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웅—" 원반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는 귀마개로도 막을 수 없었다.
회전하는 원반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고, 강한 사격장의 조명 아래 붉은빛과 주황빛이 겹쳐져 날아가는 궤적을 그렸다.
총을 단단히 쥔 손, 검지는 반사적으로 방아쇠 위에 걸려 있었다.
지금이야!
총신에서 화약이 폭발하며 발생한 충격이 나무 개머리판을 통해 어깨를 밀었고, 익숙한 화약 냄새가 순식간에 코끝을 찔렀다.
총알이 나가는 자취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원반은 정확히 명중되어 주황빛 형광 연기를 흩날리며 부서졌다.
명중! 표적 속도 한번 볼까? 초당 26미터네! 지휘관 눈썰미가 엄청난걸!
[player name], 이번엔 연발 사격 어때?
50야드 밖, 표적 발사기에 기대선 브리이타가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생일 주인공이 그렇게 말하니, 그럼, 나도 본격적으로 해볼까~
[player name], 준비됐어?
지휘관은 총열을 다시 한번 점검하곤, 허리의 탄약 주머니에서 산탄 두 발을 꺼내 이중 총열에 밀어 넣었다.
자, 준비...
브리이타는 단말기 스크린을 재빨리 몇 번 터치하고는 지휘관 쪽으로 달려왔다.
반사적으로 총구를 표적 발사기로 향했지만, 고속으로 회전하는 원반이 발사되지 않았다.
괜찮아. 타이머 발사로 설정해 뒀어. 지원 부대 안전 수칙이 얼마나 엄격한지 알잖아!
나만 믿어. 문제없을 거야.
브리이타는 시원하게 웃으며 지휘관 옆으로 걸어와, 총을 든 왼팔을 자연스럽게 잡았다.
잊었어? 오늘 [player name]이(가) 쓰는 건 내 접이식 사냥총이잖아.
꽤 믿음직한 놈이긴 한데, 차 부대 따라다니며 모래바람을 많이 맞았거든. 그 덕에 약간 까다로워졌지.
원래 탄도는 규칙 따위 안 따르잖아.
전장에서 총 상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지휘관이긴 한데.
이번만큼은 이 녀석의 주인이 직접 지휘하게 해줄래?
짧은 카운트다운 신호음이 세 번 울리고, 표적 발사기에서 둔탁한 작동음이 들려왔다.
곧 기계 상단에서 색을 가늠하기 힘든 두 개의 원반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공중에서 교차하는 궤적을 그렸다.
브리이타는 재빨리 지휘관의 팔을 들어 총구 방향을 조정했다.
동시에 반대 손으로 지휘관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탕탕!
두 발의 총성이 거의 동시에 울렸고, 공중의 원반들이 형형색색 연기로 터졌다.
탄피 배출, 장전!
지휘관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3초도 안 되어 동작을 끝내자, 브리이타는 다시 한번 총구 방향을 잡아줬다.
표적 발사기는 새로운 사이클에 들어갔다.
바닥에 흩어진 탄피에서는 아직도 열기가 피어올랐고, 공기에는 화약 냄새가 맴돌았다.
지휘관은 천천히 총구를 내리며 흥분한 신경을 진정시켰다.
사격장 상공의 알록달록한 연기는 아직 흩어지지 않은 채, 은하수의 별빛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오색찬란한 연기는 무질서하게 떠다니는 게 아닌,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었다.
H... A... P... P... Y... B... I... R... TH... DAY?
[player name], 생일 축하해!
눈앞의 잔상을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활기 넘치는 목소리가 강렬했던 화약 냄새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아무리 작은 깜짝선물이라도 준비는 필요하잖아.
표적 원반의 색상과 비행 궤적까지 브리이타가 사전에 다 준비해 뒀던 모양이었다.
브리이타는 지휘관의 두 손을 잡은 뒤, 무거운 사냥총을 들어 올렸다.
요즘 기체는 전술 톤파로 웬만한 일은 다 해결하지.
하지만 인간이었을 땐, 이 사냥총이 엄마가 준 유일한 방어 수단이었어.
밤마다 침낭 속에 웅크려 누워 있을 때면, 가방 안에 얌전히 들어 있는 이 녀석을 보며 모닥불 소리를 들었어. 그럴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놓였지.
지금은 그렇게 강력한 무기는 아니지만, 늘 내 곁을 지켜준 수호 부적 같은 존재야.
[player name]에게도, 그때 내가 느낀 그 안도감을 전해주고 싶었어.
돌아가자. 이 총, [player name] 방 어디에 걸면 제일 예쁠지 나도 같이 봐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