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희망의 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인간이 불의 사용법을 배울 때

>

마차 바퀴가 삐걱거리며 울퉁불퉁한 길을 달렸다.

바위를 만나 흔들림이 생기자, 마차 안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어서 더욱 시끄러운 장난 소리가 들렸다.

대장. 조금만 더 옆으로 갈 수 없어?

옆으로 더 가면 반즈를 밀어내게 될 거야. 게다가 지휘관님께서 움직일 공간을 남겨둬야 해.

원래 좁았던 마차 안은 두 개 소대뿐만 아니라 소피아, 창위의 존재로 더욱 붐비게 됐다.

그렇게 어린이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물자가 가득 담긴 상자를 계단 삼아 여러 자세로 그 안의 공간을 활용해야만 했다.

카무이와 크롬은 마차 뒤쪽에 자리를 잡았고, 그 바깥쪽에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마차 끝에 묶여 있는 반즈가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괴하게 구부린 상태로 마차에 기대어 편안하게 있으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의 시선은 초원을 넘어 용사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마차 지붕 위에 앉은 카무는 경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피아는 마지막 남은 금화 상자를 껴안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물자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켰다. 그리고 창위는 앞쪽에서 마차를 몰았다.

지휘관은...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작아진 몸으로 일행의 "포위망"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펑!

맑은소리와 함께 마차가 옆으로 갑자기 기울어졌다.

일행

와아아!

한바탕 소란스러운 소음이 끝난 후, 상황이 마침내 안정됐다. 창위가 언제나처럼 밖으로 나가 마차를 점검했다.

마차 바퀴가 또 망가졌어.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내가 좀 강화해 볼게.

다들 마차 밖으로 나와.

창위의 말을 듣고 일행은 차례로 마차에서 내려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음. 마차를 한 대가 사는 게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노출 위험도가 증가할 거예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 편은 점점 늘어나는데 마법사는 여전히 혼자네요.

그분 경험이 꽤 풍부한 것 같아요. 혼자서 움직이는 게 그분 스타일에 더 맞을지도 몰라요.

장기간 추적 작전을 통해 떠돌이 마법사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일행은 떠돌이 마법사가 과거 용사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아이라가 설정한 신의 계시와 같은 임무를 제외하고 떠돌이 마법사는 여태까지의 모든 어려움을 혼자서 해결했다.

하지만... 곧 하곡성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그곳엔 위험한 유적이 용사의 탐색을 기다리고 있었다. 떠돌이 마법사는 정말로 동료를 모으지 않으려는 걸까?

일 년 전, 지휘관 일행을 만났던 기사, 여자 신의 사수, 대장장이 노인...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떠돌이 마법사가 용들의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는 걸 알고 있을까?

……

뭐라고? 혼자서 그 유적에 모험하러 가려고 한다고?

장난해? 생각이라는 게 있으면, 차라리 옥상에서 좋은 자리나 찾지 그래?

하곡성 안에서 지휘관 일행은 이 도시에서 주둔하고 있던 테디베어와 카레니나를 찾아냈다.

우리가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떠돌이 마법사는 동료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래요.

하? 그럼, 고용하는 건 어때?

용사급 유적 탐험이라서요. 돈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무법자들뿐일 거예요.

쳇... 정말 귀찮게 됐군.

나와 대장이 그 장소에 대해 알아봤어. 수직 구조라고는 하지만 위험도는 복잡하게 얽힌 미로 못지않아. 지하 1층만 해도 부서진 해골로 이루어진 해골 드래곤을 볼 수 있어.

그 녀석의 속성이라면 엘리트 모험가 한 명과 맞서 싸워도 문제없어. 그런 몬스터는 유적 깊숙한 곳에 한 무리 정도가 있거든.

테디베어와 정보를 교환한 후, 일행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하면 신분을 숨긴 채, 용사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그럼, 우리가 먼저 나서서 유적 안의 위협을 제거해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리, 거기에 있는 몬스터 수가 적지 않아. 내 게임 경험으로 봤을 때, 이번 던전에 몬스터 무리를 많이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아.

현재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전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곳의 몬스터를 단시간 내에 다 처리하기는 무리야.

지난번 최종 결전에 참여한 건 그레이 레이븐 소대뿐이었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만이 최종 결전의 보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다른 대원들의 캐릭터 능력치는 그렇게 높지 않아요.

……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저와 대장이 계획 하나를 준비한 게 있는데, 이론적으로 가능하긴 해요.

테디베어는 대답하지 않고, 지하실로 통하는 나무문을 열고 일행을 지하실 안으로 안내했다.

