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씨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일행은 다시 성벽의 외곽으로 돌아갔다.
아이라의 말에 따르면, 모두 도시나 마을로 돌아가, 자신의 용사 신분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지휘관님, 용사는 자신의 사명을 다한 후, 무엇을 해야 하는 건가요?
용사는 이 모험이 지금까지 없었던 것처럼, 결국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열쇠를 꺼내, 긴 시간 동안 닫혀 있던 대문을 열 것이다.
혹은 동료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우리도 그런 날이 올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끝났어?
베라가 이끄는 케르베로스 소대는 오래 기다렸다는 듯, 그늘에서 빠져나와 그레이 레이븐 소대 앞에 섰다.
미리 말씀드리죠. 메인 임무는 이미 끝났어요.
그럼, 해산해도 된다는 뜻인가?
죄송해요. 베라 아가씨. 우린 케르베로스 소대도 게임에 들어온 줄 몰랐어요. 그래서...
네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
베라가 장검의 칼끝을 이쪽으로 겨눴다.
난 너희들한테 보물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야.
용들의 고향은 빈 껍데기뿐이었어요.
금화는?
임무 보상은?
그럼, 너희들은 뭘 얻은 거야?
그레이 레이븐 소대 전원은 서로 눈을 마주친 뒤, 미소를 지은 채, 대답하지 않았다.
됐어. 이렇게 된 이상, 바로 전투를 시작하지.
하지만, 베라 아가씨, 용들의 고향의 의뢰는 이미 끝났어요.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어요.
케르베로스 소대는 의뢰 같은 걸 받아 본 적이 없어.
임무를 완료하는 것보다, 용사 소대를 처치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잠깐!
베라와 대원이 공격하려는 그때, 익숙한 그림자가 그레이 레이븐의 앞을 막아섰다.
이 세계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전직 용사 마법사와 그의 동료들이었다.
마법사 씨!
전직 용사로서,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둘 수 없죠.
전 그들의 동료니까요.
난 또 누구라고, 네 녀석이었구나.
내가 너와 단둘이 결판을 낼까 봐,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끌어들인 건 아니겠지?
……
어, 어쨌든, 용사들을 해치고 싶은 거라면, 제 동료들을 먼저 상대하시죠.
그러니까, 왜 아직도 업보가 오지 않은 거야?
기사는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방패를 치켜들고는 가장 앞에 나섰다.
저도 있어요.
떠돌이 마법사 일행만 이곳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남은 원정군 멤버가 군마를 타고, 케르베로스 소대의 후방에 왔다.
승마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어요. 시뮬레이션 화면으로 보기만 해도 정말 어지럽네요.
시몬 지휘관님이네요. 블랙 램 소대도 이 세계에 있었어요.
근데 시몬 지휘관님의 상태창에는 빨간 글자가 왜 이렇게 많은 건가요?
괜찮아요. 대성공만 계속 나온다면, 전 죽지 않을 거예요.
죽는다 해도, 높은 확률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거예요. (대장님이 전사하면, 보고서는 누가 쓰지?)
어쨌든 죽지도 않고, 우리 뒤를 쫓아다녔네. 그 끈기는 내가 인정해.
하지만 막을 내려야 할 때가 됐어, 안 그래?
녹티스가 두 주먹을 부딪치고는, 블랙 램 소대의 앞을 가로막았다.
21호는 보조 기계를 소환해, 기사 뒤에 있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바라봤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네?
용사 여러분과 저기 있는 분들과 잘 알고 있는 거 같은데, 서로 어떤 관계인가요?
말하자면 조금 복잡해요.
하지만 사실 이해하기는 쉬워요.
???
그러자 전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어요.
몇 년 만에, 마법과 폭발로 인해, 용들의 고향은 다시 한번 떠들썩해졌어요.
용사는 동료들과 함께, 미래를 향해 계속 나아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