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희망의 꿈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오랜 친구"

>

그러니까...

겨우 도시에 도착한 일행은 도시 중심에서 기다리고 있던 창위를 만났다.

창위는 소피아와 함께 공중 정원에 들른 아딜레 연맹의 일원으로서 이번 게임에 참여하게 됐다.

소피아가 목적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둘이 함께 하면 더 많은 홍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지금 저한테 게임에 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 카드는 길가는 상인들을 터는 암살자 역할밖에 없어요.

머리를 긁적인 창위는 이런 형식의 롤플레잉 게임에 처음 참여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현재 상황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니까... 지금 너희들 모두 어린아이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음... 아마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결과에 익숙해지지 못한 탓일 거야. 지금 지휘관을 보면 계속 이상한 충동이 들어.

그냥 내가 직접 보여주는 게 낫겠지?

말을 마친 창위가 지휘관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

공중에 떠 있는 손을 거둔 창위는 다소 아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기에도 귀여운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이 드는 그런 상태 말이야.

음음. 착하지. 착해~

창위는 지휘관의 머리 위에서 마음대로 손을 움직이며 큰형님 역할에 몰입하는 듯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가 창위와 함께 행동해도 의심받지 않겠네요.

씁... 그럴 거야. 혹시 예전에 함께 다닐 때 누군가 의심한 적이 있어?

공중에서 떨어졌냐고? 오. 태어난 방식을 말하는 거구나.

내가 처음으로 너희들과 함께 롤플레잉 게임을 하게 됐기 때문에 내 캐릭터 카드는 새것이야. 그래서 태어난 방식도 조금 달라.

소피아는 내 초기 자금을 전부 가지고 시장에 무언가를 보러 갔어.

지금쯤이면 아딜레의 지식을 활용해서 크게 돈을 벌고 있을 거야.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춘 창위는 그레이 레이븐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휘관, 그레이 레이븐 소대 너희들...

지금 [아무것도 없는] 출생 도전을 하는 거야?

창위가 본 대로, 지금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자원은 각자가 입은 옷 외에 머리카락에서 떼어낸 게 한 마리와 리의 허리에 찬 거대한 소라 껍데기뿐이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말도 너무 소박한 표현이었다.

맞아요. 저도 이게 궁금했어요. 콘솔. 관련 사항을 조회해 줘요.

아이라

콘솔이 수리 중이야. 잠시 후 다시 이용해 줘.

쳇... 보세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우린 어떻게 모험을 시작해야 해?

예를 들면?

엄청나게 웅장한 조각상 네 개가 정오의 햇빛 아래 우뚝 서 있었다.

거리가 조금 있었지만, 대가의 손길에서 나왔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섬세하게 조합된 색상과 함께,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알았어. 좀 자기 위로 같기는 하지만...

그럼, 여기서 소피아를 기다리자. 게다가 용사의 행렬도 곧 지나갈 거야.

용사요?

행렬이요?

하지만 우리 모두 여기 있는 게 아니었나요?

응? 공고판에서 본 건데, 새로운 용사가 나타났다고 해. 그래서 용들의 고향에 가서 시듦 사건을 해결할 거래.

그레이 레이븐 일행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마지막으로 모험을 떠났을 때, 바로 자신들이 용사라는 이름을 부여받았고, 용들의 고향으로부터 [고대의 트라이앵글]을 회수하는 임무를 맡았었다.

혹시 지금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일까? 자신들이 용사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라가 전에 말했었잖아요. 같은 설정을 두 번 사용하지 않는다고요.

다른 소대의 대원이 용사를 맡은 걸까요?

아니요. 아이라가 말한 새로운 설정은 단순히 캐릭터를 바꾸는 정도는 아닐 거예요.

당당당당. 리와 지휘관의 추측이 맞았어.

이번엔 공중 정원의 대원들이 용사를 맡지 않을 거야. 대신 게임 속 오랜 친구가 나서게 될 거야.

새로운 용사의 등장을 환영해 줘.

거리 저편에서 구경꾼들이 모이면서 음악 소리도 조금씩 또렷해졌다.

꽃길이 깔리고, 북과 징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환호하는 인파 속에 개방된 마차 한 대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엄숙하게 앉아 있는 용사는 군중에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모습이 매우 안정적이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게는 그 용사가 너무나도 익숙했다.

지휘관님. 제 눈이 잘못된 건 아니죠? 확인해 보고 싶어요.

그 사람이 분명해요.

이게 뭐죠. 시각을 교란하는 마법인가요? 저기 앉아 있는 게 고향의 수호자라고 믿고 싶네요.

과거의 경험들이 영화처럼 펼쳐지며 눈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속임수를 썼고, 그레이 레이븐이 작아진 틈을 타서 현상금을 몰래 챙겼다.

그러고 나서 복장을 바꾸고, 이름 없는 현자라는 칭호를 만들어낸 뒤 그레이 레이븐을 도와 용사의 임무를 완수했었다.

무슨 사기 중개인 같은 소리죠! 전 용사를 소환해 도움을 주는 현자라고요. 남을 속이지 않아요!

신이시여, 전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섬광 마법!

이 사람을 알아?

네. 저희가 마지막으로 모험을 떠났을 때 만났던 사람이에요. 우리를 감쪽같이 속인 사기꾼이었죠.

일 년 만에 보는 건데, 이제 용사 자리까지 속여서 차지했네요.

그의 자세에서 이상한 게 느껴지지 않나요?

조사 한다면, 난 반대하지는 않을게.

다만 내가 공고판에서 본 초상화로 판단했을 때, 이 녀석은 진짜 용사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