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로는 아내와 함께 이 바를 운영해 왔어요.
꽤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아닌가요?
제 말솜씨가 부족했나 보네요. 전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아니요. 하늘이 울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요. 하하하.
그렇죠? 지휘관님이라면 공감해 주실 줄 알았어요!
서비스로 한 잔 더 드릴게요!
아빠, 나 옆집 양꼬치 먹고 싶어.
찰리스는 돈을 꺼내 레이에게 쥐여주었다.
찰리스는 그렇게 뛰어나가는 레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시간 참 빠르네요. 큰 누님도 솔로를 탈출하시고.
제가 알기로, 지원 부대 안에서 큰 누님을 짝사랑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말이죠.
이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음 아파할지 모르겠네요.
아...
응?!
브리이타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를 했네요.
찰리스는 땅콩 한 접시를 가져다준 뒤, 조용히 물러났다.
이를 본 브리이타가 전해액을 크게 한 모금 마셨다.
"사실 우리는..."
브리이타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휘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
지휘관은 생각보다 대담하네?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군!
우리가 그냥 친구 사이라고?
마음이 아프네!
그럼, 이제 너랑 놀지 않을래.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 이렇게 무정할 줄이야!
장난기 어린 대화가 끝난 뒤, 브리이타의 표정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나는 우리 사이가...
브리이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불쑥 지휘관 곁으로 다가갔다.
좀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러고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쿨럭쿨럭,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건배나 하자!
노란 액체가 담긴 유리잔이 서로 맞부딪치면서 맑은 소리를 냈다. 그리고 하얀 거품이 파도처럼 일어나 거침없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던 그때, 뒤편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그 순간, 주점 안에 경보음이 울렸고, 손님들은 당황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사장님, 큰일 났어요! 옆 가게에서 갑자기 연기가 치솟고 있어요!
장 사장 가게?!
아니요. 다른 옆집 니콜라스 양꼬치 가게요!
레이가 거기 있어!
내가 갈게!
지휘관은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찰리스는 소화기를 가져와. 저기 직원, 너 말이야. 소방대랑 생명의 별에 연락해!
브리이타는 빠르게 지시를 내린 후 밖으로 뛰쳐나갔다.
비켜주세요! 저는 지원 부대 대장 브리이타입니다!
브리이타는 현장의 주민들을 대피시킨 후, 화재 현장 쪽을 돌아봤다.
브리이타가 화재 현장으로 들어간 지 2분이 다 됐지만, 불길은 예상보다 더 거셌다.
레이.
네.
그 순간, 그림자 셋이 달려오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어떻게 된 겁니까?!
저희는 지원 부대 대원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쾅.
문을 부수려는 굉음이 귀를 찔렀다.
큰 누님?!
브리이타가 레이를 안은 채, 가게에서 뛰쳐나왔다.
레이야!
아빠!
부녀의 포옹을 바라본 브리이타의 눈빛에 순간 쓸쓸함이 스쳐 지나갔다.
브리이타가 "장벽"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이스 타이밍!
"장벽", "사막여우", "도마뱀" 집합!
네!
전기회로 노후화로 인한 화재로 판단된다.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우리 지원 부대가 불길을 최대한 통제한다.
알았나!
알겠습니다!
따라와!
지원 부대 넷이 화재를 향해 몸을 돌렸다. 옆에 있던 찰리스도 한 걸음 내디뎠다가, 멈춰 서게 됐다.
찰리스가 뒤를 돌아보니, 레이가 그의 바지를 붙잡고 말없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
브리이타의 시선도 그 부녀에게 머물렀다.
일반 시민과 비구조체는 화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세요!
[player name], 뒤는 너에게 맡길게.
화재 진압이 끝났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신속한 대처 덕분에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브리이타는 멀리서 소방 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곧이어 브리이타는 상대와 악수하고,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큰 누님, 정말 감사해요.
찰리스가 졸려 하는 레이를 안은 채, 브리이타에게 다가갔다.
고맙긴. 넌 우리 식구잖아.
전해액 번들 하나 가져갈게. 시간도 늦었고 레이도 졸려 보이는데 얼른 들어가.
전해액 패키지를 챙긴 브리이타는 바 카운터에 돈을 내려놓은 후, 지휘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휘관, 나랑 어디 좀 가줄래?
얼마 가지 않아 뒤편에서 찰리스의 외침이 들렸다.
자주 들리세요. 평생 30% 할인해 드릴게요.
브리이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만 살짝 들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