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노안·역려·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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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역려·그중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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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의 예상대로, 도서관에서 벌어진 일은 근처를 순찰하는 구조체를 출동하게 만들었다.

노안은 오전 내내 심문과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 휴식 중에 깨어나, 음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직접 증언을 한 뒤에야, 풀려난 청년은 대기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너 같이 할 일 없는 사람도 지각하긴 하는구나?

죄송해요. 제가...

방금 그 사고를 언급한다면, 시몬 지휘관님은 노안의 곤경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표정을 또 지었을 것이었다.

밖에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님을 만났다가 조금 늦었어요.

최근 들어, 지각의 사유가 하나같이 너무 똑같은 거 아냐?

제게 L 구역의 쿠키를 시몬 지휘관님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노안은 쿠키를 꺼내, 두 개 모두 시몬에게 건네줬다.

노안, 사실 아침에 있던 일을 이미 들었어요.

당신이 끌려갔을 때, 그들이 저한테도 알려줬어요. 아무래도...

정말로 일이 생기면, 지휘관님도 책임을 지게 되는 건가요?

시몬은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당신이 돌아오기 전에 수석님에게 물어봤어요.

…………

전 당신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니까요. 당신이 저한테 말하지 않은 것도, 절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일 거예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절 믿어주길 바라요. 우린 이제 같은 소대의 동료잖아요.

동료요? 지휘관님의 태도는 왜 아직도 그러신 거죠? 어떻게 보면, 지휘관님과 노안은 정말 같은 부류의 사람 같아요. 겉보기에는 좋은 사람 같지만, 사실은 응어리가 있어서 할 말이 있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죠.

네?

넌 눈치채지 못한 거야? 넌 간혹 다른 사람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자기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

그 점에 있어서는, 리더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쯧.

하지만 시몬 지휘관님은 리더가 말한 것처럼, 그렇지 않아요.

알았어. 알았다고. 전부다 임무야.

우리 같이 문제 있는 놈들 때문에, 얼마 전에 공을 세운 지휘관님이 전장으로 복귀도 못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요. 그분들도 제 몸을 생각해서, 편성 중인 소대를 맡으라고 한 거예요.

적응 기간이 끝나면, 이 문제들은 해결될 거예요.

흥, 낙천적인 바보 같으니라고.

제 마음가짐이 좋다고 칭찬하시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파르마는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노안, 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수석님이 준 선물이잖아요. 제게 주시면 안 되죠.

시몬은 받은 쿠키 중 하나를 노안에게 돌려줬다.

선물인가요?

노안이 보기에, 앞에 있는 쿠키들은 지휘관이 손 가는 대로 건네준 음식뿐, 특별한 의미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쿠키는 더 좋아하는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 구조체라, 더 이상 뭘 먹을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냥 지휘관님이 가지세요. 전에 맛있다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이게 노안, 당신의 습관인가요?

네?

원래 노안, 당신의 것이라 하더라도,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내주는 온화함이요.

하지만, 이건...

그냥 쿠키 한 개일 뿐인데.

이 말을 한 건 쿠키 때문만이 아니라, 최근의 모든 일 때문이에요.

시몬은 노안의 표정을 읽은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우 온화하게 대해요. 주위의 악의든 선의든 태연하게 받아들이죠.

처음 블랙 램 소대에 왔을 때, 전 당신이 호수 같다고 생각했어요.

감시든 실험이든, 호수에 던져진 돌같이 약간의 물보라와 잔물결 외에는 어떤 파동도 볼 수 없었어요.

이게 당신의 장점일지도 모르죠. 이런 특징 때문에, 당신은 지금까지 평온을 유지할 수 있던 거 같아요.

파르, 음, 누구와 달리 저도 노안과 대화하기가 더 쉬워요.

하.

하지만 당신은 이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제가요?

전 당신을 탓할 생각이 없어요. 이게 당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승격자와의 연관성, 기체의 이상, 게다가 아딜레 상업 연맹에서 떠도는 "노안"이라는 이름에 대한 소문보다...

