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백일몽 속의 순회 / Story
비앙카 대장님. 여기 대장님 고향과 가까운 곳이죠?
네. 여기는 제가 잘 아는 곳이에요. 북쪽으로 쭉 가면 제가 자란 예배당이 있어요.
음~ 이참에 잠깐 들러보는 건 어때요?
들른다고요?
그 예배당 말이에요. 가까운 거 아니었어요?
…………
예배당 방향을 바라본 비앙카는 반복적으로 꿨던 "꿈"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꿈속에서도 비앙카는 지금처럼 고향에 돌아왔었다. 하지만 믿었던 대원 중에 나타난 배신자가 모두를 눈보라와 침식체의 파도 속에 몰아넣었다.
비앙카와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겠다고 맹세했던 대원들이 하나둘씩 쓰러질 때까지 전투는 오래 지속됐었다.
지원 요청도 했지만 매번 대원들이 지원하러 오는 길에 예기치 못한 사고들이 발생했다.
결국 옆에 남은 유일한 도움을 청하던 소리조차도 침식체의 날카로운 소리로 변해버렸다.
눈 덮인 광야 위에 선 비앙카는 쥐고 있던 화살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함께 싸워왔던 구조체의 가슴을 겨냥했다. 그리고 그 화살은 구조체에게 마지막 안식을 줬다.
한때는 대원이었던 침식체를 보낸 뒤, 비앙카도 모든 힘을 소진하고 침식체의 일원이 돼버렸다.
끝없는 순백의 세계 아래, 침식체를 쫓던 눈이 잔해 위에 내리고 쌓여 하얀 심연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미 말로에 접어들었음에도 침식체인 비앙카는 여전히 고향의 예배당 안을 배회하고 있었다. 눈보라 속의 날카로운 소리는 몇 번이고 과거를 향해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아, 이렇게 피곤한 것에 비해 수확이 너무 없네요.
가뿐히 수송차에서 내린 레이난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 기지개를 켰다.
조사 지점이 아직 하나 더 남았어요. 마지막이 되기 전까진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요.
비앙카 대장! 레이난! 드디어 왔군!
상황이 어떤가요?
난민 쪽은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많은 신자가 그들이 수용됐던 거점에서 도망쳤어.
그들 대부분은 미쳤어. 미신에 눈이 멀어서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규칙들을 지키지 않으면 난동을 부린다니까.
게다가 가뜩이나 식량도 적은데, 일부를 신한테 공물로 바쳐야 한대. 내가 봐도 지긋지긋한데 그들과 교류가 빈번한 망각자나 일반 거점의 직원들은 오죽하겠어.
대장. 이건 저번에도 했던 말이지만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어. 구조할 가치가 없는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두자.
저도 다시 한번 대답할게요. 그들은 구할 가치가 있어요.
이 재난은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무너뜨렸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준다면, 좋아질 수 있어요.
우리가 줄 수 있는 "적절한 도움"이 그렇게 많지 않잖아? 우린 자신도 도울 수 없는데.
우선 집행 부대 쪽의 배신 관련 사건부터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집행 부대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잖아!
구조체 병사는 답답한 듯 "집행 부대"를 두 번이나 강조했다.
그건 지금 해결하고 있는 문제들이에요.
적음신계의 사건은 배신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이미 잡은 배신자 외에 지난번 회수 임무 보고에서 또 다른 정화 부대 대원의 흔적이 발견됐어요.
네? 정화 부대에서 또 배신자가 나왔나요?
누가 그래? 믿을 만한 정보야?
어떤 멤버들의 신분은 공개되면 안 된다는 걸 당신들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쳇...
적어도 이번 임무에 관련된 정보는 우리에게 말해줘야 할 거 아니야.
적음신계, 배신자, 승격자외에도 겨울 계획과 관련된 일부 단서를 파악했어요.
겨울 계획??
가로챈 정보에 의하면, 공중 정원 내부에 승격자와 연락을 주고받는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이것도 "비밀 요원"이 보내온 정보예요?
맞아요. 이 조사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이젠 막을 내릴 때가 됐어요.
지난번 사고 현장으로 가죠. 더 많은 정보는 근원 추적 장치로 얻어야 해요.
모두가 말없이 멀지 않은 폐허를 향하는 가운데 레이난만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겨울 계획과 관련이...
일부 배신자들이 요구에 따라 신도 중 일부를 겨울 계획 연구원에게 넘겨줬어요. 그리고 그 연구원들은 전부터 승격자와 연결이 돼 있었죠.
그들도 무슨 특화 기체의 개선을 위해 승격자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려고 하는 거 아냐?
그게 다라면...
그리고 또 뭐가 있나요?
곧 알게 될 거예요.
손을 든 비앙카가 지팡이검으로 근원 추적 장치를 두드리자, 장치에서 희미한 빛을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