나쁜 말은 금지야. 에베소서 4장 29절 말씀이지.

레무스 러셀이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그러니까, 우리 멍청한 형님. 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상속권 넘기고 그냥 물러나.

주여... 하, 하지만 아버지의 유, 유언장에는 네 이름이 없, 없어.

그, 그리고, 나, 난 멍청하지 않아.

잠언 15장 14절 말씀. 미련한 자의 입은 미련한 것을 즐기느니라.

그때, 레무스가 갑자기 발리송을 던져 로암스의 발끝 앞에 내리꽂았고, 겁에 질린 로암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윽!

레무스 러셀의 도발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제기랄, 대장님! 저 자식 횡포를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러셀 가문이여, 무기를 들어라!

웃기는 놈들 같으니. 저 말더듬이를 위해 목숨 걸 놈이 진짜 있다고?

우리가 무서워할 것 같아? 러셀 가문이여, 본때를 보여주자!

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옆자리의 루시아는 턱을 괸 채 창밖으로 펼쳐진 산맥을 바라봤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날카로운 폭발음이 귀를 강타했다.

지휘관은 반사적으로 허리의 무기를 움켜쥐었고, 루시아와 눈빛을 교환했다.

러셀 가문의 일입니다. 얼마 전, 러셀 가문의 전 가주께서 급성 질환으로 돌아가셨고, 두 아들이 유산 상속권으로 다투고 있죠.

우회하시겠습니까?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니, 높은 굴뚝들이 지평선 위로 늘어서 있었고, 그곳으로 다가갈수록 거대한 공장 단지가 점점 윤곽을 드러냈다.

곧이어 사방의 외침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정장 차림의 두 조직이 공장 외곽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지휘관의 시선에 들어왔다.

이봐요! 살려주세요! 저기요!

안전모를 쓴 노동자가 공장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도로 쪽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여기 갇힌 지 사흘째예요! 제발 살려주세요!

루시아는 그 구조 요청을 놓치지 않았다.

지휘관님, 민간인들이 가문 다툼에 휘말린 것 같아요.

루시아는 총성이 오가는 전장을 살피며,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고, 공장 구역 내에 대량의 인화성 물질이 보관되어 있어 인질들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

프랭크는 룸미러에 비친 지휘관을 응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자녀님, 러셀 가문의 내전에 개입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제 임무는 두 분을 안전하게 모시는 것입니다. 두 분이 위험에 처하게 놔둘 순 없습니다.

차를 세워주시지 않아도 저희는 독자적으로 구조 작전을 실행할 수 있어요.

......

지휘관과 루시아의 확고한 결의에 프랭크는 천천히 속도를 늦추었다.

알겠습니다. 대모님께서도 대자녀님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프랭크가 핸들을 돌려, 공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필요하다면 대자녀님의 신분을 밝히십시오. 카타니아에서는 그 신분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