전 이 기간에 당신과 만나면서 내린 판단을 더 믿고 싶어요.

시몬의 말투에는 이 기간만의 괴로움이 담겨 있었다. 시몬은 결코 노안을 멀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자신의 임무와 사명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할 뿐이었다.

전 그들이 이렇게 감시하거나, 의심하는 걸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요. 미안해요.

이렇게 말하는 게, 조금은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전 당신이 이런 억압적인 환경에서 점점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구해준 영웅으로서, 당신도 이런 대접을 받아선 안 돼요.

괜찮아요. 이해해요. 제 기체에는 아직 많은 이상과 알 수 없는 것이 있는걸요. 이것은 필요한 경계심이라고 생각해요.

…………

제가 뭘 바꿀 수는 없지만,

누군가 진정한 당신을 본다면, 입장과 임무에 상관하지 않고, 당신에게 손 내밀 수 있을 거예요.

시몬은 그 쿠키를 들고는, 정중하게 노안의 손에 쥐여줬다.

아주 작은 선의라도, 구조체는 먹을 필요가 없더라도,

호수에 던지는 돌멩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좋지 않아요. 아셨죠?

…………

이건 당신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을 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알겠어요.

감사해요. 시몬 지휘관님.

정례 회의가 끝난 후, 노안은 블랙 램 소대의 대기실에 혼자 남아, 손에 든 쿠키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공중 정원에 사는 인간에게 이건 흔한 물건이다.

쿠키는 테디베어 형태로 만들어졌고, 알록달록한 사탕으로 장식돼 있었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투명한 작은 박스 안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과거엔 하층 칸에서나, 방랑 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제한적이었다.

배 채우는 것도 어려웠던 대부분 사람에게 음식은 이렇게 정교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노안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 이런 음식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시대에 생산된 인스턴트 수프, 통조림, 압축 쿠키 또는 채집한 풀잎과 나무껍질은 맛이 없었지만, 노안은 생존을 위해 먹어야만 했다.

구조체가 된 노안은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되고,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뻤다. 드디어 음식이 더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자를 더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어 주는 건, 노안이 군중 속에서 배운 생존 법칙이었다. 그렇게 서로 도와야만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노안은 시몬에게 쿠키를 건네줄 때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이건 선물이야.

선의를 받기 위해서라면, 이 숨 막히고 깊은 웅덩이에서 숨 쉴 기회를 얻을 수만 있다면...

…………

노안은 정교한 작은 박스를 열고, 안에 있는 쿠키를 꺼내려고 했다. 그때, 박스 안쪽에 떨어진 쪽지를 발견했다.

……?

시몬은 이것을 발견해서 쿠키를 돌려주겠다고 했던 것일까?

약간의 의혹과 함께, 노안은 접힌 쪽지를 주웠다. 쪽지에는 한 줄의 작은 글자들이 적혀있었다.

이곳에선 아무도 네가 펜을 잡는 것을 막지 않아. 네 그림은 정말 아름다우니, 버리지 마.

…………

노안은 그 쪽지를 보며, 한동안 침묵했다.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과, 그림을 숨기는 것과, 군중의 복잡한 악의와 소문에 온화하게 대처하는 것과 같은 이 모든 게 무엇 때문인지,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만 같았다.

난 아직 과거의 습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같아.

노안은 분명히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다시 경계 당하는 환경에 맞닥뜨리면, 내려놓으려 했던 방어 본능이 다시 살아났다.

넌 눈치채지 못한 거야? 넌 간혹 다른 사람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자기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

그러지 말아야 했어.

습관이 어디 그렇게 쉽게 고쳐지겠어. 게다가 넌 어릴 때부터 고집불통이었어.

때때로, 사람은 자신이 어떤 막다른 골목에 들어갔는지, 친구가 말해줬을 때, 그제야 알 수 있어.

…………

고개를 숙인 노안은 쪽지를 손에 꼭 쥔 뒤, 입에 넣기 아까울 정도로, 잘 만든 테디베어 쿠키를 입 안에 집어넣었다.

…………

엄청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