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님, 우리 이제 어디로 갈까요?
네, 지휘관님과 산책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럼, 이 근처를 산책할까요?
둘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뒤 의자에서 조그맣게 웅크리고 있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방금 리브의 동화를 듣던 한 여자아이였다.
의자에 엎드려 잠이 든 그 애는 의자 팔걸이에 얼굴이 배겨서 붉은 자국이 나타나도 단잠에서 깨지 않으려고 했다.
음.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혼자였어요. 곁에는 가족도 없었고, 친구들도 없었어요.
여자아이가 베고 있는 의자 팔걸이를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두드리자, 지친 "고양이"가 소리를 듣더니 가볍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켰다.
눈을 뜬 여자아이는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눈앞의 낯선 사람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누구... 세요?
어? 방금 로봇 춤추던... 그리고 선녀 언니!
리브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어나세요. 이렇게 의자에서 자면 감기 걸려요.
의자 팔걸이를 베고 있던 지친 "고양이"는 소리를 듣고, 가볍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켰다.
어, 선녀 언니예요!
이 사람은... 어? 방금 로봇 춤추셨던...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엄마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요. 제가 싫어진 걸까요?
이 말에 리브는 우울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봤고,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듯했다.
아이들이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든 없든 간에, 보육 구역에 남아 있는 대부분은 부모를 잃었다.
이 아이도 예외는 아닐 것이었다.
다만, 누가 이 아이의 유일한 기대를 깨뜨릴 수 있을까?
제 이름은 아이리예요.
아이리, 친구랑 같이 놀러 갈래요?
…………
여자아이는 머뭇거리며, 멀리 있는 사람들을 봤다.
여기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도 돌아오지 않았고요.
그래도 돼요?
아이의 시무룩하던 두 눈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 애는 누군가가 자신을 초대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듯했다.
당연하죠. 우리도 이벤트에 참가하러 가던 길이었어요.
아, 혹시 별의 조각을 수집하는 그 이벤트인가요?
저 그거 알아요. 경기에 참여하기만 해도, 아모한테 가면 별의 조각을 받을 수 있어요.
네~
어느 경기부터 참가할까요?
우리 저거 한번 해보면 어때요?
그 애는 전시관 옆의 트랙을 가리켰다.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의 발목을 묶은 다음, 함께 빠르게 뛰면 되는 건가요?
키 차이를 고려하면 그럴 수 있지만, 우리가 아이리한테 맞추면 될 것 같아요.
아이리, 리브와 함께 트랙 앞으로 갔다.
자신과 아이리를 묶은 끈을 다시 한번 조절했다. 아이리를 묶은 끈은 발목에 있었지만, 자기 쪽은 종아리 높이까지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과 리브가 아이리를 안아 올리면, 두 발을 공중에 띄운 상태로 결승점에 데려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하면 보폭 차이 때문에 걸려 넘어지는 걸 피할 수 있었다.
네.
리브와 좌우에서 동시에 아이리를 안았다. 두 사람의 팔이 서로 지탱하면서 든든한 안전감을 형성했다.
네~!
준비됐습니까? 준비, 출발!
"하나, 둘, 하나, 둘..."
"하나둘, 하나둘..."
"핫둘, 핫둘, 핫둘..."
앗!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아이리가 큰 소리를 내며 넘어지자, 연이어 리브도 넘어졌다.
죄, 죄송해요.
지휘관님?! 괜찮으세요?
죄송해요. 제가 또...
축하드립니다.
마지막에 넘어지시긴 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셨습니다. 그리고...
스태프는 시간이 기록된 기록판을 봤다.
아이가 포함된 3인조의 기록 중 가장 빨랐기 때문에 1등 상품을 드리겠습니다.
아이를 포함한 3인조를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
스태프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아이리와 같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등 상품은 사탕 초콜릿 선물세트입니다. 꼭 받아 가십시오.
초콜릿...
아이리는 초콜릿을 안 좋아해요?
여자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좋아해요. 제가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건 감사해요. 하지만...
아이리의 시선은 다른 대회에서 참가상으로 주는 밀짚으로 만든 팔찌에 고정되어 있었다.
네. 예전에 엄마가 하나 만들어 줬었는데, 비를 많이 맞아서 망가졌어요.
그럼 다른 이벤트에 참가하고, 참가상 받을까요?
정말요? 너무 번거롭지 않을까요?
그래도 될까요? 지휘관님.
네. 아이리, 우리 같이 가요.
지, 지휘관님...
리브는 고개를 숙였고, 약간 쑥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