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시간이 속삭이는 목소리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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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와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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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은 나나미가 보내준 수상한 좌표를 따라 교외의 어느 빈 창고에 들어섰다.

그 순간, 지휘관 머리 위 천장 조명이 갑자기 꺼지더니, 뒤쪽 대문이 쿵 하고 닫히면서 칠흑 같은 어둠에 갇혀버렸다.

키아트 형제A?

삐빅, 흐하, 하하, 선량한 아파라투스 성인, 이제 우리 키아트 형제의 손아귀에 들어왔네.

기계 관절이 움직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끊어질 듯 말 듯한 이상한 전자음이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키아트 형제B?

그럼, 죽기를 기다려! 대사를 반만 하면 안 돼. 중요한 부분이라고.

키아트 형제A?

미... 미안. 쿨럭, 아파라투스 성인, 이제 우리 키아트 형제의...

짜잔! 우주법 제1조 위반자 발견! 찬란한 별빛 형사, 나나미 등장!!

갑자기 활기찬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오더니, 꺼졌던 조명이 일제히 켜지며 공간이 환하게 밝아졌다.

우와! 찬란한! 별빛 형사! 나나미 님이시다!! 우리 대사 아직 안 끝났는데!

빛이 환하게 비추자, 기계 곰 한 마리와 머리에 붕대를 감은 기계체——키아트 형제가 정체를 드러냈다. 지휘관은 어디선가 이 둘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흥흥, 악명 높은 키아트 형제들아...

VL426 성계로 도망가면, 나나미가 못 찾을 줄 알았냐?

나나미의 찬란한 별빛 안테나는 언제 어디서든, 어느 우주에 있든! 영원히... 영원히 지휘... 쿨럭! 아파라투스 성인이 보내는 기적의 전파를 수신할 수 있다고!

검과 방패를 든 나나미가 등 뒤의 케이블에 매달려, 동화 속 기사처럼 하늘에서 내려와 지휘관 앞을 막아섰다.

걱정 마, 아파라... 으음, 발음하기 어렵네! 역시 지휘관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어.

걱정 마, 지휘관. 나나미가 있잖아. 헤헤!

가증스러운 찬란한 별빛 형사 같으니. 키아트 형제... 실수했다!

당황하지 마! 우리가 힘을 합쳐 그 기술을 쓴다면, 찬란한 별빛 형사라도 우리를 당해내지 못해!!

키아트 형제는 이상한 대사를 중얼거리면서 기묘하게 몸을 틀며 이상한 포즈를 취했다. 뭔가 대단한 걸 준비 중인 듯했다.

덤벼봐, 이 나쁜 녀석들아! 지휘관은 나나미가 지킬 테니까!

양쪽이 동시에 돌진했고, 강철이 격렬하게 부딪히며 쨍그랑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서로 힘을 아끼는 건지 동작은 느렸고 몇 차례 공방전을 벌린 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

뭐야, 키아트 형제의 "환우무성세"는 반칙이잖아. 약점이 전혀 안 보여!

흠, 잠깐만! 나나미가 찬란한 별빛 형사 공략을 찾아볼게.

찾았다! 이 기술을 깨려면 우주에 있는 기적이 깃든 행운의 별이 필요해!

나나미는 어디선가 투영 스크린을 꺼낸 뒤, 공략을 진지하게 읽어 보다가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기적이 깃든 행운의 별… 그건 바로 지휘관이잖아!

오늘이 바로 지휘관의 기적이 깃든 행운의 날이니까!

그렇게 말한 나나미는 지휘관 앞으로 다가와 조립된 무기를 건넸다.

지휘관은 이것만 꽉 잡고 있으면 돼.

나나미는 지휘관 뒤로 가서 가볍게 허리를 감싸안았다.

곧이어 기체의 바퀴가 전속력으로 돌기 시작하며, 둘은 화살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휘이잉 울려 퍼졌다.

나머지는 나나미한테 맡겨!!

한 방에 가자. 지휘관!!

간신히 대검을 들어 올린 키아트 형제는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지휘관과 나나미의 "초고속 광선"에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나나미는 적을 쓰러뜨린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저 멀리 보이는 두꺼운 벽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

지휘관! 눈 감아!

예상했던 충격은 없었고, 대신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 산들바람이 지휘관의 피부에 닿았다.

속도가 서서히 줄자 지휘관은 눈을 떴다. 눈앞에는 새소리와 꽃향기로 가득한 푸르른 숲이 펼쳐져 있었다. 오후 햇살이 소나무 숲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들며 온기를 전하고 있었다.

그때, 나무줄기 뒤에서 작고 동그란 기계체들이 하나둘 나타나 지휘관과 나나미를 둘러쌌다. 뒤를 돌아보자, 그 두꺼운 벽은 실제가 아닌 거대한 홀로그램 투영체였다.

후아… 이번 이야기의 결말은—나나미가 지휘관을 구하고, 키아트 형제를 물리치고, 곧 무너질 VL426 성계에서도 탈출한 완전한 대·승·리!

나나미는 팔을 풀고 지휘관과 작은 기계체들 사이에 서서, 가면 기사가 승리 선언할 때의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었다.

에헤헷~ 이건 나나미랑 로쿠하치, 마틴, 그리고 모두가 힘을 모아 준비한 <찬란한 별빛 형사 4001> 초회 한정 공연이었어!

으윽… 나나미, 좀 살살하지 그랬어. 진짜 아팠다구.

지휘관님, 나나미가 오늘을 위해 엄청 열심히 연습했어요.

헤헤, 지휘관은 나나미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 소중한 사람이니까!

곧 지휘관 생일인 걸 알고 나서, 다들 완전 들떠 있었어. 그래서 슈퍼 울트라 메가톤급 깜짝선물을 준비했지!

네가 제일 신나 했잖아.

크흠, 감독이 말하는 데 끼어들면 안 돼!

그래서 말인데, 방금 어땠어? 재미있었어?

예이~ 방금 지휘관에게 했던 말들은 모두 다 진심이었어!

지휘관은 은하수도 빛낼 수 있는 "기적이 깃든 행운의 별"이야! 우주 어디에 있든,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나나미가 항상 곁에 있어 줄 게!

나나미는 지휘관의 손을 꼭 잡고, 태양을 향해 높이 들어 올렸다.

얘들아~ 다 준비됐어?

준비 완료!

지휘관!!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