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 드디어 찾았다~ 올해 서프라이즈 받을 준비는 됐어?
오후 세 시, 인공 천막의 햇볕이 아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손을 뒤로 감춘 아이라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바쁘게 걸어가는 지휘관 앞에 뛰어갔다.
아이라의 손에는 뭔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고, 그녀 얼굴에 떠오른 환한 미소도 길게 늘어진 말투 속에 감춰진 의도를 숨기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내 특별 훈련을 받은 지휘관이라면 문제없이 해낼 거야.
아이라가 내민 축하 카드를 받았다. 평범해 보이는 흰색 카드 정면에는 "[player name]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축하 카드를 뒤집어 보니 숨겨진 내용이 드러났다. 카드 뒷면에 유성 물감으로 몇 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녹색과 파란색 색조로 어우러진 그림은 마치 탈현대의 미니멀아트처럼 보였다. 멀리서 보면 뭐가 그려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까이서 보면 이렇다 할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이건 추상파 예술 그림인 동시에 수수께끼야~
맞아! 이건 수수께끼의 일부분에 불과해. 그리고 전체 모습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어.
축하 카드에 힌트로 어떤 장소를 적어놨어. 그곳을 찾아 다음 축하 카드를 찾으면 돼.
맞아! 역시 지휘관이야. 규칙만 간단히 설명했을 뿐인데, 게임 형식을 바로 이해버리네. 반응이 정말 빨라.
아이라는 수수께끼를 받은 지휘관을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응시하며 웃었다. 마치 "빨리 해결해 봐."라며 무언의 독촉을 보내는 듯했다.
아이라의 열렬한 기다림 속에 지휘관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축하 카드를 살펴보며 아이라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했다.
어?! 어떻게 맞혔어?
지휘관이 한 5분 정도는 더 생각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빨리 답을 맞히다니. 내 수수께끼가 너무 쉬웠던 걸까?
아, 그랬구나.
지휘관의 말이 그녀의 마음 깊은 부분에 닿았는지, 아이라는 조금은 수줍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예전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망설일 필요 없겠네. 어서 다음 힌트 가지러 가자!
아이라와 지휘관은 무성한 나무 그늘이 있는 초록 잔디밭에서 두 번째 축하 카드를 힘들지 않게 찾아냈다.
겉면에는 방금 전 축하 카드처럼 "[player name]에게"라고 간단히 적혀 있었다. 뒤집어 보니 노란색 곡선 몇 개가 큰 사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하, 어때? 이건 내가 정성껏 준비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수수께끼야.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아이라에게 힌트를 요청할 수 있어.
어, 어떻게 알았어!?
아이라는 예상 밖의 놀라움에 완전히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지휘관, 오늘 내가 지휘관을 위해 생일 이벤트를 준비했잖아. 그런데 그렇게 쉽게 풀어버리면, 난...
내가 낸 수수께끼가 절대 쉬운 게 아니야! 그냥 우리 사이의 추억에 관한 거라...
아이라의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지더니,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뒤, 평소처럼 이벤트 진행 시 보여주던 영업하는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음, 방금 말한 건 무시해. 수수께끼를 풀었으니까, 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그 후, 아이라와 지휘관은 예술 협회에서 세 번째 축하 카드를 찾아냈다.
그리고 아무런 어려움 없이 아이라의 작업실에서 네 번째 축하 카드를 찾아냈다.
축하 카드의 힌트에 따르면, 마지막 축하 카드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휴게실 안에 있다고 했다.
잠, 잠깐! 지휘관, 마지막 축하 카드는 내가 직접 전달하고 싶어!
휴게실에 들어서려 하자, 강한 기세로 지휘관을 막은 아이라는 방금 전의 차분함은 온데간데없었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장난이 어른에게 발각될까 두려워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아이라의 갑작스러운 태도에 지휘관은 손을 뻗으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승리의 열매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잖아.
아이참! 지휘관도 여자아이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줘야지! 정성껏 생일 이벤트를 준비한 내가 적어도 한 부분은 직접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
아이라는 얼굴을 붉히며 지휘관의 손을 잡은 뒤, 찾아 놓은 축하 카드를 테이블에 펼쳤다.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 휴게실에서 찾은 마지막 축하 카드를 빈자리에 맞춰 넣었다.
화려한 퍼즐이 마침내 마지막 빈 공간까지 채워지자, 다섯 장의 축하 카드에 있는 그림이 합쳐져서 완전한 하나의 화면이 됐다.
방금 전 그림과 같이, 처음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속의 규칙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어렴풋이 그 안에 숨어 있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빙고! 이게 마지막 수수께끼였어. 축하해. 예전처럼 무난하게 풀어냈네.
휴, 드디어 한숨 돌릴 수 있겠어. 방금 네가 모든 수수께끼를 풀었는데, 마지막 하나만 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그래도 다행히 우리 사이의 끈끈한 팀워크가 모든 걸 이겨낸 것 같아.
아이라는 웃으며 다섯 장의 축하 카드를 한데 모아 정리한 후, 지휘관의 손에 다시 한 번 정중히 건넸다.
지휘관은 똑똑해서 어떤 수수께끼든 쉽게 풀겠지만, 이 말만큼은 내가 직접 하고 싶었어. 어떤 것으로도 그 감정을 대신할 수 없으니까.
소녀의 손에 있는 다채로운 축하 카드들은 그녀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내면세계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생일 축하해. 앞으로 지휘관의 하루하루가 다채로워졌으면 해. [player n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