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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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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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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이리스 월블러 소대에 의해 탐색된 도시 중앙 전시관은 원래 각 지역을 기반으로 구축된 건물이었다. 하지만 전시관 내의 대부분 데이터는 세르반테스가 떠나면서 삭제됐다.

전시관 안에 더 이상 가치 있는 정보나 자료가 없음을 확인한 공중 정원은 이 전시관을 컨스텔레이션의 주민들에게 개방해, 인간과 로봇 예술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게 했다.

그리고 낙원 축제가 열리는 동안, 전시관 중앙의 대형 로비는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무대"로 임시 개조됐다.

낙원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날마다, 무대 위에선 로봇이나 인간의 즉흥 공연이 진행됐다. 누구나 미리 신청하기만 하면 무대에 올라 자신의 공연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단연 낙원 축제의 마지막 날에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합동 공연"이었다.

낙원 축제는 예술 협회가 지상 생산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얻어 낸 가장 긴 기간인 15일 동안 지속됐다.

이렇게 계획된 이유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이와 동시에 카레니나에게 공연을 다듬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였다.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녹음실. 10:30 AM.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녹음실. 10:30 AM.

안 돼. 이 장면에서 미소가 너무 형식적이야. 좀 더 임팩트가 있어야 해.

그래. 여기서 양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동작을 추가하는 건 어때? 분명 시선을 사로잡을 거야.

너, 너무 이상하지 않아!? 영상을 보면 많은 공연에서 이런 동작을 취하긴 했지만... 지휘관은 어떻게 생각해? 어색하지 않을까?

봐봐! 분명히 효과가 좋을 거야. 참. 대조적인 효과를 강조하려면, 하트를 하면서 질색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음. 정말로 이런 걸 좋아하는 이가 있을까?

쿨럭. 다른 의견도 있는 거 같은데, "프로듀서"의 생각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에이... 재미없어. 그러면 이 부분의 공연 효과를 다시 설계해 보자.

컨스텔레이션의 임시 주방

11:55PM

컨스텔레이션의 임시 주방. 11:55 PM.

여러분 수고 많으셨어요. 제가 구룡의 전통 음식을 했는데, 괜찮으시다면 따끈따끈할 때 드세요.

정말 고마워. 배고파 죽을 지경이야. 내 말은... 마음 상으로 말이야.

키스크를 위해 특제 배터리도 샀어요. 판매자가 "메이플 시럽 빵" 맛이라고 했는데, 맞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오스카 가게 제품입니까? 그들의 트리클 충전은 정말 특별합니다. 매번 충전할 때마다 여운이 남습니다.

아. 그건 잘게 썬 곱창과 오리 피예요. 구룡의 몇몇 지역에서 이런 걸 곁들여 먹는 쌀국수를 많이 먹어요.

뭐라고!? 그러니까 이건...

왜 그러세요? 입맛에 맞지 않으세요?

이런 재료는 처음 먹어봐! 함영. 혹시 한 그릇 더 줄 수 있어? 제대로 맛을 음미해 보고 싶어.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스튜디오. 4:20 PM.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스튜디오. 4:20 PM.

정말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야 해? 홍보용이라면, 두세 장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필요해. 내부용, 외부용 그리고 포스터용까지 각각 한 세트씩 필요해. 반응이 좋으면, 나중에 사진집도 출판할 수 있을 거야.

사진집!? 그런 건 처음 들어보는데?

사진집 말입니까? 그럼, 선더 스파크도 사진집을 낼 수 있습니까? 주변 모든 로봇에게 하나씩 사게 하고 싶습니다.

키스크. 야망을 좀 크게 품일 순 없어?

정말로 출판된다면, 최종 수익은 협회와 본인이 3 대 7로 나누게 될 거야. 예전 경험으로 봤을 때, 대략 이 정도 벌 수 있었던 거 같은데?

정말!? 이 정도면 정비 부대의 지상 작업장을 모두 새롭게 개조할 수 있겠는데.

