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테디베어·미유·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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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미유·그중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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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통로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우회해서 한참을 도시 안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서야 거대한 그라피티가 그려진 하수구 출구 옆에 도착했다.

이게 괴짜 수집가의 취향인가 봐?

아무튼, 지난번에 수집가를 여기서 만났어. 여기가 자기 집이라고 했으니, 지금 이 시각이라면 만날 수 있을 거야.

그야... 컨스텔레이션의 파이프를 점검해달라고 부탁을 받았거든. 왔어!

어딘가 익숙한 로봇의 흔들리는 실루엣이 멀리서 다가왔다.

눈앞에 나타난 건 예전에 지휘관을 밴드의 임시 드러머로 초대했던 각성 로봇 키스크였다.

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오랜만이네요.

와히의 작은 가게로 초대해서 오일주 한 잔 대접하지 못했네요!

키스크가 활기차게 말했다.

잠깐, 네 오일주는 나중에 얘기하고...

내가 지휘관을 데려왔으니까, 약속한 무선 헤드폰 나한테 팔 수 있지?

이미 약속한 거잖아.

흠흠.

며칠 전, 이 구조체가 제가 소장하고 있는 황금시대의 한정판 무선 헤드폰에 관심을 보였어요.

하지만 저는 그걸 팔고 싶지 않아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님을 데려오면 팔겠다."고 조건을 내세웠죠.

그걸 그냥 말해도 되는 거야?

로봇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저는 이 조건이 구조체들에게 매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

고개를 돌린 테디베어는 일부러 노래를 흥얼거리며 딴청을 부렸다.

지난번 만났을 때, 키스크는 "선더 스파크" 밴드의 멤버였었다.

각성 로봇은 자유로워요. 그래서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추구하죠.

그래서 키스크는 밴드 멤버일 수도 있고, 수집가일 수도 있어요.

어쨌든, 난 네 조건을 들어줬어.

약속한 무선 헤드폰은?

미안하지만, 그건...

키스크는 오늘부터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기로 했어요! 오늘의 키스크는 자유로운 화가예요!

오늘부터 키스크는 리듬 화가가 될 거예요!

로봇이 즐겁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

오호! 리듬도 탈 줄 아는 위대한 화가죠!

지휘관. 각성 로봇이 먼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내가 각성 로봇한테 작은 바이러스를 심어서 혼란을 일으키는 건 어떨까?

위대한 화가?

컨스텔레이션이 이걸로 문제 삼진 않겠죠?

그럼...

위대한 리듬 화가를 협박하지 마세요. 진실을 말해드릴게요.

키스크가 춤을 멈추었다.

그 무선 헤드폰은 더 이상 제 손에 없어요.

팔았어?

팔지 않았어요. 각성 로봇은 약속을 지키니까요. 하지만 어제 저희가 음악 대결에서 다른 각성 로봇들에게 졌어요.

그들이 키스크가 가지고 있던 소장품을 모두 가져갔어요.

그래서 키스크는 더 이상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아요. 키스크는 이제 화가가 될 거예요.

위대한 리듬 화가가 될 거예요!

"선더 스파크"는 컨스텔레이션에서 잘 나가는 밴드였잖아.

대결의 내용이 저희 "선더 스파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음악 형태였어요.

그래서 그 내용이 뭔데?

그건 황금시대의 인기 장르였던, "메들리"라는 형식의 음악이었어요.

그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저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들의 리듬을 따라잡을 수 없었어요.

"선더 스파크"는 패배했고, 그 각성 로봇들은 "선더 스파크"가 자기들과 상대가 안 된다며 저희가 가지고 있던 소장품을 모두 가져가 버렸어요.

저 구조체가 원하던 무선 헤드폰까지 포함해서요. 정말 미안해요. 키스크가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요.

각성 로봇은 테디베어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렇게까지 정중할 필요 없어.

헤드폰을 원하신다면 그들로부터 구매해야겠지만, 그들이 그 소장품들을 소중히 여길 것 같지는 않네요.

후... 정말 귀찮게 됐네.

그 팀은 대체 어떤 "메들리"로 너희를 이긴 거야? 한번 들어볼 수 있어?

이런 음악이었어요.

로봇 내부에 내장된 플레이어를 켠 키스크는 소리를 최대한 줄여 재생을 시작했다.

높은 멜로디와 낮은 화음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음악으로 조합되어 있었다.

상대 드러머는 전조 처리에 능숙해서 다양한 멜로디를 자연스럽게 포용하면서 서로 다른 소리를 완벽하게 연결해 주었다.

앞뒤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화음도 일치하는 것이 한 밴드가 동시에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이 그러는데, 이걸 일렉트로닉 뮤직이라고 부른대요. 저희가 연주할 수 없었던 건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라고 했어요.

그래서 "선더 스파크"는 패배하고 말았어요. 그리고 저희는 인정해야만 했어요. 더 많은 멜로디를 기억하려고 노력했지만, 저 정도로 조화롭게 연주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휴...

로봇은 고뇌에 찬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내가 너희 밴드를 재결성시켜서 상대를 이기게 해주면, 네 소장품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거야? 내 무·선·헤·드·폰도 포함해서 말이야?

정말이요?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야, 기술자 말을 믿으라고 했잖아.

정말... 너무 기뻐요!

"선더 스파크"를 대표해서 감사드려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 어쨌든 이건 또 다른 대가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

눈을 가늘게 뜬 분홍 머리 구조체가 허리를 숙여 키스크와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 그래요? 그건 비싸지 않은 물건이긴 한데, 찾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꼭 노력할게요!

그럼, 먼저 고맙다고 할게~

—비밀.

테디베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