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함영·청상·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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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청상·그중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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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서쪽으로 기울면서 분주했던 하루의 끝을 알렸다. 이젠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루의 일을 마친 지휘관은 마당 밖에서 심호흡한 뒤, 문을 밀고 들어갔다.

고즈넉한 마당에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쓸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노란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 외엔 지휘관의 숨소리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방 안에 있던 여성은 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기쁜 표정으로 뒤돌아봤고, 손에 들고 있던 바늘과 실을 내려놓았다. 그런 뒤, 밖으로 나와 지휘관 쪽으로 다가갔다.

……?

미소 지은 함영이 기대하는 듯한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봤다. 먼저 말을 꺼낼 생각이 없는 것 같은 함영을 보며 지휘관이 입을 열었다.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함영이 뭔가를 답하려고 할 때, 문득 떠오르는 게 있는 듯 허리에 손을 얹고 화난 척했다.

지휘관님. 설정이 틀렸어요. 저울추의 주인은 입양아이고, 주인을 입양한 스승에게는 딸이 하나 있어요. 그리고 그 딸은 주인보다 나이가 많아요. 한 가족처럼 지내긴 했지만, 혈연관계는 아니었어요.

함영은 저울추를 도와 시뮬레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지휘관에게 가족 연기를 부탁했다.

저울추가 수집한 "가족 데이터"로 가족 간의 진정한 감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없다면, 그 속에서 역할을 채워줄 인원을 늘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복원된 기억과 저울추의 설명을 통해 지휘관과 함영은 저울추 주인의 과거를 조금 알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저울추의 주인은 성 내에 명성을 얻은 장인에게 입양됐다. 그들은 작은 공예품 가게를 운영하면서 바쁘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리고 저울추는 장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다.

그 후, 주인님은 가게를 물려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단골도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게 되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을 때쯤 퍼니싱이 발발했습니다.

주인님은 패닉에 빠진 사람들로부터 저를 보호하기 위해, 제 데이터를 미리 옮겨놓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 고철 덩어리가 되었을 겁니다.

야항선에서 다시 재가동됐을 때, 전 주인님한테 무슨 일이 생겼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주인님께서는 배를 떠나 가족을 찾기 위해 마일리지를 열심히 모으고 있다는 것 외엔 아는 게 없었습니다. 주인님의 작품은 그때 대부분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저울추의 주인이 찾고 있던 "가족"은 바로 의지하면서 살아왔던 형제 또는 자매였다. 그래서 논의 끝에 함영은 손위 딸 역할을 맡게 됐다.

당연하죠. 전에 포뢰와 함께 소꿉놀이할 때, 포뢰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잘 이해하여야만, 그 캐릭터를 잘 연기해 낼 수 있다고 말했었어요.

시뮬레이션 효과를 놓고 봤을 땐, 현실 장면에 가까울수록 좋은 법이죠.

함영이 옆에 있는 저울추를 보자, 저울추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럼, 형제자매 중에서 지휘관님을 어떻게 부를까요?

좋아요. 남동생.

함영은 얼굴을 가리고 작게 웃었다. 지휘관은 즐기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흥을 깨뜨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부끄러움을 억누르며, 진지한 태도로 시뮬레이션에 임했다.

돌아왔어? 오늘 시장 노점 장사는 어땠어?

마당 한구석에 놓인 낡은 돌의자를 꺼내 앉은 함영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다기를 꺼내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우아한 동작에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

왜 그래?

정말? 다행이네. 너라면 문제없을 줄 알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처럼 자기 가게를 차릴 수 있을 거야.

주머니에서 청부 몇 개를 꺼내 시장에서 번 돈인 양, 함영에게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함영은 고개를 저을 뿐 받지 않았다.

아니야. 네가 가지고 있어. 난 재단 기술이 좋아서 부잣집 커스텀 의상을 만들어 주는 걸로 장사가 그럭저럭 잘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기억 속의 누나는 재단 기술이 뛰어나다는 설정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함영이 그렇게 말했으니 내가 잘못 기억한 걸로 해야겠다.

크흠, 어쨌든 앞으로 나한테 돈 줄 필요 없어.

함영은 다시 미소를 지었지만, 그건 누가 봐도 억지 미소였다. 이것이 그녀의 연기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아팠다.

괜찮아. 가게는 다음 달에 다른 사람에게 넘길 생각이라 가게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우리 삶을 살아야 하잖아. 아버지께선 항상 지나간 환영은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고 말씀하셨어.

우리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건 사실이야. 그리고 네가 구룡 상회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가고 싶어 한다는 거 알고 있어.

이번만큼은 내 말 들어. 과아급 함선이 장기간 항해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위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과 상인들이 있을 거야.

너를 위해 표 한 장을 구했어. 내 동생이라면 기회가 많은 그곳에서 자신만의 재능으로 자신의 무대에서 빛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이 아니더라도 넌 언젠가 이곳을 떠나 자신만의 집을 찾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거야.

함영의 표정은 씁쓸함으로 가득했고, 말은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그건 단순히 기억 속의 이야기에 감동된 것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이 순간에 함영이 무엇을 떠올렸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함영이 더 이상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했다.

