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로제타·리고르·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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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리고르·그중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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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모두 끝내면 임무는 거의 끝났다고 보면 돼.

지휘관, 그 탐사 기기의 설치가 끝나면 이쪽으로도 와줘.

말을 마친 로제타는 손에 든 모듈을 가동해 기기와 동기화하기 시작했다.

출력은 문제없고, 자동 모드로 조정하면... 됐다.

그럼 이 다음은 텐트에 대해 알아보자고.

마지막 임무는 이곳에서 하룻밤 지키는 거거든. 그러니 텐트와 관련된 지식을 사전에 습득해두는 게 좋지.

맞아. 마지막 임무가 바로 이곳에서 하룻밤 지키는 거거든.

공중 정원에서 배급한 기기들로 빠르게 캠프를 세울 수 있지만, 난 역시 직접 세우는 거에 익숙한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지휘관, 텐트가 자립형과 비자립형 두 가지로 나뉜다는 건 알고 있어?

군사 전문 인원이니 그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겠지. 그럼 설명은 건너뛰도록 할게.

자립식 텐트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지 재료가 있는 텐트로써 조립이 쉬워 초보자에게 적합하지. 항로 연합의 어부들은 거의 이 자립식을 이용해.

비자립식은 방금 전에 말한 텐트와 반대되는 텐트야. 간단히 설명하자면, 지지대가 없는 텐트지. 그래서 세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하지만 비자립형도 장점이 있어, 기본적으로 어디에서든 세울 수 있는 데다 익숙해지면 휴대하기 편하다는 점이지.

그러니... 지휘관, 오늘은 비자립형 텐트를 세워보자.

...내가 지지 재료를 잃어버려서 그런 건 아니야...

작은 소리로 한마디 덧붙인 거지만 이 드넓은 설원에서는 뚜렷이 들려왔다.

비자립형 텐트는 보통 야외의 나무를 지지대로 삼아. 그러니까 길이가 약 3m 정도 되는 나무 두 그루를 찾으면 돼.

...하지만 사실 이 근처의 나무는 모두 항로 연합의 개발로 모조리 베어버려서 적당한 곳을 찾기는 힘들 거야.

로제타가 말한 방법은 정말 간단했지만 이 주변은 흰 눈과 바다뿐이었다. 나무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응. 없어.

얼마 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그래도 땔감은 주울 수 있었는데... 정말 운이 나쁘네.

마음이 잿더미가 된 듯한 로제타는 우울하게 바닥에 있는 돌을 주워 길게 숨을 내뱉은 후 던졌다.

이번에는 총 12번이나 튕겼어! 전보다 훨씬 더 나아졌는걸?

???

망할, 어떤 놈이 돌을 던진 거야?

포효와 함께 눈보라에서 솟아 나온 건 익숙한 모습이었다.

역시 고의로 돌을 던진 거지?

내 집은 당연히 육지 위에 있지! 이곳은 햇볕을 쬐기 가장 좋은 장소일 뿐이야!

역시 생체공학 로봇답게 햇빛을 쐬는 특징까지 구현해냈다.

기후 관측소에서 퇴근할 때마다 돌에 맞는 기분이 얼마나 짜증나는 지 알기나 해?

그런데... 왜 또 너희 둘이야? 인간과 구조체가 여기서 그렇게 빈둥거려도 되는 거야?

빈둥거리다니, 지난번에도 말했다시피 우리는 임무 수행 중이야.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그래서 이번에는 왜 돌을 던진 건데. 또 모듈을 잃어버리기라도 했어?

텐트라... 여기서 야영할 생각이야?

어차피 너희는 한패잖아? 누가 던지든 다 같은 거지. 그런데 왜 바닥에 천이 있는 거야? 설마 여기서 야영할 생각은 아니겠지?

곧 다가올 마지막 임무를 위해 지휘관한테 극지에서 텐트를 어떻게 세우는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하지만 결국 이것저것 잘 안 돼서 지금까지도 텐트를 세우지 못하고 있었어.

그건 참 고생이 많네. 단순히 몸을 숨길 곳이 필요한 거라면 내게 좋은 방법이 있긴 해.

그렇게 부르니 내가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잖아... 아무튼, 날 믿고 어서 이글루를 만들어 봐.

어떻게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같이 이글루를 만들자는 거야.

이글루라면 확실히 야영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겠어. 게다가 정말로 어디서든지 만들 수 있지... 이걸 생각해내지 못하다니.

그곳에서 멍청하게 서 있지 말고 움직여. 구조체는 자르는 걸 맡고, [player name], 넌 눈덩이를 굴려.

허리 정도까지 오면 충분해. 너무 큰 것도 좋지 않아. 지난번에 10m 크기의 눈덩이가 갑자기 해안가까지 굴러와 깜짝 놀란 적도 있어.

…………

하나로 쌓으면 돼. 어차피 인간인 네가 정교한 가공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안전 작업을 지향하는 곰 인간의 지시로 이글루를 세우는 작업은 매우 순조로웠다. 그리고 로제타도 자신의 장창으로 아치형을 조각해냈다.

그리고...

정말 잘했어. 곰 선생인 내가 감동할 정도야.

정교한 이글루가 눈앞에 나타났다. 완벽한 곡선을 이루는 반원의 형태에 순백의 벽에는 그 어떤 이물질도 보이지 않았다. 햇빛이 내리비치자 빛이 반사되면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리고 이글루 입구는 로제타가 가져온 텐트의 천으로 가려 찬 바람을 막았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어서 들어가보자, 이글루가 보온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해봐야지.

모두 차례대로 이글루 안으로 기어들어 갔다. 아직 조명을 설치하지 않아 내부는 어두컴컴해 앞뒤를 구분할 수 없었다.

곰 인간

나름 따뜻하네.

곰 인간의 말대로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온도 변화를 느낄 수 있었지만...

로제타

좁다.

방법은 알아도 실제 세워본 경험이 없어 결국 이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이건 어린아이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밖에 안 됐다.

곰 인간

그보다 구조체, 무기를 밖에 둘 수는 없어? 윗부분이 날 찌르고 있어.

로제타

참아. 전투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인내할 줄 아는 전사만이 마지막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법이야.

곰 인간

싸우러 온 거 아니거든!

로제타

아!

곰 인간은 결국 불평을 내뱉다가 일어섰다. 안 그래도 작은 이글루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무너지면서 모두 눈 밑에 깔리고 말았다.

정말... 운이 나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