정말로 나한테 결정하라고 하지 마!?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녹음실. 2:40 PM.

예술 협회 컨스텔레이션 지부. 녹음실. 2:40 PM.

여러 가지 소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임시로 모인 팀은 낙원 축제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됐다.

두 손을 움켜쥔 카레니나는 불안한 듯 왼발로 바닥에 원을 그리며, 영상을 보고 있는 지휘관을 응시했다.

함영과 키스크는 오늘 각자의 스케줄이 있었다. 아이라는 밀린 업무로 힘들어하던 시카에게 강제로 끌려가 예술 협회의 밀린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다행히 공연의 모든 파트는 다 짠 상태였다. 그리고 최종 결과를 확인하는 임무는 "프로듀서"인 지휘관에게 맡겨졌다.

어때? 조정할 부분이 더 있어?

영상을 다 본 지휘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레니나에게 오케이 신호를 보냈다.

지휘관의 말을 들은 카레니나는 오히려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괜찮은 거야? 내 생각에는 후렴구부터 시작하는 스텝을 좀 더 최적화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문제없는 거겠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아. 이제 좀 안심할 수 있겠어.

아무것도 아니야!

갑자기 가까워진 지휘관 때문에 놀란 카레니나가 황급히 반걸음 물러났다. 그러자 머리 위의 역원 장치가 자극받은 듯 붉게 깜빡거렸다.

내 말은...

내 말은 지휘관은 그동안 즐거웠어?

카레니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멍해 있던 지휘관은 조금씩 정신이 들면서 최근 추억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다행이야.

카레니나가 안심한 듯 가슴에 손을 얹자, 역원 장치도 천천히 내려왔다.

어쨌든 당장은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할 일은 없어. 아이라도 공연 전에는 체력을 아껴야 한다고 말했어.

카레니나는 조용히 기다리며, 자신을 최상의 상태로 조절하려 애썼다.

……

시간도 남는데 밖으로 나가서 신선한 공기 좀 쐬자. 겸사겸사 마지막 날에 어떤 새로운 이벤트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이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듣고 밖을 내다보니, 한 쌍의 젊은 남녀 주위로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청년은 여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고, 놀란 표정을 지은 여성은 부끄러운 듯 얼굴에 홍조를 띠고 있었다.

라비. 나와 결혼해 줄래?

제노. 너...

제대로 된 결혼식을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지만 이 도시, 이 축제에 참여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

오늘 이후 이런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몰라. 그래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어.

청년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은색 반지를 들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내가 이 말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알아?

내 대답은 당연히 "예스"야!

그들은 이내 서로를 꼭 껴안았고, 주변 사람들은 이 연인의 사랑을 확인하며 축복을 보냈다. 몇몇 로봇은 스피커로 <결혼 행진곡>을 재생하기도 했다.

예술 협회를 나선 카레니나는 방금 본 장면이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프러포즈하는 사람이 있다니...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나?

흥. 나도 나쁘다고 한 적 없어.

평생이라니... 길게 들리긴 하는데, 어떤 일은 정말 평생 기억에 남는 거 같아.

고개를 든 카레니나가 손으로 눈부신 햇빛을 가렸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

할 수 있는 거... 정말 다 한 거 맞겠지?

카레니나는 또 다른 고민이 있는 듯,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다 관람객을 중앙 전시관으로 안내하는 표지판 옆에서 자기 모습의 등신대를 발견했다.

포스터가 벌써 완성됐구나. 음. 이렇게 보니까 좀 과장된 거 같은데.

칭찬받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야!

너... 너 뭐 하려고?

근데, 이 인파는 과한 거 같지 않아? 첫날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카레니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바라봤다. 조금 전에 몰려든 군중이 아직 흩어지지 않았다. 카레니나는 처음으로 이 도시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들... 공연 보러 온 건가?

그때, 옆으로 한 모녀가 지나갔다. 엄마는 어떤 보육 구역의 의사처럼 보였고, 여자아이는 일곱, 여덟 살쯤으로 보였다.

