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21호·XXI·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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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XXI·그중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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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지휘부 건물, 모의 작전 훈련장 밖.

통상적인 사격 훈련을 마치고, 오랜 시간의 사격 연습으로 저린 손목을 문지르고 전술 단말기를 열어 다음 일정을 확인했다.

홀의 코너 쪽을 가다가 뜻하지 않은 사람과 부딪쳤다.

[player name].

익숙한 냄새를 맡아서 이곳으로 찾아왔어.

이것과 같아.

21호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좀 지저분한 것을 꺼내 이 쪽을 향해 손을 높이 들었다.

파손된 명패가 그녀의 손에 있었다.

지난 번 작전 때 21호 발견한 명패인데, 가져올 줄은 몰랐다.

21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냄새는 비슷하지만 또 아주 달라.

작지만 21호는 그들이 같은 소대에 있다는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알았어. 어떻게 할거야?

왜?

왜 중요해?

응, 21호는 알고 싶어.

21호는 먹이를 찾아다니는 짐승처럼 나를 끌고 집행 부대의 기지를 지나, 나이트 팔콘 소대의 휴게실 문 앞에 멈춰 섰다.

한 젊은 구조체가 전술 단말기를 보며 낯선 방문객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신들은……?

나의 설명과 함께 21호는 손에 쥔 명패를 들어 올렸다.

……우리는 전투에서 이것을 주웠어.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물건"이기에 가져왔어.

구조체

이 명패는……아아……이건……르노 거야……!

21호 손에 든 물건을 보고 구조체는 벌떡 일어나 이쪽으로 돌진했다. 책상이 그의 기체에 끌려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를 냈다.

당신들 어떻게 이것을 찾았나요? 르노는요? 저번 전투부터 실종됐어요. 전 계속……

21호는 이것만 찾았어.

그래요……

여태껏 기다림과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구조체는 명패를 손에 꼭 쥐고 오열하며 주저앉았다.

……

이건 중요한 것을 잃은 표정이야.

21호는 당황한 듯 두 손을 가슴에 얹었고, 보조 기계도 21호의 감정에 공감한 듯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자 21호는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 이쪽을 한 번 쳐다봤다.

한참 있다 먼가 생각난 듯 구조체 병사들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슬, 슬퍼하지 마……

서툴게 위로의 말을 하며 21호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이 표정을 "웃음"이라고 부르면 재앙급의 실패다. 그저 그녀가 입꼬리를 힘껏 들어 올리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다.

……

당신……그게 무슨 표정입니까?

동료를 잃는다는 것이 당신에게 무슨 우스운 일입니까?

맞아……맞아. 이 마크. 당신들 케르베로스 소대 맞지. 당신들 소대의 사람들은 다 미친놈들이래!

구조체는 흥분하며 일어나 손가락으로 이쪽을 가리켰다.

당신이 케르베로스의 지휘관입니까? 대원이 이런데도 당신은 상관하지 않습니까?

아니면……당신도 우리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겁니까?

역시 그 지휘관에 그 대원이네요. 냉혈한 괴물들.

이곳은 여러분들을 환영하지 않으니 돌아가세요.

구조체는 소매로 얼굴을 마구 문지른 뒤, 나와 21호를 문밖으로 내쫓았다.

문이 얼굴 앞에서 "쾅" 하고 닫혔다.

복도를 걷던 21호는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21호의 기체 상태는 항상 좋아.

그 사람은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려서 "슬퍼"했어.

21호는 그를 "위로"해주고 싶었어.

나는 말하는 기계에서 "웃음"은 선의의 표현이라고 배웠어, 그래서 그때는 "웃어"야 한다고 판단했어.

왜냐면 지휘관도 그렇게 하니깐.

지휘관이 웃을 때, 여기가 따뜻하게 느껴지면서 기분이 좋아져.

21호는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21호는 사람과 교류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어.

내가 웃을 때 사람들은 전부 무서워 해.

이전에 웃음을 짓는 것은 전투를 하기 위해서였어. 그러면 적들이 보면 무서워하니까. 베라와 녹티스도 이렇게 해.

나중에 웃음은 "선의"를 표현하는 거라고 배웠어.

하지만 실패했어. 21호가 웃으면 무섭기만 해.

베라와 녹티스의 평소 행동을 떠올리며 21호가 왜 이렇게 웃었는지 순간 이해했다.

사람과 교류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다면, 베라와 녹티스가 제대로 된 멘토라고 할 수 없다.

21호는 감정이 없기 때문인가?

21호는 항상 "모방"을 하고 있어. "모방"하면 안 되는 건가?

음……

……잘 모르겠어. 21호는 이전에 "감정"이 없었어.

여기는 다른 사람의 "감정"만 있어.

21호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하지만 지금은 없어졌어.

21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남들이 슬플 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기억했어.

21호,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