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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님! 남은 침식체들도 모두 처리했습니다!
와타나베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쪽에 있는 아딜레 일행을 바라봤다. 자밀라는 그를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소피아는 그녀 옆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 곁에는 침식체의 잔해가 하나도 없었는데,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이번 승리자는 망각자였다.
아딜레 측에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뭐... 리더의 지시에 따라 공격하지 않았을 뿐이야.
그럼 약속대로 이곳의 세 컨테이너를 모두 망각자에게 건네도록 할게요!
배 위의 사람들이 이것을 오래 바라왔던 연출처럼 환호성을 냈다.
잠깐? 세 개? 방금 약속한 건 컨테이너 한 개일 텐데...
방금 포뢰 아가씨가 분명 '모든 물건'이라고 했을 텐데, 모두가 들었을 거야. 아니면 망각자는 약속을 어길 생각인가?
와타나베 님, 어떡하죠? 이렇게 많은 화물을 운반하기엔 너무 어려워요!
와타나베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밀라 일행은 그것 때문에 나서지 않은 것일 거다.
소피아, 아무래도 망각자 친구들이 곤란해하는 것 같은데, 지구에 남은 동포이기도 하니 우리 아딜레가 그들을 도와줘야 할까?
아딜레 상업 연맹에는 대량의 중형 운반차가 많아. 어떤 지형이든 장거리 운송이 가능해. 안전하면서도 믿음직하고 가격도 적당하지.
하, 다 계산한 거였나... 뭐, 이번에는 이걸 교훈으로 삼아야지.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와타나베 님?
후우... 아딜레의 운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데 언제 출발할 수 있지?
좋은 거래가 됐네. 우리는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어... 창위, 물건 배송은 네가 책임지도록 해.
소리 없이 한쪽에서 넋을 놓고 있던 검은 머리의 소년은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나? 잠깐, 내가 왜?
난 소피아와 이곳에서 계속해서 거래 상대를 찾아야 해. 넌 여기 있어봤자 방해거든.
야, 이 애송이는 정말 쓸모있는 거 맞아?
물론이지. 그는 아딜레의 가장 중요한 전력이니 얕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뭐, 그렇게 할게. 어차피 나도 이 배에 있기는 싫거든.
그럼 창위, 망각자들을 데리고 물건을 실은 후 출발하도록 해.
자밀라가 손을 흔들며 창위 일행과 헤어지자 소피아는 그제야 자신의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리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왜 굳이 창위에게 호송을 맡긴 거죠?
자밀라는 창위가 와타나베를 데리고 떠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글쎄... 갑자기 그러고 싶었을 뿐이야.
...그래서 이 일을 네게 맡겨도 될까?
그래도 너와 너희 대원과는 아는 사이가 아닌가? 너도 거절하기 힘들겠지.
농담이야... 다만 너의 대원이든 그 아이든, 이 변화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작은 여행이 필요할 테니까.
난 괜찮은 제안이라고 생각하던데, 넌 어떻지?
후훗, 나에게 감사하게 될 거야...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