넓은 공간에 작은 원통형 물체들이 촘촘히 쌓여 있었고, 공기 중에는 화약 냄새가 가득했다.

카레니나는 제작대 옆에 서서 두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동일한 물건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었다.

……

……

카레니나는 지휘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듯,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작업을 계속했다.

더 이상 부르지 않아도 돼요. 카레니나는 여기에 없어요. 그러니까요. 그녀 자체가 여기에 없어요.

테디베어가 앞으로 걸어가 카레니나의 볼을 검지로 쿡 찔렀다. 하지만 카레니나는 약간 기울어졌다가 다음 순간 오뚜기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더 많은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장은 계속 아이템 만드는 게 지루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게임 속 캐릭터가 자동으로 생산하도록 스크립트를 짜줬어요.

카레니나 본인은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어쨌든 조종은 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말을 마친 테디베어가 카레니나를 몇 번 더 찔러 자기 말을 증명했다.

하지만, 고속 생산은 오래가지 못했다.

카레니나의 게임 캐릭터가 조금씩 투명해지더니, 아이템 하나를 완성한 후 완전히 사라졌다.

[유저 카레니나. 스크립트 사용이 감지되어 계정이 정지됐습니다.]

……

아이라가 너희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까먹었네.

맞아. 테디베어. 이번엔 유저 간 경쟁 요소가 없긴 하지만,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이용하는 건 안 돼.

오프라인 자동 생산 스크립트도 안 되는 거야?

안 돼. 최종적으론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어질 건데, 오뚜기 같은 카레니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해?

칫...

???

테디베어!

마침내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 뒤, 카레니나가 지하실의 큰 문을 힘껏 밀쳐 열고 일행 앞에 나타났다.

풉...

왜 웃는 거야?!

이게 무슨 닉네임이야?

어떤 닉네임을 쓸 수 있겠어? 원래 캐릭터와 겹치지 않게 하려면 키보드에서 아무 글자나 쳐야 하잖아!

알았어. 알았다고. 카레니나asd 대장.

말 돌리지 마. 내 캐릭터는 왜 잠겼어? 스크립트에 문제없다고 했잖아?

사고가 좀 있었어. 지휘관이 아이라를 여기로 데려왔거든.

그런데, 네 새 캐릭터 꽤 괜찮은 거 같은데?

괜찮다니! 캐릭터 레벨도 다시 올려야 하고, 계획은 어떻게... 응? 지휘관, 너희도 여기 있어?

음. 테.디.베.어!

아이고. 걱정하지 마. 새 캐릭터 만든 것뿐이잖아. 앞으로 게임 진행하는 동안 내가 지켜줄게.

카레니나asd 대장.

이건 공평하지 않아! 아이라. 이건 테디베어가 부추긴 거야. 그녀의 계정도 잠겨야 해!

내 캐릭터는 스크립트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에 의해 차단되지 않을 거야.

어쩔 수 없잖아. 네 캐릭터 레벨을 올려볼 방법을 찾아보자. 이제 가서...

테디베어는 계획을 설명하면서 만들어진 아이템의 수를 세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 게임 캐릭터가 점점 투명해진다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총 999개야. 이제 더 만들 필요가 없을 거 같아.

음? 너희들도 의견을 내봐.

말을 마치기도 전에, 테디베어의 게임 캐릭터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유저 테디베어. 게임 규칙 위반 행위가 감지되어 계정이 차단됐습니다.]

일행

……

흥흥. 내 예상이 맞다면...

카레니나가 고개를 돌려 지하실 문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또 다른 테디베어가 거기에 서 있었다.

……

테디베어123? 빨리 왔네?

한 가지를 잊고 있었어. 감시의 역할이라는 게 이런 건데 말이야.

헤헤. 이해했다니 다행이네. 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상의했어야지.

걱정 마세요. 지휘관님. 우리 방안에는 그렇게 높은 전투력이 필요하지 않아요.

테디베어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아이템들을 주운 뒤 불빛 아래에서 보여줬다. 그제야 일행은 그것이 심지가 달린 폭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지하실에는 이런 것들로 가득 차 있어요.

……

콰아앙!!

그날 밤, 거대한 폭발 소리가 온 도시에 울려 퍼졌다.

조사를 나간 초병의 보고에 따르면, 위험하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처럼 연이은 폭발 후 잿더미만 유적에 남았다고 했다.

사건 이후, 아이라는 그 유적을 단순한 수직 구조로 디자인한 것을 매우 후회했다.

그녀는 일행에게 심연의 여정을 선사하고자 했으나, 현대 지식을 갖춘 정비 부대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곳은 화력 집중하기 좋은 특별한 무덤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