아이는 목에 낡았지만, 잘 관리된 카메라를 메고 있었다. 엄마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가끔 앉아서 함께 사진을 찍어줬다.

엄마. 오늘이 축제의 마지막 날인 가요?

응. 오늘 저녁에 아주 큰 공연이 있을 거란다. 그래서 엄청 시끌벅적할 거야.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네 아빠를 위해 예쁜 사진을 많이 찍어주자.

네! 알겠어요. 엄마!

……

엄마. 저기 봐요. 저기 저 언니, 포스터에 있는 그 언니 아니에요?

길가 포스터를 본 여자아이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카레니나를 알아봤다.

어머? 정말이네.

언니. 언니. 사진 한 장 찍어드려도 될까요?

카레니나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여자아이는 벌써 그녀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어? 날 찍겠다고?

안… 안녕하세요. 혹시 사인해 주실 수 있나요?

사인? 잠깐만... 나...

여자아이의 접근이 무슨 도화선을 건드린 것처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카레니나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멋진 옷을 입은 여성

어머! 혹시 그...?

기자처럼 보이는 여성

안녕하세요. 저기...

잠깐만. 다들... 다 같이 몰려들지 말아줄래.

음...

미안. 지나갈게. 잠깐만 비켜줘.

카레니나가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보자, 지휘관은 곧장 앞으로 나서서 그녀와 몰려드는 군중 사이를 가로막았다.

기자처럼 보이는 여성

당신은 누구시죠? 저 여성분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지휘관은 카레니나에게 안심하라는 눈짓을 보낸 뒤, 자신이 상대하겠으니 먼저 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고개를 끄덕인 카레니나는 숨 막히게 만드는 군중 속을 헤쳐나온 뒤 거리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카레니나는 모든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기계 교회

교회 로비

기계 교회. 교회 로비.

"잿빛 탑"의 한 서브 단말기 앞, 오래된 모자를 쓴 로봇이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통해 "잿빛 탑" 내에 끊임없이 흐르는 정보의 바다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그는 "잿빛 탑"에 자신의 전자두뇌에 있는 특징 코드를 인증 한 뒤, 오랜만에 자신의 "잿빛 탑" 계정에 로그인했다.

이것은 그가 거대한 데이터 단말기를 설계할 때 설정해 둔 백도어였으며, 아르카나의 자리에 오른 로봇과 기계 선현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는 아르카나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 백도어는 "잿빛 탑"이 설치한 모든 방화벽과 암호화 프로그램을 우회하여 대부분의 보안 권한을 개방했고, "잿빛 탑"에 저장된 정보를 추출하거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계 교회 네트워크에 접속한 로봇들이 거리를 뛰어넘어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채팅방이라는 작은 추가 기능도 포함돼 있었다.

세르반테스는 바로 이 기능을 통해, 외지에서 방랑하는 수십 년 동안 교회 동료들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르반테스는 스승의 유산인 컨스텔레이션의 옛터에 도착한 뒤, 그 도시에 "잿빛 탑"과 연산 능력을 공유할 수 있는 서브 단말기를 설치했다.

이건 세르반테스가 컨스텔레이션에 남은 각성 로봇 동포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남겨 놓은 보험이었다.

세르반테스는 서브 단말기의 관리 권한을 둘시네아에게 맡겼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 밖 공터에서 음속을 뚫는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건 기계 선현의 탈것인 "파워"의 착륙을 알리는 소리였다.

잠시 후, 체형이 작고 회색 머리를 가진 소녀가 기계 교회의 대문을 밀고 들어왔다. 그러고는 "잿빛 탑" 앞에 서 있는 세르반테스에게 웃으며 달려와 인사를 건넸다.

세르반테스. 내가 왔어! 네가 다른 이에게 부탁해서 보낸 물건도 받았어!

어서 오세요. 선현님. 방금 "여제"한테서 얘기 들었어요. 선현님과 함께 돌아오지 않았나요?

