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포뢰·화종·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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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뢰·화종·그중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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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이 열리던 때와 다르게 낮의 야항선은 번화하지 않았고, 햇빛 아래에서 다소 썰렁해 보였다. 가끔씩 행인과 상인이 지나갔다.

아침 가게의 노인 사장은 하품을 하며 천천히 흰죽을 적시고 있었고, 옅은 쌀 냄새가 안개에 녹아 타향 방문객을 향해 퍼져갔다.

전에 차징 팔콘 카무이가 야항선은 엄청 번화하다고 그랬는데, 이제 보니 전혀 다르군.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있자니 좀 의혹스러웠다. 야항선의 번화는 어둠 속에서만 가장 크게 빛난다고 하지만 눈앞의 적막함은 마치 잘못 온 느낌을 줬다.

포뢰

혹시 공중 정원에서 오신 손님이신가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수행하던 구조체들도 제일 먼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십 쌍의 시선이 쏠려도 소녀는 아무런 궁색함을 보이지 않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소녀의 인사 멘트가 좀 의외였다.

현장의 분위기는 마치 날벌레가 실수로 접착제 속에 들어간 것처럼 굳어 있었고, 모두가 어색함을 느꼈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먼 곳의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도리어 이곳에서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이때, 문득 기억의 구석에서 뭔가가 떠올랐다. 출발 전에 이번 임무를 위해 공부했던 내용이었다. 이럴 때 내가 해야 할 말은...

수행 중인 정비 부대 멤버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들 중 대부분은 식사하는 습관이 없었지만 배운 대로 포뢰에게 똑같이 대답했다.

후~

여러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패하는 이미 설치 지점에서 대기 중입니다. 제가 길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안전 호위도 제가 담당합니다.

소녀는 살짝 몸을 옆으로 틀어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긴장하던 표정도 풀렸다.

앗! 제일 먼저 해야 할 말을 깜빡했네요.

공중 정원 정비 부대의 여러분, 구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지휘관님 [player name], 오랜만입니다.

번데기 통조림입니다! 한 통에 곤충 코인 한 개입니다~

최장기간 보증의 바이러스 없는 산소통입니다! 하나 사면 세 개를 더 드립니다! 하나 사면 세 개를 더 드립니다!

너 그 산소통도 이제 그만 팔아. 정박 뒤부터 누가 그딴 물건을 사겠어?

신경 꺼. 이렇게 좋은 물건이 안 팔릴 리가 없어. 최장기간 보증의 바이러스 없는 산소통입니다! 하나 사면 네 개를 더 드립니다! 하나 사면 네 개를 더 드립니다!

쓰읍, 이렇게 싸다니. 차라리 내 번데기 통조림하고 바꾸자.

저리 가. 네 통조림은 어찌나 오래 뒀는지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네. 안 바꿔, 절대 안 바꿔!

세 통으로 두병... 아니... 한 병으로 바꾸자!

헤헤헤, 손님 몇 병 바꾸시겠습니까?

방금 전 번데기 구이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멀리 내다보니 적지 않은 노점상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노점을 열었고, 더 먼 곳에는 문을 연 가게도 있었다.

손님들은 많지 않았고, 노점상 얼굴에도 밤을 지새운 뒤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햇살은 모두의 얼굴에 뿌려져 웃고 떠들 수 있는 활력을 가져다주었다.

자신이 왜 공사현장이 아닌 이곳에 있는지를 말하자면……

"전문가 아닌 분들은 현장에서 나가주세요. 작업 진행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패하한테서 쫓겨날 줄은 몰랐어요. 제가 그 설계도와 공식을 잘 모르는 건 사실이지만...

지휘관님, 죄송합니다. 패하는 공사 중 혹시 사고가 생겨서 지휘관이 다칠까 봐 이렇게 말한 것 같아요.

지휘관님께서 이해하실 줄 알았어요!

그건 같은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소녀는 예상밖의 대답을 듣고 눈을 껌벅거렸다.

이번 기회에 제가 지휘관님을 모시고 야항선을 구경시켜 드릴게요. 예전에 저에게 도움을 주셨으니 답례라고 생각하세요.

지휘관님, 구경하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그냥 제가 알아서 안내할까요?

지금 여기가 서쪽 구역인데요, 나름 구경거리가 많아요. 게임과 분식점, 옷과 서화 가게들도 전부 이쪽에 몰려 있어요. 동쪽 구역은 주로 연극단들이 많이 있는데 홀로그램이든 실제 인간이든 저는 그 재미를 잘 모르겠어요.

중간 구역은 과거 경매장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폐지되었고, 현재는 일부 주민이 수용되어 있어요. 그곳은 구경할 것이 별로 없어요. 만약 지휘관님께서 과거를 회상하고 싶다면 길을 안내해 드릴 수는 있어요.

지휘관님은 어느 곳을 먼저 구경하고 싶으세요?

포뢰에게 맡겨요.

그럼 이곳부터 구경해요. 밤보다는 못하지만 재밌는 노점이나 가게들이 많아요!

아쉽게도 대추 케이크를 파는 할아버지가 구룡성으로 이사 갔어요. 안 그러면 포뢰가 지휘관님에게 그 맛나는 걸 사드렸을 텐데...

정박 이후로 야항선의 주민들은 차츰 구룡성으로 이사 갔어요. 안전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대다수 사람들의 소원이죠, 그리고 일부는 계속 남아있어요.

포뢰가 나에게 배 위에 상황을 소개하는 동안, 귓가에 황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 호기심에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물을 교환하고 있던 노점상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쪽을 바라보다가 시선이 마주치기 전에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먼 곳으로 걸어갔다.

……

포뢰도 어느새 말을 멈추고 나와 함께 두 사람이 떠나는 쪽을 바라봤다. 소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마치 빗물에 젓은 꾀꼬리같았다.

네?

미안해요, 지휘관님, 제가 잠깐 딴 생각에 잠겼어요.

사실 그들과 같은 사람이 적지 않아요. 저를 보기만 하면 피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미움받고 있나 봐요.

아마도 용의 아이 신분 때문이겠지죠. 아무리 핑계가 많아도 기타 주민들 관점에서 볼 때, 용의 아이는 가짜 보스와 한패였으니깐요.

다음 여정은 흥이 깨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가게 주인들이 포뢰와 많은 말을 섞지는 않지만 애써 피하지도 않거든요.

포뢰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려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포뢰

음……

지휘관님?

……

그래요! 그럴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구룡성에도 지존녹존과 관계가 좋은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지휘관님도 소대 멤버들과 천천히 익숙해지고 친해진 거죠?

그래서 말인데요, 지휘관님.

소녀는 까치발을 하고서는 나도 모르게 찌푸린 미간을 펴 주었다.

지휘관님도 인상 쓰지 마요.

포뢰가 다른 곳을 구경시켜 드릵게요. 이곳 사람들은 제복을 보면 전부 도망가 버리네요.

포뢰의 말은 나에게 영감을 주었고, 조금 찾아보니 목표가 보였다.

그다음은 지휘관님을 제 단골 가게로 모시고 갈게요... 어어어, 지휘관님, 저를 데리고 어디로 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