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곡·작령·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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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작령·그중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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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주 브리핑은 여기까지 하고 해산한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기운이 없어 보이시는데. 배탈이라도 난 건가요?

하하하, 괜한 걱정 하지 마세요. 오늘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설비 테스트 임무 수행은 별문제는 없을 거예요.

방에 돌아가서 쉬세요. 임무 발표 구역에서 집합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방에 돌아가 잠시 쉬려던 순간, 방안에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구조체가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솔잎차라... 홍차보다는 못하지만 나쁘지 않네.

놀랄 필요 없어. 네 "항쇄"를 이용해 공중 정원으로 들어온 거니까.

빌린 거야, 전에 말했잖아. 너에게만 이 모습으로 보이는 거라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난 구식 기체를 가진 구조체일 뿐이야.

참 의심도 많다니까... 딱히 뭘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저 공중 정원에서 평소에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던 것뿐이야.

넌 내 과거에 대해 거의 다 알고 있지만 난 너에게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 이건 공평한 "동반자" 사이가 아니라고.

그럼 앞으로 뭘 할 거야?

나도 같이 갈 거야. 그레이 레이븐 멤버들이 곁에 없는 지금 너한테 거절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여기가 바로 임무를 발급하는 곳인가... 무슨 임무를 선택했는지 알려줘.

저농도 구역의 경계 임무라... 너처럼 훌륭한 지휘관에겐 너무 시시한 임무 아니야?

뭘 그렇게 숨기고 그래. 분명 위험한 임무일지도 있겠지... 보여줘.

저농도 구역의 경계 임무라...? 겨우 이거야?

흠흠... 그러게. 수석님이 우리와 같은 임무를 하다니... 무시하는 건가?

그렇게 말하지 마. 우수한 수석님은 우리와 달라. 우리처럼 죽기 살기로 임무를 완료할 필요가 없다고. 뒤에서 숨어도 다들 알아서 해줄 텐데.

무식한 놈들... 다른 사람을 질투할 시간에 스스로 반성해 보는 건 어때!

하, 오늘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없다고 들었는데. 넌 수석의 임시 대원인가? 폐기 직전의 구조체가 뭘 할 수 있지? 하하하하!

어쩐지 낮은 난이도의 임무를 선택하더라니. 저런 구조체를 데리고 전장에 나가는 건 죽으러 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너희들...

분노하려던 곡은 억지로 말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두 지휘관의 비웃음을 뒤로 한채 지휘관과 자리를 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곡과 지휘관은 지정된 임무 지점에 위치했다. 파트너들은 전에 봤던 그 두 지휘관과 소대였다.

역시 수석님이시네요. 뻔뻔하게 이 임무를 받다니...

어쨌든 방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마찬가지야.

전 이번 작전의 팀장이니까 저한테는 당신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어. 설령 네가 수석이라도 해도. 아셨나요?

그럼 수석님은 서쪽으로 가고 우린 여기 남는 걸로.

하, 참 "합리"적인 선택이네...

왜 저런 비겁한 자식들의 멍청한 명령을 듣고만 있는 거야? 공중 정원에서는 다 이런 거야?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곡은 지휘관을 따라 서쪽 구역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곡의 걱정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큭...

곡은 종아리에 박힌 침식체의 팔을 뽑아냈고, 순환액이 상처에서 흘러나왔다.

걱정하지 마. 별거 아니니까... 하지만 이제 이 동굴에서 나갈 수가 없어.

동굴의 주위에서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이미 침식체들에게 포위된 게 분명했다.

우리가 통신 포인트를 설립하기 전부터 이렇게 많은 침식체들이 모이다니. 이건 절대 우연이 아니야.

곡의 말에 숨은 의미는 분명했다. 그 지휘관들이 꾸민 함정이라는 뜻이었다.

넌 너무 순진해... 지나치게 훌륭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지.

모든 사람의 위에 서려면 누구도 믿으면 안 돼... 그래서 왕은 항상 외로운 거야.

하지만 인생은 선택할 기회 조차 없을 때가 더 많아. 예를 들면 지금처럼.

전우? 가족들도 널 배신할 수 있어!

지휘관은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곡에게 건넸다.

정말 멍청하군... 성공 확률이 1%도 되지 않는 방안 밖에 없는데도 절망스럽지 않다니...

곡은 웃더니 신호탄을 들어 하늘을 향해 발사했다. 이건 그들의 위치를 모든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동료는 물론 적군에게까지 말이다.

침식체

삐—!!!!!! 삐삐——!!

역시 순식간에 침식체들의 발걸음 소리는 동굴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지휘관은 곡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 올리며 곡을 일으켜 세웠다.

방금 전 말은 취소야. 넌 우수한 지휘관이 아니라 그냥 단순한 바보일 뿐이야.

하지만 난 아주 훌륭한 사람이니 절대 "동반자"가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침식체들이 끝없이 몰려들고 두 사람은 함께 싸워나갔지만 결국 한계에 도달하고 말았다.

끝도 없이 밀려오네...!

곡은 지휘관에게 달려드는 침식체를 향해 킥을 날렸고 남은 다리에서도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지휘관! 너 혼자라도 도망쳐!

세 갈래의 빛이 공중에서 반짝이더니 두 사람의 근처에서 터졌다. 폭발로 인해 근처의 대부분 침식체들은 고철이 되어버렸다.

이건... 정말 우릴 구하러 온 건가?

수석님! 괜찮으신가요?!!

전에 봤던 두 지휘관이었다. 공중 정원의 긴급 지원부대가 도착했다.

다행이네요! 신호탄이 없었다면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했을 겁니다.

역시 수석이네. 아주 용감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신호탄을 발사하다니.

지휘관과 보조형 구조체는 바로 곡의 다리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너도 대단하네. 구식 기체로 침식체들을 상대로 이렇게 오래 버티다니...

구식 구조체의 성능이 생각보다 대단한걸? 과학 이사회에게 보고해야겠어. 전투력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이야.

지휘관이 애써 변명하는 걸 본 곡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정말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너무 쉽게 봤을 수도... [player name]도... 그 두 지휘관도 말이야.

추악함과 아름다움, 악의와 선의, 공포와 용기, 나약함과 용감함... 이렇게 서로 모순되고 비합리적인 존재가 바로 인간이었어.

승리를 축하하는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보던 곡의 눈길은 결국 그 중심에 있는 사람에게서 멈추었다.

[player name], 네가 믿는 것들이 무엇인지 이제 조금 알 것도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