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네티아·만가·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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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아·만가·그중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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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생각해 봐, 베르테르 박사. 리노르 박사의 동료이자 친구였잖아. 이번 조사에 있어 당신의 증언이 아주 중요해.

다시 말하지만, 난 레노아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 이미 부서를 옮겼고, 그런 일은 금시초문이야. 협조할 의무는 다했어.

사적인 감정이라면... 그 누구와도 리노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특히 이사회의 안전 총감과는 더더욱 그렇고.

잔뜩 지친 표정의 남자는 문고리를 꽉 쥔 채, 문 앞의 지휘관과 네티아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내가 할 말은 그게 다야.

눈앞의 문이 단호하게 닫혔다.

날이 저물고 가로등이 켜졌다. 하루 종일 탐문하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지휘관은 허탈한 듯 네티아를 바라보았지만, 네티아는 태연한 미소를 머금은 채 지휘관을 마주 보았다.

왜 그렇게 울상이야, 레이븐? 지쳤어?

탐문은 수수께끼 풀이와 같아. 사람들의 마음을 잠근 자물쇠의 모양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열쇠를 찾는 거지.

여성 구조체는 손끝으로 지휘관의 가슴을 가볍게 톡톡 두드리며 열쇠 구멍을 그리듯 움직이더니, 이내 정확히 중심을 짚어냈다.

당장 못 찾았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잖아. 생각을 정리하고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을 뿐이지.

네티아는 아무렇지 않게 반걸음 다가오더니, 몸을 숙여 지휘관의 귓가에 바짝 붙었다.

누군가 우릴 미행하고 있어.

내 뒤쪽 골목을 봐, 베이지색 스탠드 칼라 코트를 입은 남자가 보여? 몰리간 말로는 우리를 따라 세 블록이나 왔다고 하더라. 그전엔 다른 놈들이었고.

네티아의 역원 장치에 가려진 틈을 타 곁눈질로 살펴보니, 역시나 낯익은 남자가 보였다.

어둠 속에서 공작질을 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누가 보냈던 간에... 사건을 좀 만들어서 놈들의 시선을 딴 데로 돌려야겠어.

아주 쉬운 방법이 있지.

네티아는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자, 내 허리에 손을 올려봐.

망설임이 없네. 설마 오랫동안 노리고 있었던 거야?

갑작스럽게 귓불에 살며시 숨결이 닿았다. 순간 간질거리는 느낌이 스쳤다.

멍한 표정도 귀엽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내 말을 잘 들어.

이제 좀 그럴듯하네.

검은 깃털 치마를 입은 여인이 만족스러운 듯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따라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스타 폼즈

공중 정원

공중 정원 스타 폼즈

몽롱한 조명이 청보랏빛으로 번져, 마치 황혼과 형광 바다가 뒤섞인 듯했다. 느긋한 음악이 손님들의 대화 사이를 부드럽게 스며들고, 얼음이 유리잔에 부딪히는 맑은 소리가 은은하게 어우러졌다.

네티아는 지휘관의 팔을 낀 채, 마치 두 마리 물고기처럼 인파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바 카운터 앞에 섰다.

네티아가 카운터에 비스듬히 기대자, 한 바텐더가 곧바로 다가왔다.

누굴 따로 데려온 건 처음 보네요, 네티아. 특별한 일행인가 봐요.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은 유명 인사잖아, "특별"하긴 하지.

하하, 전 다른 의미로 한 말입니다.

네티아와 친분이 있어 보이는 바텐더는 네티아와 지휘관 사이의 거리를 손짓으로 가늠해 보더니, 지휘관에게 윙크하며 메뉴판 두 개를 건넸다.

우선 특제 칵테일로 시작해 보시겠어요? 모든 음료는 인간용과 구조체용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직 저녁을 안 드셨다면 저희 가게의 안주도 추천해 드립니다.

나도 같은 걸로 한 잔 줘. 네 취향을 믿어.

