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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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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와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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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님 되시나요? 아... 여기 있네요. 지상에서 지휘관님께 편지 한 통이 발송됐어요. 검사는 이미 마쳤고 위험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어요. 여기요.

소박한 흰 봉투에서 검사 센터의 소독약 냄새가 났다. 봉투를 열어보자, 노트에서 뜯어낸 종이가 들어 있었다.

지휘관님께.

음... 솔직히 "편지"를 이런 형식으로 쓰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네요. 지난번 공중 정원에서 읽던 책에서는 아직 그 부분까지 설명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요. 제가 공중 정원의 물품 안전 관리 규정을 참조해서 아주 정확하게 계산해 봤는데, 이 편지가 도착할 때쯤이면 지휘관님의 생일일 것 같아요.

지휘관님, 생일 축하드려요.

제가 제때 공중 정원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제 축하는 제시간에 닿기를 바라요.

생일... 정말 아름답고 낭만적인 날이에요. 생명의 탄생은 항상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주죠.

지상에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어요.

그중 신생아의 탄생 축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할머니께서 힘겹게 갓 태어난 아이를 들어 올리셨는데, 그녀의 거친 주름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임신부와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음식을 내놓았어요.

할머니는 그들에게 있어 그 아이는 생명의 연장이고 인류의 희망이라고 제게 말씀하셨어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한, 인류는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의 생일에도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연세가 많다."라고 사용하는 게 맞나요? (지움) 최대한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선물을 준비해 주둔지에서 가장 연로한 어르신에게 축하는 전했죠.

주둔지 수장이 구룡에서는 어르신의 생일을 "생신"이라 부르고, 그것은 가족의 큰 기쁨이라고 제게 말해 줬어요. "생신"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태어난 날만이 아니라 생명의 지속을 경축하는 뜻도 담겨 있다고 했어요.

저는 아직 이러한 의미까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오래전... 아, 그러니까 유토피아에서 살았을 때 저희도 생일을 축하하긴 했었어요. 다만 그땐 물자 배급이 조금 더 늘어난다는 의미 정도로만 여겼지, "생일"에 이런 의미가 담겨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최근 제가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아서 모두 일기에 적어뒀어요. 지휘관님께서 시간이 되신다면...

아아, 죄송해요. 또 말이 옆으로 샜네요. 원래는 지휘관님의 생일을 축하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서, 이 아름답고 중요한 날을 지휘관님과 함께 축하하지 못하더라도, 이 편지를 통해 저의 가장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해요.

에코.

종이에 남겨진 글씨들이 소독과 검사 때문에 살짝 흐려졌다. 하지만 에코가 스캐빈저의 주둔지나 보육 구역에서 꼼꼼히 이 편지를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모습이 상상이 됐다.

그러고 보니 에코와 만난 지, 꽤 시간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통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휘관님?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면서 누군가가 왼쪽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몸을 돌려보았지만, 왼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전히 귀여우시네요. 지. 휘. 관. 님~

오른쪽 뒤에 서 있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가 웃는 얼굴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에코"

역시 알아보셨네요. 이번엔 변장을 잘해서 속일 수 있을 거라고 그녀와 내기했었거든요.

얼마 전 에코가 보낸 계획표를 확인해 보면, 최근 정말 바빴을 것이다.

"에코"

갑자기 지휘관님의 생일 소식을 들은 그 아이가 지휘관님의 생일을 축하해 드리기 위해 밤낮없이 일정에 있는 임무를 앞당겨 마쳤어요. 그러고는 지휘관님 몰래 공중 정원에 복귀 허가 신청을 냈죠.

그 결과, 돌아오는 수송기에서 잠이 들어버렸고, 하마터면 지휘관님 생일에 돌아오지 못할 뻔했어요.

다음에 이런 일 있으면, 우리에게 미리 말씀해 주세요.

하지만 다음은 없을 것 같네요. 그 아이가 지휘관님의 생일을 마음속에 잘 기억해 두었고, 잊지 않기 위해 단말기에도 알림을 설정했거든요.

아, 그 아이가 드디어 깨어나려고 하네요.

보라색 머리의 구조체가 순간 멍해졌고, 옆에 있던 갑옷은 유연하게 돌아서서 화단 옆으로 갔다.

지휘관님! 그... 그러니까, 생일 축하드려요!

한쪽 주머니에서 작은 폭죽을 어색하게 꺼낸 에코가 팍하고 폭죽을 터뜨리자 화려한 종잇조각들이 유성처럼 공중에서 흩날렸다. 소녀는 종잇조각 뒤에서 조금은 불안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지상에서 이런 간단한 장치를 사용해 생일을 축하하는 걸 봤어요. 틀리지 않았죠?

에코는 서둘러 떨어진 종잇조각들을 주웠다.

공중 정원 규칙에 따르면, 이런 것들을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돼요.

인정을 받은 소녀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났다.

아니에요. 지휘관님. 오늘이 지휘관님께서 태어난 날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에코는 진지하게 생각한 뒤, 말을 정리했다.

기뻐요.

에코가 자주 사용하는 복잡한 단어를 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단순하고 진솔한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네. 기뻐요.

제가 모르는 더 화려하고 복잡한 단어나 시로 그 감정을 설명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저는 그저 가장 솔직하게 제 마음을 지휘관님께 전하고 싶어요.

지상에 있는 동안, 지휘관님 덕분에 많은 생명이 이어지는 모습을 봤고, 더 많은 불씨가 각지에서 지휘관님에 의해 불붙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저는 지휘관님께서 이 행성에 태어났다는 것이 기쁘고, 이 행성에서 지휘관님을 만난 것이 더 기뻐요.

소녀의 볼이 조금은 빨개지며 부끄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네!

지휘관님,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아... 오늘 다른 일정이 있으세요?

잘 됐네요!

일정이 없으신가요? 제가 공중 정원 커뮤니티에서 평점이 괜찮은 식당을 찾았는데, 같이 가서 식사하실래요?

지상에서 저와 언니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천천히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