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운명으로 이어진 만남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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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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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하루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모두가 보내준 생일 선물이 침대 옆에 쌓여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방 조명이 갑자기 두 번 깜박였다. 전압이 불안정한 건가 생각했지만,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던지라 지휘관은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타올로 몸을 닦고 있는데, 조명이 다시 깜빡였다.

타올로 몸을 감싼 뒤, 조심스럽게 욕실 문을 열고 밖을 살펴봤지만, 다행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귀신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역시나 단순한 전압 문제였던 것 같았다. 지휘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그때 "팍"하는 소리와 함께 실내 등이 완전히 꺼지고 말았다.

주변이 깜깜해지면서 지휘관도 덩달아 넘어지고 말았다.

땅을 더듬거리고 있을 때, 밤바람에 휘날리는 커튼이 보였다.

창문이 열려 있었고, 바닥에는 은빛의 달빛과 함께 하얀 발이 보였다.

눈살을 찌푸린 백발의 소녀가 창턱에 앉아 지휘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기가 많나 보네?

루나는 지휘관의 침대 옆에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을 바라봤다.

인간 지휘관, 넌 너무 방심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널 해칠 수 있어. 하지만 지금 넌 너무 무방비잖아. 난 지금 너에게 경고하고 있는 거야.

희미한 빛에 눈이 적응된 지휘관이 몸 뒤의 책상을 붙잡고 천천히 일어났다.

움직이지 마!

또 움직이면 무슨 일이 생길지 장담 못 해.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루나의 시선이 날카로워지면서 분위기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휘관 역시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말대로 하면 돼. 앞으로 두 걸음 움직여.

루나의 지시에 따라 지휘관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두 발자국을 걸어갔다.

이제, 돌아봐도 돼.

숨을 죽이고 뒤로 돌아섰다. 그러자 책상 위에 둥근 유리 색 스노우볼이 놓여 있었고, 그 내부에는 섬세한 장식이 담겨 있었다.

깨지기 쉬운 거야. 그러니 엉덩이 조심해. 떨어뜨리면 산산조각 날 거야.

지휘관은 누가 자신에게 이 선물을 줬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았다.

뻔히 알면서도 묻는 거야? 정말... 악랄한 녀석이네. 나를 일부러 곤란하게 하려는 건가?

됐어. 그냥 지나가다가 들른 것뿐이야. 오늘이 끝나기 전에...

인간들은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 언니와 함께 있을 때도 생일을 기다리곤 했지. 가장 행복했던 부분은 선물을 받는 거였어. 너도 그렇겠지?

널 당해낼 수가 없군.

생... 생일 축하해. 이제 됐니?

그럼, 다음에 보자. 적어도 오늘만큼은 좋은 꿈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