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로제타·아레테·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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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아레테·그중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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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포드는 몸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무거운 배낭을 다시 짊어진 뒤 자신의 무기를 집어 들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길고 끝없는 극야는 황량하고 조용했다. 마치 이 설원에 살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듯 자유롭기까지 한 침묵이었다.

이 빌어먹을 날씨! 대장, 우리가 잡으러 온 그 "토끼"가 진짜 이런 곳까지 왔을까?

눈치 없는 부하의 불평이 바이포드의 생각을 끊어 놓았다. 철판 얼굴 위로 험악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본 순간, 그 옆에 있던 부하 하나가 기계 팔로 빌의 머리를 냅다 후려쳤다.

토끼? 너 그 낡은 처리장치에 대체 뭘 처넣고 다니는 거야?

어? 아니야? 우리 임무가 전투력도 없는 공중 정원 지휘관 하나랑 중상 입은 구조체 하나를 쫓는 거 아니었어?

멍청한 놈! 그 사람은 공중 정원의 에이스야.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라고. 그리고 북극 항로 최신 기술이 들어간 기체, 그걸 사용하고 있는 숲을 지키는 자들의 수장이란 말이야.

어… 목표가 둘 아니었어? 왜 갑자기 그렇게 많아져?

잭은 한심하다는 듯 눈을 흘겼다. 이 연산 능력이 부족한 녀석과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판단한 듯했다. 대신 대장이 무표정한 얼굴로 작전 내용을 전달하던 순간을 회상하며, 자신이 느꼈던 충격을 떠올렸다.

상부의 제1단계 작전 목표는 대체로 달성했다. 예상 성과의 90% 이상이다. 다만…

일부 작전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생했다. 원래 작전 중 회수 예정이었던 북극 항로의 최신 기체가 탈취당했다. 우리 목표는 놈들을 추격해 해당 기체를 되찾는 것이다.

무표정한 기계체, 바이포드는 소대 전원에게 임무 내용을 전달했다. 간략한 작전 개요 속에는 두 장의 목표 인물 초상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 대장…

왜.

이건… 그 사람이잖아?

그래.

잭은 임무 목표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한 뒤, 자신을 가리키며 프로그램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른 의문을 그대로 내뱉었다.

우리,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을 잡으러 가는 거야?

(침묵)

1단계 전투 결과에 따르면, 목표인 인간 지휘관은 이미 공중 정원의 지원을 상실했다. 그의 곁에 있는 유일한 전력, 로제타 역시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다.

기회가 없지는 않다.

만약 바이포드의 기계체가 인간처럼 복잡한 표정을 구현할 수 있었다면, 잭은 분명 그 철판 얼굴 위에 떠오른 자기기만이 얼마나 보기 흉한지 똑똑히 봤을 것이다.

완전 대어네! 대장, 이번에 단단히 한몫 챙길 수 있겠어! 언제 출발해?

연산 능력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그 녀석이 하필 이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

……

다른 추적 소조들이 집결을 마칠 때까지 대기한다.

인간과 로제타를 추적하기 위해 열 개가 넘는 기계체 화력 소조가 투입되었다. 그들은 지시에 따라 마치 펼쳐진 그물처럼, 각기 다른 방향에서 마지막으로 인간의 통신 신호가 포착된 설원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다만, 극지 전역을 덮고 있는 신호 교란은 아군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았다. 이 "사냥개"들은 사전에 설정된 경로를 기계처럼 충실히 따르며, 순백의 설원 위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체가 되었다.

현재, 목표에 가장 근접해 있는 소조는 바이포드의 팀이었다. 연산 능력이 부족한 빌이 의외의 행운으로 인간과 로제타가 남긴 발자국을 발견한 것이었다.

대장… 일단 다른 소조랑 합류한 다음에 다시 추적하는 게…

목표가 남긴 흔적을 보며 잭은 물러서기를 택했다. 그리고 소조장인 바이포드 역시 망설이고 있었다.

……

이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출발 전, 모든 화력 소조는 연구소 습격 당시의 전투 영상을 확인했다. 로제타 혼자서 하나의 군대처럼 적진을 휘젓던 모습은 그들에게 지울 수 없는 공포를 남겼다.

