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삐삐——
내 기억이 맞는다면 오늘도 휴일이다. 눈을 뜨자 침실의 천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단말기가 미친 듯이 울리고 있었다.
통신을 연결하자 카무이의 소리가 들려왔다.
지휘관, 지휘관! 지금 바빠?
그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어!
카무가...
외투를 대충 걸치고 뛰쳐나와 정처 없이 거리를 돌며 찾았다. 카무이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음... 어젯밤부터 연락이 안 돼. 하지만 그는 전부터 종종 갑자기 사라지고는 했으니... 그래서 처음에 알아차리지 못한 거야. 하지만 오늘 아침에도 보이지 않더라고.
그가 나랑 있었으면 신경 쓰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이런 상황은 나도 처음이어서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
비록 곧바로 다시 눈웃음을 쳤지만, 이렇게 진지한 카무이는 보기 드물었다.
하하, 이렇게 말하면 지휘관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
음... 이렇게 말하면 지휘관이 이해할지 모르겠네. 하지만 확신할 수 있어... 어쩌면 지휘관이 평소에 내게 주는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지휘관이 나선다면 일이 더 쉬워질 거라고 생각해.
지휘관, 카무를 데리고 돌아와 줘.
얼떨결에 약속했지만... 이 큰 공중 정원에서 이사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카무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이사회라면 카무의 행방을 알고 있을 거다. 그 뜻은 지금의 그는 위험에 처해 있는 건 아니라는 건데... 카무이가 말한 "데리고 돌아와"는... 상부에서 경비를 대동원해 카무를 잡아 오라는 걸 뜻하는 건 아닐 거다.
일단 찾아봐야겠다.
시간이 흘러 정오가 되자 강해지는 햇볕 아래에서 눈을 가늘게 뜨면서 사방을 뒤지며, 한 바퀴 둘러봤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꼬르륵...
그렇게 근처의 공원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그런데 들어서자 긴 의자에 주저앉아 있는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 표정만 봐도 날 찾으러 온 게 뻔한데. 내가 멍청이도 아니고.
난 왜 찾았는데?
그래서 뭐. 설마 나 같은 사람은 자유도 없는 거야?
쯧, 됐어. 이제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 빨리 꺼져.
카무의 표정이 마치 신 레몬을 먹은 것처럼 찌푸려졌다.
입이 닳도록 말했지?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잘 들어. 작전 때 외에는 너와 어울릴 생각이 없어. 넌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 여기서 서서 이런 번지르르한 말을 할 자격이 없어.
카무가 냉정한 말을 내뱉었다. 그는 무언가 자세히 살피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나한테서 무언가 얻을 게 있어서 그렇게 내 환심을 사는 거야?
...너, 죽고 싶어?
그럼 도대체 뭐야? 날 이해하고 싶다고? 좋아. 그럼 알려주지.
이 세상이 너무나도 역겹기 때문이야.
공중 정원이든, 퍼니싱이든, 이 세상이든, 본질적으로는 모두 다 더러운 것들이야.
난 원래 이래. 너의 그 예쁜 말 몇 마디에 변하지 않아. 난 이 세상을 너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 이 세상은 그런 가치가 없어. 퍼니싱이 없더라도 다른 무언가가 이 세상을 타락시킬 테니까.
가능하다면 모든 것이 다 죽고, 세상도 멸망했으면 좋겠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했다면, 나도 카무이처럼 됐을 수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난 아니야.
그러니 더 이상 힘들게 그럴 필요 없어. 너의 그 사랑과 정의에 대해 듣고 싶지 않아. 내게 그런 것들은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뻔뻔하게만 들리니까.
난 나의 힘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은 없어. 이 역겨운 세상을 "구원"할 의무도 없고, 생각도 없고, 하기도 싫어.
이곳에 남은 건 지금 잠시 그런 결정을 내린 것뿐이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 의미도 없을 테니까.
알겠어?
……
너 멍청이지?!
왜 내가 여기서 너한테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뭐...?
……?
……
너 멍청이지?!
왜 내가 여기서 너한테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
...딱히. 처음부터 내가 실수로 널 넘어뜨린 거였으니까.
아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야!
으아아아악!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넌 왜 아무 반응도 없어?!
내가 무서운 괴물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멀어지고 싶지 않냐고!
무슨... 네 머리에는 도대체 뭐가 든 거야!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제자리걸음이라니, 내 시간만 아깝잖아?
점점 냉정을 잃은 카무는 분노를 표출할 곳을 급히 찾는 것 같았다. 앞으로 다가와 이쪽의 멱살을 잡았는데, 마치 들어 올릴 것 같았다.
도대체 이렇게 하는 목적이 뭐야? 날 혼란스럽게 하려는 거야?!
어서 말하라고!
카무는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이런 그의 모습은 매우 드물었다. 먼저 멱살을 놓아준다면...
꼬르르륵...
숨이 차오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순간 배가 시기적절하지 않... 아니, 시기적절하게 울렸다.
……
야, 넌 카무이한테도 이렇게 대해?
카무는 위협적인 손을 놓은 후 한숨을 내뱉었다... 맥이 빠져서 그런 건지 안도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손에 든 황금색 타코야키에서 풍기는 냄새에 손이 갔다.
(냠냠)
(냠냠)
카무는 당연한 듯 맛있게 먹었다.
난 먹는 걸 좋아해. 할 말이라도 있어?
좋아하... 그게 왜?
왠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어.
뭔가 이상해?
뭐?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그게 왜 안심된다는 건지...
거기! 주인장! 두 배로 맵게 1인분 더!
...주인장, 1인분 더.
어... 무슨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는 거야?
포장한 먹거리를 든 카무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파라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자 햇빛이 그의 얼굴을 비췄다. 그가 뒤돌아 이쪽을 바라봤다.
간다.
카무가 짜증 난 듯 뒤돌아왔다. 답하지 않았지만 그가 향하는 방향의 멋 곳에는 우뚝 선 공중 정원 센터 지휘부 빌딩이 있었다.
야, 다음에는 찾으러 나오지 마.
"가출"한 것도 아니잖아!
난 내가 뭐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그만해. 그렇게 웃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