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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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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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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다시 모였을 때 모두들 다양한 공예품을 손에 들고 있었다.

어디 봐봐... 정말 대단해!

좋아. 예선 통과하는데는 별 문제없을 거야. 자, 이쪽으로 와.

자신의 공예품을 제출하면 VIP 입장권을 가질 수 있어.

이제 로봇들의 공연을 보러 갈 수 있겠어.

공연이라...

맞아~ 데이터 자료 속에만 남기엔 너무 아까운 예술도 있어. 그것들을 다시 재현하는 것도 구룡의 사명이거든.

거기다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더 많이 끌 수 있으니까. 어때? 나 똑똑하지?

세 사람의 안내를 받아 예선 무대에 도착했고, 공예품으로 VIP 입장권을 교환했다.

무사히 예선을 통과하다니 정말 너무 다행이에요.

문제 없을 거라 했잖아.

네 사람은 입장권을 머신 위에 올려놓았다. 눈앞의 광막은 눈 녹듯이 사라지더니 형형색색의 빛이 밝히고 있는 무대가 나타났다.

무대 정중앙, 로봇이 나무로 된 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마침 잘 왔어. 이제 곧 시작할 거야.

이게 뭐죠?

물레야. 자료에 따르면 이걸로 실을 짜낸다고 해.

옛날 사람들은 가는 실을 가지고 저걸 이용해서 천을 짰어.

음악에 따라 실을 짜던 배우 기계들이 일어나더니, 비슷한 차림의 배우 기계들을 따라 구름과 안개를 투영된 계단에 올랐다. 주위의 경치도 이에 따라 호수로 바뀌었다.

무대 옆에 사람들이 점차 모이기 시작했다. 관객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지만 모두들 조용하게 무대 위에 있는 배우 기계들에게 집중했다.

실을 짜던 로봇은 허름한 차림의 배우 기계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번개와 비가 가로지르는 무대 조명 효과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말았다.

다시 만나기 위해 배우 기계는 로봇 소를 도축했고, 그 위에 코팅되어 있는 소가죽을 벗겼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아이들과 함께 하늘로 달려갔다.

참 불쌍하네요... 왜 이야기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은 만날 수 없는 걸까요?

현실에서 유래된 것이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죠.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헤어지기 마련이에요.

아무도 눈치 못 챈 사이에 카이사이는 다가와 사람들의 뒤에 섰다.

... "곡"님도 마찬가지죠.

그래요.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그들도 오늘 여기 서 있을 수 있었겠죠.

카이사이는 고개를 돌렸다. 가면은 마치 물살에 반들반들해진 돌멩이처럼 그 어떤 표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리브는 그 말을 다시 되뇌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떠오른 표정이었다.

무대 위에 있던 두 배우 기계도 슬픔 음악과 함께 은하계 양쪽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두 로봇은 닿지 않는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양안에 엎드려 상대방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이 견우와 직녀로 탄생한 그 순간부터 정해진 거예요.

스스로는 발버둥치며 뭔가를 바꿨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한정적인 길들 중에서 피해가 가장 작은 길을 선택한 것뿐이죠.

가끔씩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경우도 있죠.

무대의 바닥에 까치가 만든 다리가 투영되었다. 이 감동적인 모습을 보며 카이사이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게 중요한가요? 두 사람은 다시 헤어지지 않을 거고 전 영원히 여기 있을 겁니다.

두 로봇은 오작교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무대 아래에 있던 관객들도 환호성을 질렀고 하나둘씩 일어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카이사이는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퇴장하는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비록 "곡"과 화서의 의식의 바다는 이미 파괴되었지만 저런 방식으로 다시 융합할 수 있긴 하죠. 그럼 다시 헤어지지 않아도 돼요.

이게 자유인가요?

이런 결과일 거란 걸 알면서도요?

리브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 아니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온화하고 옅은 미소에 섞인 감정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

적어도... 아직은 모르겠어요...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지휘관님에게 알려줄 수 없어요.

…………?

네.

바로 이때 주위가 갑자기 북적이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추첨이 시작될 거야.

프로젝션 스크린이 무대 정중앙에서 올라왔고 이번 추첨의 상품 리스트가 천천히 나타났다.

행운상은 10명... 공예품 중에서 임의로 2개를 고를 수 있습니다.

의논하는 사람들

이 공예품은 우리가 낸 거잖아?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냥 행운상이니까 그렇겠지

3등은 포뢰 씨와의 악수 쿠폰인 것 같네요.

아하하... 비용... 절약 차원에서.

의논하는 사람들

3등이 겨우 이거야?

싫으면 나한테 넘겨. 난 구룡파 만나는 게 소원이니까!

2등은 카이사이가 직접 연주한 고금 연주곡 모음?

의논하는 사람들

이봐! 1등을 보라고!

스크린에 1등 상품이 나타났다. 창위가 처음에 말했던 백만 곤충 코인이었다.

의논하는 사람들

다른 상품들과 차이가 너무 크잖아!!

나도 이 상품 때문에 공예품을 만든 거야!

분명 내가 가질 수 있을 거야. 입장권아, 힘내! 지금 내 손 안에 희망이 있어!!

하지만 백만 곤충 코인의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한 줄 적혀있었다.

제발... [player name]만 아니면 돼...

포뢰는 기도를 하는 듯 두 손을 꼭 맞잡았다.

그리고 대형 스크린에 입장권을 수령할 시 선택했던 번호들이 차례대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시스템 알림

지금 추첨하는 것은 10명의 행운상입니다!

그리고 스크린에 10개의 번호가 나타났고 주위의 사람들은 또다시 수군대기 시작했다.

의논하는 사람들

휴, 아무것도 못 가지는 것보다야 낫지 뭐.

가자, 가자.

3등과 2등에 당첨된 번호가 밝혀졌다. 하지만 스크린에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 중 누구의 번호도 나타나지 않았다.

…………

시스템 알림

1등 당첨자가 곧 밝혀집니다! 행운아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프로젝션 스크린에 눈부신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음악 소리가 한참 들리다 스크린 정중앙에 낯선 번호가 하나 나타났다.

우리가 아니네요...

참여한 인원을 생각하면 확률이 너무 낮아요.

다음에 다시 도전하죠.

사람들은 탄식을 내뱉으며 천천히 자리를 떴고 창위와 소피아도 일어서서 포뢰를 향해 손을 저었다.

좋아, 무조건 이기겠군.

남은 수상은 네게 맡길게. 저건 너만이 통제할 수 있는 거니까.

안녕.

두 사람이 떠난 뒤 포뢰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무대에 올라고 있는 당첨된 장인을 맞이했다.

... 모두들 당첨자를 축하해 주세요...

그녀는 살짝 긴장된 어투로 당첨자를 무대로 불렀다.

당첨자...

완전무장한 기계 경비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제부터 이들과 싸워 승리하면 백만 곤충 코인을 수령할 수 있답니다.

당첨자

이게 뭐야?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요!!

그, 그쪽이 제대로 안 본 것뿐이에요!

이것 봐요.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만 수령이 가능합니다"라고 적혀있잖아요!

당첨자

이렇게 작은 글씨를 누가 봐요?! 이건 사기야!

이렇게 많은 기계 경비랑 싸워서 어떻게 이겨요? 이 상은 안 받을래요!!

그는 잔뜩 화가 난 채 무대에서 뛰어내려오더니 입장권을 버리고 자리를 떴다.

?!

아니. 이건 네 번호가 아니잖아.

너?! 다음... 다음 번에는 입장권 실명제를 실행해야겠어!

네, 지휘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