게다가... 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건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거든.

오자마자 내 개인적인 취향을 캐내려는 거야?

용감한 새는 칭찬해 줘야지. 그럼 내가 혼자 올 때 자주 시키는 걸로 두 잔 줘.

네티아는 메뉴판을 세우더니, 눈을 굴리며 입 모양으로 "아직 안 갔어"라고 귀띔한 뒤, 고개를 돌려 바텐더를 불렀다.

내 전용 룸을 좀 준비해 줘, 이후 주문은 다 거기로 보내고.

알겠습니다.

바텐더는 현란한 기술을 선보인 뒤, 가득 채워진 샴페인 글라스 두 잔을 네티아와 지휘관 쪽으로 밀어주었다.

네티아가 잔 하나를 들어 올리더니, 싱긋 웃으며 잔의 가장자리를 지휘관의 입술 가까이 가져갔다.

천천히 속눈썹을 깜박이는 네티아의 의도는 분명했고, 그녀의 눈빛에는 흥미와 기대로 가득했다.

맛을 좀 볼래?

방금 전 그녀가 "사건을 만들자"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자, 지금은 망설일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네티아가 몸을 살짝 기울였다. 연분홍빛 입술이 맞은편 잔 가장자리에 닿았고, 지휘관과 함께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한 모금을 음미했다.

오직 서로만 들을 수 있는 낮은 속삭임이 혀끝의 여운과 함께 전해졌다.

배우는 게 빠르네, 레이븐.

자, 이제 저 불청객의 "꼬리"들에게 마지막 빵 부스러기나 던져주자.

어두운 금빛을 띤 건틀릿이 지휘관의 팔 선을 따라 부드럽게 내려오며 맥박이 뛰는 자리를 스치더니, 이내 손바닥 안으로 파고들었다.

룸도 슬슬 준비됐을 거야. 밤은 아직 긴데, 제대로 즐겨야지.

스타 폼즈 전용 룸

공중 정원

공중 정원 스타 폼즈 전용 룸

방음문이 부드럽게 닫히며 잠겼다. 센서 조명은 검은 옷을 걸친 구조체의 발걸음을 따라 마치 숨 쉬듯 밝아졌다. 그 빛은 부드럽고 은은했지만, 졸음을 부를 만큼 어두운 정도는 아니었다.

네티아는 나른하고 우아한 자세로 소파에 몸을 묻고는, 무심하게 긴 머리를 정리하며 창백한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에 감았다.

역시 네티아야. 그 "꼬리"들 말인데, 너희가 들어가는 걸 보고는 더 안 보더라.

밖은 내가 계속 지켜볼 테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 사실 안 부르는 게 제일 좋긴 한데. 왠지 기계 까마귀가 보면 안 될 짓을 하려는 것 같아서 불안하네...

까마귀의 주인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통신을 끊어버리고, 손가락으로 옆자리를 톡톡 두드렸다.

이리 와서 좀 쉬어. 여기엔 내가 직접 설치한 차단기가 있으니까, 이제부턴 진짜 "둘만의 시간"이야.

안전 총감의 일상 업무를 체험해 보니 어때?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역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임기응변 능력이야. 카헤티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악의를 품고 온 자들을 상대할 땐, 그들이 원하는 걸 보여주는 게 정면 돌파보다 훨씬 쉽거든.

예를 들어 "조사에서 좌절을 당한 네티아가 동료랑 유흥을 즐기러 갔다" 같은 거. 놈들은 우리가 신경 안 써도 알아서 그렇게 믿어버릴걸?

안타깝게도, 제멋대로인 환상 속에서 편하게 지낼수록 그 환상이 깨질 때의 분노는 더 큰 법이지. 뭐, 난 그 분노를 오히려 내 능력에 대한 찬사로 받아들이긴 하지만 말이야.

