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둘, 하나... 됐어요! 이제 눈 떠도 돼요!
눈을 가리던 포뢰의 손이 떨어지자, 지휘관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다채로운 불빛이 눈앞에 펼쳐지며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혔다.
방금 걸어오는 내내 가판대 주인들이 외치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 장면이 실제 눈앞에 펼쳐졌을 때,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지휘관님께 생일 서프라이즈를 주기로 했잖아요. 그래서 오늘 밤... 여기 전체를 제가 전세 냈어요.
지휘관님, 드시고 싶은 것 무엇이든 드세요. 지갑을 두둑이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주세요. 오늘은 제가 제대로 대접해 드릴게요!
가시죠! 오늘 밤 생일 주인공인 지휘관님께 든든하게 한 끼 대접한 뒤 보내드릴게요!
포뢰의 강력한 부추김에 비틀거리며 한 걸음 내디딘 지휘관은 웃으며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부스들을 지나면서 다양한 가판대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손님, 구운 소시지 하나 드시겠어요? 곧 마감이라 싸게 드릴게요.
흔한 일이에요! 대부분의 식재료는 내일까지 보관할 수 없어서, 가판대 주인들이 장사 접기 전에 종종 값싸게 판매하곤 해요.
자, 받으세요.
기름진 소시지를 손에 쥐자, 진한 고기 향이 코를 간지럽히며 입맛을 자극했다.
맛있어 보이네요. 지휘관님, 저도 한 입 먹고 싶어요!
첫 입은 제가 먼저 먹어볼게요. 오물오물... 음, 맛있네요!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포뢰는 소시지가 너무 뜨거워서 입을 벌리고 후후 불었다.
저기요. 거기 있는 분!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아저씨 한 분이 지휘관을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네, 손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서비스로 금사빵 하나 드릴게요.
금사빵을 파는 아저씨의 외침을 들은 다른 가판대 주인들도 마치 명령을 받은 듯, 어리둥절해하는 지휘관에게 자신들의 물건을 주기 시작했다.
설탕공예, 현장에서 만들어 드리는 설탕공예 좀 보세요. 이거 손님과 정말 닮지 않았나요? 선물로 드릴게요! 자, 받아주세요!
저희 가게에 들러 보세요! 오늘 처음 파는 양매빙수예요. 한 그릇 맛보시겠어요?
탕후루 하나 드셔보시겠어요? 오늘 저희 가게의 천 번째 손님이세요, 이 탕후루를 무료로 드릴게요.
눈앞의 모든 것이 몹시 "계획적인"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뒤돌아보니 방금까지 옆에서 뛰어다니던 소녀가 어느새 사라졌다. 그리고 가판대에 있던 탕후루도 함께 사라져 있었다.
없어진 소녀를 걱정하던 그때, 익숙한 실루엣이 멀리에서 나타났다.
짠! 요리신 등장이요! 지휘관님, 여기 보세요!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포뢰가 어디서 꺼내는지 모를 나무 쟁반을 들고, 면 한 그릇을 들고 사람들을 헤치며 이쪽으로 뛰어왔다.
사람들은 이 활기찬 소녀를 막는 대신 그녀를 위해 길을 비켜줬다.
생일 축하해요. 지휘관님!
이 장수면은 제가 국수 가게 아저씨에게 배워 직접 만든 거예요.
제 계획이 들킬까 봐 걱정이 되어서 가판대 주인들에게 지휘관님을 붙잡아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어서 드세요. 식으면 맛이 없어요.
지휘관은 눈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는 포뢰 앞에서 즉시 한 입 먹었다. 국물은 아주 깊은 맛이 났고, 면발은 쫄깃쫄깃한 것이 포뢰의 정성이 느껴졌다.
포뢰는 칭찬에 기뻐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맛있다니 다행이에요! 생일날에 장수면을 먹으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다고 해요.
참, 오늘 생일 소원 비셨어요? 아직이면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을까요?
해마다 포뢰와 함께 생일을 보내기... 이 소원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