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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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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과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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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에, 크롬과 갑작스러운 보고 회의를 방금 끝내고 함께 휴게실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이번 연합 임무 완성도가 높네요. 이제 조금은 쉴 수 있겠어요. 그러고 보니, 오늘...

갑자기 손에 들린 단말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스크린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발신자와 한 줄의 미리보기 내용이 나타나 있었다.

"고객님, 주문번호 KH5007635101842가 배송 완료되었습니다. 예복 커스텀과 관련된 상담은 고객센터로..."

최근 임무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물건을 구매할 시간이 없었는데, 커스텀 예복이 준비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 무슨 메시지인가요?

단말기 스크린을 터치해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려 했지만, "얼굴 인식 실패"라는 큰 글씨가 지휘관을 막았다.

손에 든 단말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스크린이 지문 하나 없이 말끔하게 닦여 있었다. 뒷면에는 전투 중 생긴 흠집들이 남아 있었지만, 지휘관의 단말기와는 흔적 위치가 달랐다.

다른 단말기를 가져왔다고요? 방금 회의실에서 지휘관님과 같이 앉아 있던 건 저뿐이었어요.

지휘관은 잘못 들고 온 단말기를 크롬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그는 스크린 위 메시지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크롬은 곧바로 주머니에서 단말기 하나를 꺼냈다. 예상대로 그건 지휘관의 단말기였다.

단말기를 교환한 크롬의 표정이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조금은 난처해 보였다.

혹시... 눈치채셨나요?

크롬의 말투에서 조금 조심스럽고 확신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말에 크롬은 피식 웃었다.

요즘 이렇게 바쁜데, 그런 모임에 갈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지휘관님, 이미 눈치채셨죠?

계획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아 아쉽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선물은 제가 직접 드릴게요.

크롬이 웃으며 이 말을 할 무렵, 지휘관과 크롬은 이미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휴게실에 다다랐다. 고전적인 선물이 출입구 옆 수납장에 단정히 놓여 있었다.

지휘관은 그 선물을 보는 순간, 크롬이 고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잠시만요. 사실... 다른 축하 이벤트도 준비했어요.

상황이 이렇게 된 덕에 오히려 더 극적일지도 모르겠어요.

크롬은 지휘관 앞에서 단말기를 켜고 통신을 시작했다.

띠링띠링~

그 순간 주머니 속에서 벨 소리가 청량하게 울렸고, 지휘관은 할 수 없다는 듯 크롬을 바라봤다. 하지만 크롬은 여전히 웃으며 지휘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 [player name]님 맞으십니까?

알면서 묻는 게임은 유치하긴 하지만, 계속하고 싶어지는 묘함이 있었다.

저는 신비로운 선물 전달자입니다. 어떤 분이 지휘관님께서 항상 차징 팔콘 소대를 보살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이 선물을 오늘 자정 전까지 전달해달라고 의뢰하셨습니다.

평소 바쁘신 지휘관님이 앞으로 있을 여러 행사에 참석하실 수 있도록, 잘 맞고 관리하기 쉬운 예복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의뢰인이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지금 선물이 문밖에 도착했습니다. 지휘관님, 밖으로 나와 이 선물을 받으시겠습니까?

단말기에서 전해지는 크롬의 목소리에는 섬세한 울림이 더해지면서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멀리서 작동하는 자명종 시계가 11시 59분을 알리고 있었고, 자정까지는 1분 남았다.

말을 마친 크롬이 단말기를 내려놓고, 천천히 선물을 건넸다.

지휘관은 게임의 설계대로 미소를 지으며 그 선물을 받았다.

이제, 크롬과 지휘관 간의 대화는 더 이상 단말기를 통해 전달할 필요가 없었다.

생일 축하드려요. 지휘관님.

크롬의 말이 끝나는 순간 정각을 알리는 시계 소리가 울렸다.

조용한 밤하늘 아래 크롬과 지휘관은 대기실 안에서 이 순간의 평화를 만끽했다.

그럼, 저는 지휘관님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쁠 것 같아요.

크롬의 얼음처럼 푸른 시선이 예고 없이 인간의 눈길과 마주쳤다.

[player name], 저의 축복과 함께, 밝은 미래로 나아가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