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반즈·명각·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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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명각·그중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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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훈련실이 아니라 더 오래된 사격 훈련실이다. 찾는 사람이 적으니 조용한 건 물론이고, 진짜 총을 쥐고 하니 시뮬레이션 훈련 시스템과는 또 다르다.

먼 곳의 과녁을 조준하고 심호흡을 했다. 바람도 방해 요소도 없는 이곳에서의 훈련은 처음에 했던 정확도 연습으로 돌아갔다.

마음 속으로 훈련의 요점을 생각하면서 손으로는 안전장치를 풀었다.

"탕"하는 총소리와 함께 헤드셋에서 점수를 읽어주는 시스템 음성이 흘러나왔다.

시스템 음성

10라운드, 3번째 사격, 점수: 7.6, 페이스를 유지하세요.

오른손이 아직도 찌릿찌릿 하다.

호흡을 가다듬고 시선을 다시 조준경으로 옮겼다...

???

총부터 안정적으로 잡는 게 좋을 거야.

???

집중해. 총을 잡은 순간부터는 목표에만 집중해야 해.

???

총을 들 때마다... 반드시... 명중... 아하.

목소리의 안내에 따라 집중력을 목표에게 돌린다.

그 목소리는 긴 하품을 하고 잠깐 멈췄다가 기계를 작동한 것 같은 차분하고 듬직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했다.

???

저격 총은 평소에 쓰는 전술 권총과 달라.

정밀사격은 사격 시스템 전체에 대한 테스트야, "조준"만해서 되는 게 아니야.

사격 조준은 공중 방사물의 비행 궤도를 예측하는 과정이야. 이 과정에서 어떤 시스템에 변화가 생기면 발사 결과에 영향에 미쳐서 예측한 곳을 빗나가게 되지.

지금 지나치게 "조준"에만 집중되어 있어.

???

호흡과 맥박은 모두 자세의 안정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생각하고 예측하는 과정에서도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야.

그러기에 사격 시스템에서 인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면 훌륭한 사격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아직 너무 침착하지 못해요. 마음을 가라앉혀 봐요.

???

조준경을 총열 위쪽과 수직이 되게 유지.

그리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면... 망설이지 마.

시스템 음성

10라운드, 4번째 사격, 점수: 8.6, 페이스를 유지하세요.

총을 놓고 뒤를 돌아보니 멀지 않은 의자에 앉아있는 반즈를 발견했다.

음... 계속 여기서 훈련하면 내 휴식에 방해가 되서.

그렇긴 하지... 응...

아... 그래?

나는... 음... 주말에, 그것도 이렇게 허름한 사격 훈련실에는 지휘관이 있을 줄은 몰랐거든.

반즈는 말을 하며 여길 보라는 듯 눈길을 위로 향했다. 그쪽을 보니 벽에 '반즈 휴게실'이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으흠.

...음, 아마도?

…………

...내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 거야?

...나는 더 가르칠 의무는 없어.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피곤하네.

...음, 저격은 총이 아니라 전술이야.

...뭐, 원거리 명중으로 따지면, 최신 스코프가 있으면 아마추어 여자도 몇 시간만 훈련하면 1000미터 밖의 목표도 맞출 수 있어.

하지만 현실의 전쟁은 사격연습보다 훨씬 복잡해. 사격 기술은 그저 일부에 불과해.

그러니... 사격 실력에 연연해 필요 없어.

지휘관으로서 전술 쪽으로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야...

음... 들킨 건가?

리더가 연습할 때는 지휘관을 한 방에 보내지 말라고 했어. 연습할 시간을 주라고... 뭐, 그때는 상대가 지휘관일 줄은 몰랐지.

좀... 더 리얼하게 했겠지?

음... 아무튼 괜찮은 성적을 냈으니 이제 훈련을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계속... 여기서 훈련하면 내가... 잠을 못 자.

맞은 편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은 점점 작아졌고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이 없었다.

반즈

인간은 정확한 사격을 위해 체력이 꼭 필요하지.

훈련실 입구에 발을 디디는 순간, 다시 중얼거리는 듯한 상대방의 말소리가 들렸다.

반즈

...무리 하는 건 좋은 점이 하나도 없어.

이번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반즈는 벽에 기댄 채 깊은 잠이 든 것 같았다.

구조체는 불편한 수면 자세 때문에 피곤할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심각하게 불편한 자세로 '잠'에 드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얼마 전에 예술 협회에서 숙소로 연구용 기억 베개를 가져온 기억이 났다. 인간을 위해 준비한 거지만... 반즈를 보니 선물로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품고 사격 훈련실을 떠나며 반즈를 위해 문을 닫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