네티아가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지휘관은 메뉴판을 펼쳐 하나씩 신중하게 골라 나갔다.

후후, 너와 함께 있을수록 느껴져. 세상을 바라보는 네 방식이 참 흥미롭단 말이지.

배달 로봇이 금세 문을 두드렸다. 쟁반에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페이스트리, 치즈, 과일 등 한입 크기의 안주들이 가득했다.

맛있는 음식이 피로를 서서히 녹여내고, 술잔이 오가는 사이 스트레스도 자연스레 풀려갔다. 네티아는 지휘관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다가, 지휘관이 식기를 내려놓자 본론을 꺼냈다.

계속 날 놀라게 해 봐, 레이븐. 사건 정보를 쭉 나열해 놓고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복기해 보자. 같이 생각을 정리하는 거야.

증인, 물증, 그리고 당사자들까지... 내가 먼저 이 퍼즐 조각들을 맞춰 볼까?

검은 옷의 구조체가 단말기에서 낮에 탐문했던 영상을 투영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관의 맞은편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네티아가 영상을 차례로 재생하자, 직설적이거나 혹은 완곡한 진술들이 다시 울려 퍼졌다.

보셨다시피 이번 협력 프로젝트 결과가 급해서, 정말 여유가 없습니다.

네티아, 당신도 기억하죠? 월든 교수가 리노르에게 쏟아부은 그 막대한 지원... 다들 아닌 척해도 속으론 질투했잖아요. 물론, 그 대가는 혹독했지만요.

솔직히 너무 오래전 일이고, 게다가 교수님이 직접 지명해서 맡긴 프로젝트라 제가 세부 사항을 알거나 의심할 입장은 아니었어요.

사적인 감정이라면... 그 누구와도 리노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특히 이사회의 안전 총감과는 더더욱 그렇고.

집행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넌 많은 곳을 다니며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이해해 왔잖아.

진실은 종종 딜레마 속에 숨어있지. 네 생각은 어때? 우리의 증인은 왜 입을 닫고 있는 걸까?

하온은 마침 월든 교수가 성사시킨 협력 프로젝트의 책임자야. 지금 월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에겐 두 가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일이 순조롭게 끝나지 못하면, 협력 결렬로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거고, 만약 그와 반대라면, 스스로 결백을 증명해 월든의 자리를 꿰차는 거겠지. 뭐, 비슷한 처지인 사람이 몇 명 더 있긴 해.

맞아. 아리엘의 반응만 봐도, 우리가 가진 증거가 중립적인 사람들을 움직일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지.

베르테르는 내가 주도한 조사 때문에 레노아가 자살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혼자 갔다면 아마 입도 열지 않았을 거야.

이익, 정보, 그리고 감정...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눈앞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과거의 아픈 기억을 건드릴 용기를 갖게 할까?

훌륭한 답변이야,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

다음은 네가 질문할 차례야.

네티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지휘관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반짝이는 물건을 발견한 새와 같았다.

어떤 면에서 네티아는 늘 곁에 두는 까마귀 보조기와 놀랍도록 닮았다. 지휘관은 순간 스치는 생각 속에서 가장 큰 의문점을 붙잡았다.

붉은 눈동자 속에서 옛 기억이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네티아는 속눈썹을 천천히 내렸다가 다시 가볍게 들어 올렸다.

희미한 한숨과 함께 네티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것이 다정한 웃음인지, 아니면 쓸쓸한 웃음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고 보니, 너에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말해줄 기회가 없었네.

고통 속에서 단련된 목소리만으로 억울한 이들을 대변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순진한 외톨이 새가 있었어. 그 새는 의분에 날개를 태우고 다른 세계, 다른 규칙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지.

그날 내가 부서진 펫 게임기를 안고 과학 이사회에 들어갔을 때, 날 실험실로 데려간 건 아시모프가 아니라 레노아였어.

몰리간을 개조하는 기술도 레노아가 처음 가르쳐 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