로제타가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과연 자신들의 전력으로 임무 목표를 제압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이 경우, 우리가 "사냥감"에게 발각될 확률이 크게 상승한다. 그리고…

바이포드는 옆에 있는 빌을 흘깃 보았다. 그는 자신의 발견에 들떠 마치 이미 공을 세운 것처럼 흥분해서 날뛰고 있었다.

빌이 다른 소조와 성과를 나눌 만큼 아량이 넓진 않지.

나눠? 뭘 나눠!? 우리가 먼저 찾았잖아! 이건 우리 거야, 누구도 뺏어가지 못해… 누구도!

빌은 소리를 지르자마자 발자국을 따라 뛰어갔다. 바이포드와 잭은 그를 말리지 않았다. 이는 곧, 방금까지 고민하던 선택지가 이 단순한 사고를 지닌 녀석에 의해 강제로 폐기되었다는 뜻이다.

대장… 이거…

뭐 해, 따라가.

짧은 한숨 뒤, 두 기계체는 결국 빌을 뒤쫓아 가기로 했다. 같은 화력 소조라곤 하지만, 화력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아마 빌 뿐일 것이다.

설원

북극 지역

알 수 없는 구역

습격 이후, 그들은 어둠 속을 더듬는 장님처럼 정보 면에서 완전히 눌려 있었다. 적이 누구인지, 어떻게 노출됐는지, 어떤 수단으로 극지 전체의 통신을 차단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지금 두 사람의 뒤를 쫓는 "꼬리"는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온 적의 촉수와도 같았다. 위험하긴 하지만, 거꾸로 적을 파악할 드문 기회이기도 했다.

어때, [player name]? 적 수는 얼마나 돼?

두 사람은 눈 속에 몸을 숨긴 채 뒤따르는 흔적을 관찰하고 있었다. 극야와 적설은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 가장 완벽한 엄폐물이 되어주었다. 공중 정원이 모든 전장 지휘관에게 지급한 야간 투시 망원경은 이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전력은?

내가 한 번 봐도 될까?

인간은 손에 들고 있던 야간 투시 망원경을 로제타에게 건넸다. 로제타의 시야에, 서로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세 명의 추격자 들어왔다.

대표적인 3인 화력 소조야. 조심해야 할 건 저기 멍해 보이는 덩치 큰 놈. 아마 셋 중에서 제일 까다로울 거야. 나머지 둘은 위협이 안 돼, 잡아먹을 수 있어.

로제타는 빠르게 적의 전력을 파악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었다.

이상해…

왜 저기서 망설이고 있지? 지원군을 기다리는 건가? 동굴에서 몇백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있어.

눈이 내린 뒤의 숲은 고요했다. 가끔 동물 몇 마리가 설원을 가로질러 지나갔지만, 그들은 인간처럼 영리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남긴 발자국이 사냥꾼에게는 추적의 실마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 리 없었다.

할아버지, 저 녀석은 왜 멈춰서 망설이고 있죠? 조금만 더 오면 저희가 움직일 수 있는데요.

두터운 적설이 로제타와 포브의 몸을 완전히 삼켜 버렸다. 설원 위에는 관측을 위한 작은 구멍 두 개만 남아 있었고, 그 안에서 희미한 하얀 숨결이 새어 나왔다. 사냥감은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함정 위에 놓인 치명적인 미끼만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기이할 정도로 크고 건장한 순록 한 마리였다.

조급해하지 마, 로제타. 사냥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하지 않아.

포브는 잠시 더 살핀 뒤, 몸을 느긋하게 눕히며 함정의 끈을 로제타에게 넘겨주었다. 당장 작동시킬 필요는 없는 듯 보였다.

저 녀석은 그게 함정이라는 걸 알아. 위험을 감수하고 미끼를 가져갈지 말지, 그걸 저울질하고 있는 거야.

눈이 오면 숲에는 먹을 게 점점 줄어들어. 우리만 겨울을 버티는 게 아니야. 사슴은 먹이를 찾으러 위험을 무릅쓰고 나오고, 늑대는 그 뒤를 따라 사슴을 노리지. 저 녀석에겐 망설일 시간이 많지 않아.

로제타, 네가 선택을 도와줘야 한다.

제가요? 어떻게 도와야 하죠?

