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조금 졸린 기분이 들어서 인스턴트커피를 방에서 가져오려 했다.
방문을 열자, 눈에 들어온 것은 실크 천으로 덮여 있는 의자였다.
이런 걸 산 기억이 없는 지휘관은 아마 누군가가 줬을 거라 생각했다.
덮여 있는 실크 천을 들어 보니, 깔끔한 네 발 나무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건 안 돼. 쿠션 의자에 오래 앉으면 척추에 해로워.
뒤를 돌아보니 익숙한 모습이 서 있었는데, 곡이었다. 그녀가 여기에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가끔 이렇게 특별한 날에는 나도 좀 돌아다녀 봐야지.
생일 축하해. 지휘관. 오랜만이네. 모습이 많이 변했군.
널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 흔히 볼 수 있는 의자지만...
고급 자단나무로 만든 거야. 이 시대에는 흔하지 않지.
작지만, 정성을 다해 준비한 거야.
어서 앉아봐.
지휘관은 곡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천히 자단나무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서 환상인지는 모르겠지만, 햇빛에 말린 초콜릿의 향이 나는 것 같았다.
등받이의 곡선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딱딱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편안함을 느끼던 중, 누군가의 손이 지휘관의 목 주위로 다가왔다.
차가운 손끝이 닿자 지휘관은 깜짝 놀랐다.
느낌이 어때?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너 생각보다 대담하구나.
곡이 어색하게 지휘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어서 두둑 소리가 났다.
심한 통증이 어깨뼈과 쇄골 사이에 전해졌다.
아프다고? 아직 힘도 안 줬는데?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표정은 아주 솔직하네.
항상 남들이 날 마사지 해줬지, 내가 남을 해 주는 건 처음이야.
이번 기회에 안마 기술이나 익혀보지 뭐.
잘 협조해 줘.
농담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시간 되면 구룡에 놀러 와. 마사지 제대로 받게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