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운명으로 이어진 만남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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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티스와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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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한 병 더 줘!

붉은 머리 구조체가 술병을 높이 들고 인간과 함께 건배를 외쳤다.

오늘 밤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는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야! 건배!

지금 녹티스와 지휘관은 상업 거리에 새로 생긴 레스토랑의 한구석에 앉아, 매운 기름이 뽀글뽀글 끓는 냄비 앞에서 맛있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들리는 말로는 녹티스가 사전에 이곳의 자리를 예약해 두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휘관은 일이 끝나자마자 녹티스에게 바로 끌려왔다.

메뉴 어디 갔지? 좀 더 시키자. 이거 두 개랑, 이거 하나...

오늘은 네 생일이고, 오랜만에 함께 밥 먹는 날이니까, 실컷 먹어보자고.

녹티스가 "생일"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옆에서 서비스를 하던 로봇이 갑자기 머리를 돌려 이쪽을 향해 쳐다본 뒤 "끼익" 소리를 냈다.

이것 다 익었네. 얼른 건져내.

술병을 내려놓은 녹티스가 끝없이 음식을 집은 뒤, 지휘관의 그릇에 작은 산을 쌓아 올렸다.

야채도 잘 먹어야 해.

술을 마시면 늘어나는 녹티스의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지휘관의 시선은 무언가가 조용히 일어나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 옆에 있던 서비스 로봇은 이미 사라졌다. 근처의 로봇은 머리 위에 "통신 중"이라는 녹색 불이 깜박이며, 이쪽을 자주 쳐다보았다.

그리고 넌 고기와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해. 몸이 튼튼해야 전장에서 잘 싸울 수 있잖아.

음? 적이 있어? 나는 못 느끼겠는데?

녹티스가 그릇을 앞으로 밀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그 누구도 네 곁으로 다가갈 수 없어. 그러니 어서 먹어. 식겠다.

"괜한 생각을 했나?"하며 고개를 숙여 그릇에 있는 음식을 먹으려던 순간, 멀지 않은 주방에서 많은 로봇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레스토랑 유니폼을 입은 로봇들이 소형 스피커와 확성기를 들고, 박수를 치면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 아, 맞아! 여기야! 여기!

전혀 놀라지 않는 녹티스가 독특하게 생긴 로봇들을 보며, 그들을 테이블 앞으로 불렀다.

너를 위한 축하 자리야. 너 생일이잖아? 자, 우리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을 위해 생일 축하를 해볼까?

녹티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앞에 모인 로봇들이 마치 명령을 받은 듯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스피커가 테이블 앞에 놓이자, 리드미컬한 <생일송>이 울려 퍼졌다.

오늘은 너의 생일. 헤이! 생일 축하해. 헤이!

녹티스는 로봇들의 합창소리를 이기려는 듯,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녹티스

어때? 이 노래는 내가 예술 협회랑 같이 개사한 거야. 황금시대 록 스타일로 말이지! 오늘을 위해 준비했다고!

구석에서 벌어진 흥겨운 분위기에 이끌려 주위 식객들이 시선을 집중했다. 몇몇은 심지어 노래에 맞춰 박자를 맞추며 낯선 사람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노랫소리가 마침내 마지막 구절에 이르렀을 때, 로봇들이 갑자기 두 장의 현수막을 꺼내어 팍 하고 사람들 앞에 펼쳤다.

놀라움이 한증 더 커지면서 녹티스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문구를 크게 읽었다.

전련: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 흰 구름이 서리와 안개를 헤치고 나아가니, 용기가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후련: 맨몸으로 거센 홍수에 맞서니, 바다를 뒤흔드는 위엄과 명성을 남긴다!

여길 봐봐. 내가 멋진 걸 보여줄게.

깊은 문화적 충격을 받은 지휘관이 시선을 녹티스의 팔로 옮겼다.

그다음 순간, 녹티스의 로봇 팔이 몸에서 분리되어 품속으로 날아갔다. 이윽고 붉은 현수막이 녹티스의 텅 빈 어깨 관절에서 폭발하듯 펼쳐졌고, 그 위에는 먹으로 네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천하제일!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한테 부탁해서 쓴 거야. 멋지지? 슈퍼 서프라이즈지. 그렇지?

녹티스의 들뜬 얼굴을 보고 지휘관은 웃음을 터트렸다.

비알코올 전해액 조금만 마셔서 취하지 않았어.

그리고 이것은 내가 미리 준비한 거야. 너에게 잊지 못할 생일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오늘만큼은 완전히 맑은 정신을 유지할 거야.

어쨌든...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은 널 기쁘게 해주는 거야.

어때? 행복하다면, 한 잔 더 마시자! 건배.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