눈 속에 몸을 숨긴 노인은 로제타를 바라봤다. 추위에 빨갛게 얼어붙은 코끝이 깊게 패인 주름 사이에서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희끗한 머리칼과 수염 사이의 얼굴에는, 어딘가 장난기 섞인 교활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로제타는 할아버지가 입에 손을 모으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 힘든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걸 보았다.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늑대의 울음소리를 들은 순록은 함정 앞에서 더욱 초조해졌다. 주변을 몇 번이나 살피던 끝에, 마침내 결심한 듯, 위험을 감수하고 미끼를 가져가려는 선택을 내렸다.

그래! 좋아. 조금만 더 앞으로. 먹고 싶잖아? 조금만 더.

순록은 신중하게 발을 옮기며 이미 함정의 가장자리에 도달해 있었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로제타는 손에 쥔 끈을 놓을 수 있었고, 오랫동안 준비한 함정이 이 노련한 사냥꾼들을 대신해 사냥을 끝내 줄 터였다.

쉬익—!

익숙한 화살의 파공음이 숲을 가르며 울렸다. 그러나 그것은 목표를 빗나간 화살이었다. 화살은 함정 앞의 순록을 놓아주었고, 동시에 방금 막 굳힌 그 결심을 산산이 부숴 버렸다.

순록은 미련을 두지 않고 미끼에서 시선을 뗀 뒤, 로제타가 숨어 있는 눈더미 쪽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놀란 순록은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깊은 숲속으로 도망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

아쉽구나. 돌아가자, 로제타.

하지만 할아버지… 정말 거의 다 왔잖아요.

괜찮다, 아가야. 너에겐 내일이 있잖니.

내일의 내일도 있고. 오늘의 너는 지금 당장 이 사냥을 끝낼 필요가 없단다.

하지만… 할아버지, 저희도…

"겨울을 난다"는 말이 로제타의 목에서 멈췄다. 그건 그녀에게 이미 아득히 먼, 옛날의 생활 의식이었다. 지금의 두 사람에겐 사실 그 사슴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죽은 자들은 생전에 몸에 밴 습관에 이끌려 산 자로 하여금 평범했던 과거의 장면을 되풀이하게 할 뿐이다. 그리고 그 관성은, 결국 산 자가 놓지 못한 기억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로제타. 너는 언젠가 너만의 사냥을 하게 될 거야.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로제타. 눈이 온다.

다시 흩날리기 시작한 눈은, 곧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하얀 눈이 내려앉고, 밤은 이 세계를 완전히 감쌌다.

돌아가요? 어디로요?

밤은 숲이 건네는 조용한 작별 인사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인간은 로제타가 간헐적으로 멍해지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보였지만, 그 얼굴에는 여전히 걱정이 담겨 있었다.

응…

아니, 이번엔 사냥 얘기였어.

로제타는 수백 미터 밖에 멈춰 서 있는 세 마리의 "사냥감"을 가리켰다.

그래, 사냥.

인내심을 가져야 해. 그리고 사냥감이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해.

인간과 구조체의 발자국은 계속해서 동굴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고, 밖으로 나간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즉, 두 사람은 아직 동굴을 떠나지 않았다.

바이포드 일행은 동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잠복해 있었다. 잭이 발견한 순환액 흔적이 결정적인 단서였다. 점점 많아지고, 짙어지는 자국은 하나의 결론을 얘기해 주고 있었다. 유일한 전력인 로제타의 부상이 계속 악화되어 가는 중이다.

그 판단은 바이포드의 처리기 속에서 위험한 생각 하나를 싹틔웠다. 어쩌면 빌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번 임무의 보상은 자신들이 독차지할 수도 있겠다.

빌, 이번엔 나와 대장도 각오하고 함께 온 거야. 그러니까... 제발, 흥분하지 마! 일단 좀 더 보고, 상황이 안 좋으면 바로 철수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

입 다물어!

대장의 낮은 일갈에 빌은 확성기처럼 시끄러운 입을 다물었다.

기존 진형을 유지한다. 잭은 선두에서 정찰하고, 빌은 중간에서 화력 통제를 열고, 난 후미를 맡는다.

에이… 대장, 이번엔 내가 후미를 맡으면 안 돼?

혼자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해서, 그렇게 해줄 수는 없다.

