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을 떠난 후, 용사의 기록에 있는 손으로 그린 지도를 따라, 일행은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었던 구역에 들어갔다.
리는 용사의 기록을 펴서 봤다. 내용은 다소 복잡했지만, [완벽한 밧줄]에 대한 정보는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용사의 기록에는 무한한 경계의 패자, 날개를 가진 보스, 신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독립의 이상을 개척한 자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왠지 최종 보스에 대한 설명 같은데. 아이라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썼을까?
"무명 무관의 욕심에 눈이 먼 자들은 필시 폭풍 속에서 길을 잃을 것이다." 라고도 적혀있어요.
무명 무관이라, 우리가 수집해야 하는 어떤 사물인가요?
여기서 말하는 이름과 관은 칭호를 의미하는 것 같으니까, 계급 표에서 가장 높은 계급이 필요한 거 아닐까?
"폭풍 속에서 길을 잃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관련된 기상 상황은 정찰하지 못했어. 그럼, 걸맞은 칭호 없이는, 전투에서 엄청 불리한 상태가 된다는 거잖아.
짜자잔!
활짝 미소를 짓는 카무이가 자기 머리 위를 가리켰다. 그곳은 왕성에서 움직일 때부터,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었다.
날아다니는 잔치국수 괴물교의 교주...
다른 사람과 교섭할 때 쓰려고 했던 건데, 여기서 사용하게 될 줄이야.
내가 지금 날아다니는 잔치국수 괴물교의 최상급 칭호를 갖고 있잖아. 그럼, 너희들이 내 신자가 된다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적용될 거야.
어느새, 일행들이 계단 앞에 와 있었다.
망설임 같은 건 없는 모습의 카무가 과감하게 맨 앞에 나섰고, 그 뒤를 이어 카무이, 크롬, 그리고 루시아가 서 있었다.
모두는 계단을 올라, 넓은 플랫폼에 들어섰다. 뒤에 있는 문은 소대를 지키는 보초병처럼, 퇴로를 완전히 가로막고 있었다.
"질풍이 휘몰아치고, 차가운 격노가 무례한 도적을 꾸짖는다. 끝없이 펼쳐진 구름에는 수많은 욕망이 산산이 조각 나, 부서진 몸뚱이와 함께, 대지의 황량으로 되돌아갔다."
"이곳은 썩지 않고, 하늘의 광풍은 멈추지 않는다. 이곳에 영원이란 없고, 구속받지 않은 날개는 그의 묘비를 스스로 포기할 것이다."
"독수리가 하늘을 나니, 당신들의 앞에 서 있는 것은 하늘의 패자이다."
……
음, 놀랍지 않은 건가요?
아니요. 충분히 감탄했어요. 고마워요.
DM, 관련 없는 인원의 외모를 모델로 사용하지 말아 줄래.
관련 있어요. 관련 있다고요. 본인이에요. 본인!
세리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죠?
제가 바로 보스니까요! 보스!
용사로 파티에 가입시키려고 했는데, 아이라가 "하늘의 패자 세리카"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너무 배경과 맞지 않아서, 결국 용사 팀에는 넣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디 보자. 콘솔 활성화. "하늘의 패자 세리카" 캐릭터 카드 수치 조회.
음, 전부 다 가장 높은 속성이네. 마왕을 보호하려고, 아이라가 이렇게 한 거 같아.
자신보다 높은 속성의 생물을 초보 마을에서 태어나게는 할 수는 없으니, 마왕이 깨어날 수 없었던 거야.
용사가 그만큼 강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을 만큼의 용사라...
결론적으로, 전 보스가 돼서 이곳을 지킬 수밖에 없어요.
세리카는 눈을 깜빡거리자, 화려한 글씨체로 이루어진 "하늘의 패자 세리카"가 모두의 시야에 나타났다.
전투태세를 갖춰. 즐거운 전투가 될 거 같군. 세리카, 무기를 뽑지 않을 거야?
세리카는 고개를 젓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세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 여러분을 야근시킬 근사한 방법들을 많이 생각해 왔어요.
이번만큼은 전투에서 질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