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락사락... 사락사락...
집중해서 숨을 고른 뒤, 음악에 맞춰 손에 쥔 마라카스를 흔들었다.
사락사락... 사락사락...
지휘관 앞에는 마라카스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소피아가 있었다.
정교하게 장식된 코팅을 입은 소녀는 장신구로 몸과 얼굴을 꾸몄다. 그녀는 유연하게 발을 내디뎠고, 손가락과 팔을 우아하게 펼치는 동작마다 오래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처음엔 음악에 주의를 기울여야 리듬을 맞출 수 있었지만, 조금씩 춤과 함께 손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리듬을 맞출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어느새 춤이 끝났다.
수고했어. 지휘관.
내 춤 어땠어? 100점 중 몇 점이야?
조금 과장된 것 같은데?
오늘 아딜레 상업 연맹에서 지휘관에게 소중한 손님의 생일을 축하하며 축제를 준비했으니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통신을 보내왔다.
그래서 지휘관은 수송기를 타고 얼마 전 오셀럼호에 도착했다. 그리고 축제에 간단히 참석한 뒤 소피아와 함께 그녀의 방으로 따라갔다.
오늘은 지휘관 생일이라 몇 가지 이벤트와 서비스를 무료로 준비했어.
소피아가 방금 춘 춤도 그 이벤트 중 하나였다.
관객석에 빈자리가 없다라... 그 말이 진짜면 춤 공연을 해야겠네. 그리고 티켓을 비싸게 팔아야겠어.
그때가 되면 지휘관이 티켓을 팔아주고, 수익은 3:7로 나누자.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새로운 춤 한 곡을 제대로 배워야 해.
방금 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않을 거야. 그 춤은 지휘관만을 위한 춤이야.
생일이 아닌 날에 보고 싶다면, 최소 10만 블랙카드를 지불해야 해.
오... 그럼, 오늘 내가 큰 이득을 본 거네?
지휘관, 한 번 더 보고 싶어?
지휘관, 어깨와 팔 근육이 불편해?
지휘관, 여기 와서 누워 봐. 소피아가 로봇 팔로 마사지해 줄게. 생일 서비스에 포함된 거라, 별도 비용은 없어.
지휘관은 소피아의 지시에 따라 자리에 누웠다. 그러자 로봇 팔이 어깨와 팔을 오가며 주무르기 시작했다. 힘도 적당했고, 위치도 정확해서 놀라울 정도로 편안한 마사지를 제공해 줬다.
편안하게 누워 있는 동안, 로봇 팔 외에도 작은 양손이 얼굴을 스치는 게 느껴졌다.
지휘관, 평소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항상 인상을 쓰고 있는 건 좋지 않아.
내가 지휘관 얼굴 근육 좀 풀어줄게.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작은 손이 얼굴 위에서 움직이니, 말할 것도 없이 꽤 편안했다.
나는 자밀라의 호위라서, 가끔 적과도 싸워야 해.
그래서 몸의 어떤 부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디가 치명적이고 어디에 부상을 입히면 좋을지 알고 있어야 해.
이건 자밀라가 가르쳐 준 걸, 내가 실전에서 체득한 거야.
지휘관, 방금 풀렸던 몸이 다시 굳은 것 같은데?
괜히 물어봤네.
지휘관의 몸은 소피아의 마사지로 한결 개운해졌다.
목을 한번 움직인 뒤 다시 보니 소피아가 작은 선물 박스를 지휘관 앞에 놓고 있었다.
지휘관을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
지휘관, "12별자리"라고 들어봤어?
12별자리는 황금시대의 개념으로 하늘의 별들과 관련 있는 건데, 생일에 따라 사람마다 대응하는 별자리가 있대.
소피아가 선물 박스를 열자, 보기에도 귀한 광물로 만들어진 아주 정교한 물건이 들어 있었다.
이건 내가 한 상인과 교환해서 얻은 거야. 별자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휘관은 관심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여기에는 7개밖에 없어. 그리고 지휘관 별자리도 여기에 없어.
이후에 시간을 좀 더 들여서 부족한 5개를 모두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
사양하지 마. 오늘은 지휘관의 생일이라 모든 서비스가 무료야. 하지만 별자리를 찾는 건 그 이후의 일이니, 보수를 지불해야 해.
남은 4개의 별자리는 하나당 만 블랙카드, 그리고 지휘관 별자리는 3만 블랙카드야.
사실, 다른 결제 방식도 있어.
자밀라가 "시간은 금이다."라고 말했어. 그러니 지휘관이 나한테 진 빚은 나랑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갚아나가도 돼.
어떤 방식이든 나는 대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