속내를 들킨 잭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선두에 서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뒤에서는 빌의 거대한 체구가 퇴로를 완전히 막고 있었다. 소조 내에서 유일하게 지원 능력을 갖춘 기계체 바이포드는, 동굴 주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진입했다.

동굴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 번 꺾어 들어가자 바로 석실이 나왔다. 잭의 눈에, 그들의 용기에 대한 "선물"이 나타났다.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 아무렇지 않게 세 명의 앞에 서 있었다.

뭐야, 왜 너 혼자야?

멍청아! 뭐 해, 멍때리지 마! 매복이야!

잭의 말은 아직 동굴 안에서 울리고 있었고, 앞에 선 인간은 이미 손에 든 "무기", 초고광도 전술 손전등을 작동시켰다.

무방비 상태에서 쏟아진 강렬한 빛은 마치 세 사람의 얼굴 앞에서 섬광탄이 터지듯 퍼져나갔다. 물론 진짜 섬광탄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우린 사냥감이 선택하게 만들어야 해. 적들이 아직 움직이지 않는 건, 우리의 남은 전력이 얼마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야.

계속 약한 척하면 돼. 지금 우리가 굉장히 위태로운 상태처럼 보이게 말이야. 탐욕은 사냥감이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어.

그래서 그 전에 내 순환액을 일부러 흘려놨어. 내가 완전히 전투 불능이라고 착각하게 만들고, 놈들을 동굴 안으로 끌어들이는 거야.

그리고, 지휘관 네 전술 손전등이 필요해.

맞아, 지금 우리한테 있는 전술 장비가 너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어.

단 한 순간이면, 그걸로 충분해!

[player name], 너한테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응. 널 다치게 두진 않을 거야.

전술 손전등이 갑자기 터지듯 켜졌다. 강렬한 백색광이 폭포처럼 쏟아지며 동굴 전체를 집어삼켰다. 세 명의 시야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지워졌다.

촤악—!

으아악!

휘광창이 기계체를 가르는 소리와 빌의 비명이 뒤섞여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강한 빛이 꺼졌을 때, 잭과 바이포드는 간신히 로제타의 추격을 피했지만, 빌의 몸은 이미 두 동강이 나 있었다.

손전등이 완전히 꺼진 뒤, 빛 하나 없는 동굴에는 휘광창의 화염만이 어둠을 가르며 번쩍이고 있었다. 로제타는 동굴 입구 쪽에서 돌진해 와, 남은 두 놈의 퇴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동굴은 마치 황금시대 이전의 어두운 무도장처럼 변해 버렸다.

총성과 에너지의 섬광은 광기에 찬 스트로브 조명처럼 어둠 속에서 번쩍였고, 총기의 포효와 무기의 충돌음은 낡은 헤비메탈 음악처럼 동굴 안을 울리며 고막을 난폭하게 짓밟았다.

다행히도 이 난폭한 연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 동굴은 다시 본래의 침묵을 되찾았다.

전부 처리했어. "사냥"은 완벽하게 끝났어.

인간은 전투가 끝난 뒤, 동료를 확인하려고 다시 손전등을 켰고, 의도치 않게 로제타에게 또 한 번의 섬광탄을 안겨주었다.

너… 너무 밝아. [player name], 얼른 꺼줘.

응. 총알에 스친 상처일 뿐이야. 별일 없어.

동굴 안에 다시 따뜻한 불빛이 피어올랐다. 인간은 막 붙인 횃불을 들고 로제타 쪽으로 다가갔다. 역시나, 이미 손상이 있던 기체에 새로운 상처들이 더해져 있었다.

진짜로 괜찮아. 이 정도는 별거 아니야.

인간은 전투를 마친 로제타의 상태를 차분히 확인했다.

방금 전투가 좀 격해서, 네 쪽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 다친 데는 없지, [player name]?

다행이다… 뭔가 아쉽네. 한 놈쯤은 살려둬서 심문할 수 있었는데.

로제타는 자신이 파괴한 세 기계체의 잔해를 훑어보며 잠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또다시 끊겼어.

그때, 맞은편에 서 있던 인간이 계획이 성공했다는 듯 미묘한 웃음을 흘렸다.

인간이 손바닥을 펼쳤다. 그 위에는 세 명 중 대장이었던 바이포드의 저장 코어가 고요히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