지휘관님...?

뜻밖의 행동에 함영은 다소 놀란 듯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

지휘관이 손을 움츠리려고 할 때, 함영은 지휘관의 손을 가볍게 잡아주며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휘관이 반응하기도 전에 함영은 지휘관을 가볍게 안았다.

괜찮아요. 그리고 고마워요.

부드러운 속삭임이 귓가에 울렸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포옹이었지만, 그 포옹 속의 감정과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안정되자, 함영이 포옹했던 팔을 풀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선 뒤,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엔 포뢰를 이렇게 안아주곤 했는데, 지금은 마음대로 안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방금... 다시 한번 사과드릴게요.

알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 기록에 나오는 "금기의..."

하지만 그 뒤에 이 남매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울추의 주인은 왜 혼자서 야항선에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네요.

좋아요. 여동생.

함영은 얼굴을 가리고 작게 웃었다. 지휘관은 즐기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흥을 깨뜨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부끄러움을 억누르며, 진지한 태도로 시뮬레이션에 임했다.

돌아왔어? 오늘 시장 노점 장사는 어땠어?

마당 한구석에 놓인 낡은 돌의자를 꺼내 앉은 함영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다기를 꺼내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우아한 동작에 시선을 떼기 어려웠다.

왜 그래?

정말? 다행이네. 너라면 문제없을 줄 알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처럼 자기 가게를 차릴 수 있을 거야.

주머니에서 청부 몇 개를 꺼내 시장에서 번 돈인 양, 함영에게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함영은 고개를 저을 뿐 받지 않았다.

아니야. 네가 가지고 있어. 난 재단 기술이 좋아서 부잣집 커스텀 의상을 만들어 주는 걸로 장사가 그럭저럭 잘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기억 속의 언니는 재단 기술이 뛰어나다는 설정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함영이 그렇게 말했으니 내가 잘못 기억한 걸로 해야겠다.

크흠, 어쨌든 앞으로 나한테 돈 줄 필요 없어.

함영은 다시 미소를 지었지만, 그건 누가 봐도 억지 미소였다. 이것이 그녀의 연기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아팠다.

괜찮아. 가게는 다음 달에 다른 사람에게 넘길 생각이라 가게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우리 삶을 살아야 하잖아. 아버지께선 항상 지나간 환영은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고 말씀하셨어.

우리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건 사실이야. 그리고 네가 구룡 상회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가고 싶어 한다는 거 알고 있어.

이번만큼은 내 말 들어. 과아급 함선이 장기간 항해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위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과 상인들이 있을 거야.

너를 위해 표 한 장을 구했어. 내 동생이라면 기회가 많은 그곳에서 자신만의 재능으로 자신의 무대에서 빛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이 아니더라도 넌 언젠가 이곳을 떠나 자신만의 집을 찾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거야.

함영의 표정은 씁쓸함으로 가득했고, 말은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그건 단순히 기억 속의 이야기에 감동된 것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이 순간에 함영이 무엇을 떠올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함영이 더 이상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취했다.

지휘관님...?

뜻밖의 행동에 함영은 다소 놀란 듯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

지휘관이 손을 움츠리려고 할 때, 함영은 지휘관의 손을 가볍게 잡아주며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휘관이 반응하기도 전에 함영은 지휘관을 가볍게 안았다.

괜찮아요. 그리고 고마워요.

부드러운 속삭임이 귓가에 울렸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포옹이었지만, 그 포옹 속의 감정과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안정되자, 함영이 포옹했던 팔을 풀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선 뒤,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엔 포뢰를 이렇게 안아주곤 했는데, 지금은 마음대로 안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방금... 다시 한번 사과드릴게요.

알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 기록에 나오는 "금기의..."

하지만 그 뒤에 이 자매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울추의 주인은 왜 혼자서 야항선에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네요.

저울추의 기억체에는 이 부분의 데이터가 없었다. 노화된 회로에는 아득히 먼 옛날의 일부 기억 외엔 무뚝뚝한 주인과 야항선에서 보낸 추억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인이 독학으로 얻은 로봇 지식과 암시장에서 사 온 부품을 사용해, 로봇의 몸을 재조립해 자신을 다시 깨운 것만 알고 있었다.

저울추의 기능은 노화되어 기억 데이터가 계속 손실되고 있긴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버텼다.

저울추는 정비의 빈도가 잦아지면서, 자신의 기체가 한계에 이르렀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기억체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로봇 제비한테 넣었다.

저울추가 가지고 있는 "형제 또는 자매"에 대한 기억은 방금 전 함영과 지휘관이 시뮬레이션한 게 전부였다.

"형제 또는 자매"와 당신의 주인은 지금처럼 집으로 돌아와 다시는 헤어지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손을 잡은 함영은 계속 이쪽을 지켜보던 저울추 앞으로 다가갔다.

함영이 저울추의 시각 모듈을 미리 조절했기 때문에 저울추의 눈에 비치는 건, 오랫동안 떠났던 가족이 드디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었다.

……

최고 우선순위 명령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

그래도 저를 돕기 위해 힘써준 당신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당신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