아니. 여제 말로는 계속 "출장" 가야 한다고 했어. 이참에 나나미도 같이 도와주고 싶었지만, 일단은 돌아오기로 했어.

"세계 공용 장난감 회사"...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그녀가 정말로 이익을 내본 적이 있나요? 그녀가 보내온 메시지는 대부분 "나 또 망했다!" 같은 소식들뿐이었어요.

나나미는 여제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어. 나나미가 소장한 섀도 전 세대 콘솔 세트의 가치를 알아보는 건 여제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 여제가 회사 이름으로 큰 행사를 열지 않았어?

그것도 컨스텔레이션에서요. 오랫동안 숨겼는데 결국엔 여제 뜻대로 됐네요. 전 분명 그녀에게 둘시네아를 데려가고 서브 단말기의 비밀 열쇠를 선현님께 전해달라고만 부탁했어요.

한가한 시간에 했던 통신에서 둘시네아는 세르반테스에게 컨스텔레이션 밖의 세계를 보고 싶다고 말하며, 예전의 세르반테스처럼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싶다고 했다.

세르반테스는 둘시네아의 생각에 다소 놀라긴 했지만, 결국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따르도록 격려해 줬다.

그래서 세르반테스는 밖을 떠돌아다니는 "여제"에게 컨스텔레이션을 지날 때 둘시네아를 데려가도록 했고, 잿빛 탑의 서브 단말기에 접근할 수 있는 임시 관리 권한을 회수하여 나나미에게 넘겨주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여제"는 이 기회를 이용해 컨스텔레이션에서 "낙원 축제"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여제는 그 도시에 테마파크를 짓고 싶다고 계속 말했어요. 이번에도 그녀의 바람대로 이뤄진 셈이네요. 다만 구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네요.

괜찮아. 함영도 거기 갔잖아? 도시 내에 있는 친구들 좀 봐달라고 부탁했어.

함영은 세심하고 꼼꼼하게 처리할 테니까 그녀라면 안심되네요.

세르반테스와 "여제"는 어떻게 보면 "앙숙"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교회에서 평소 겸손하고 예의 바른 세르반테스가 누군가와 큰 소리로 다툰다면, 그 상대는 반드시 "여제"일 것이다.

아마도 "예술가"와 "기업가"는 천생 앙숙 관계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세르반테스도 정말 어쩔 수 없어서 여제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낙원 축제"... 제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좀 그런데요. 그녀는 왜 이런 일에 집착하는 걸까요?

잠시 잠깐만 존재하는 "기쁨"이 로봇이나 인간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음... 세르반테스. 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 매일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전자 부품도 더 빨리 노화된다고!

그런 말을 자주 듣는 것 같아요. 선현님. 죄송하지만 제 궁금증을 풀어 주실 수 있을까요?

세르반테스는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컨스텔레이션에서 돌아온 후 자신을 재정비하려고 노력했지만, 과거의 사고방식이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나미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 안 해! 꼭 필요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나?

나나미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만... 아마 네가 말한 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 근데 매일 시간을 내서 게임을 하는 게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모두가 계속 긴장한 상태로 있으면, 로봇이든 인간이든 결국 견딜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이런 무대가 필요한 거야. 모두가 평소에는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말이야.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어. 그럼, 너무 아쉽지 않아?

즐거움은 잠깐일지 몰라도, 추억은 평생 간직할 수 있어. 어릴 때 엄마 아빠가 놀이공원에 데려가 준 일을 나나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음... "여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진 일단 둘째치고, 나도 교회의 모두에게 이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그렇군요.

어쨌든 난 모두에게 알리러 갈 테니, 통신 장치 설치는 세르반테스한테 부탁해도 될까?

당연하죠.

세르반테스는 활기찬 발걸음으로 교회 로비를 떠나는 소녀를 바라본 뒤, 다시 "잿빛 탑"에 집중했다.

"여제"가 채팅방 상단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고정한 카운트다운 메시지가 낙원 축제의 가장 성대한 공연 시작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