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한테 설명해주고 싶은 생존 방법이 아직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맞아. 카드 게임처럼 좋아하는데 카드 게임은 노는 방식을 좋아하는 거고, 야생에서 생존하는 건 운에 맡기지 않아도 돼서 좋아해.
응. 측량 작업이야. 이번 임무는 현지 조사니까.
아무튼 오늘 정비부에서 이 기기를 지정 좌표에 설치해달라고 했어.
측량용이지... 나도 기술 쪽은 잘 몰라. 설치만 해주면 된다고 했거든.
조작은 그들이 원격으로 한다고 하니, 우리는 설치만 하면 돼.
로제타가 가져온 기기는 거의 다 삼각대와 비슷한 형태였다. 위에는 카메라가 달린 단말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기본적인 AI 기능도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걸 펼친 후 설원에 놓으면 설정된 AI가 자동으로 갈고리를 뻗어 바닥에 고정시킨다고 하더라고.
정비부에서 데이터를 일부라도 빨리 얻고 싶어하니, 해가 지기 전에 다 배치해야 해... 어...
찾을 수가 없네...
기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듈이 어디 간 지 모르겠어.
잃어버린 것 같은데... 어디서 잃어버린 지 모르겠어. 비행기 위에서인가... 아니면 방금 지나온 설원에서인가...
임무 전에 정비부의 사람과 목록을 확인했으니 잊어버렸을 일은 없을 거고... 아무래도 여기까지 오던 중에 잃어버린 것 같은데...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온 길은 너무 길어서 수색만 한두 시간 걸릴텐데...
응... 지휘관의 말이 맞아. 그래도 찾을 수밖에 없겠지.
공중 정원의 이상한 반성문을 몇 개 써야 하지만... 제일 간단한 방법이지.
이런 임무는 아무 사고 없이 완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운이 나빠...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결정한 로제타는 한숨을 내뱉은 후 바닥의 돌을 주워 바다를 향해 던졌다.
돌이 수면 위를 1번, 2번, 3번, 4번.... 7번까지 튕긴 후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이쪽의 시선을 알아차린 로제타는 얼굴이 확 붉어졌지만, 금방 또 평소대로 돌아왔다.
숲을 지키는 자들은 화날 때 이런 방식으로 화를 풀거든... 나도 갑자기 생각나서 해본 거야.
일단 움직이자...
망할, 어떤 놈이 돌을 던진 거야?
응?
로제타가 설명을 끝낸 후 움직이려는 순간 물가에서 물보라가 일어나면서 몸집이 거대한 붉은 눈을 가진 칠흑의 존재가 나타났다.
그럼 돌을 던진 건 역시 너희들이었군. 젠장, 싸우려면 덤벼!
물귀신이라니! 난 곰 인간형 생체공학 로봇이라고!
잠깐... 생체공학 로봇이 왜 바닷속에 있는 거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었지. 그보다 왜 돌을 던진 거야? 설마 날 기습하려고!?
미안해.
음...
로제타의 깔끔하면서도 직접적인 사과에 곰 인간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바로 기분을 풀고 이쪽을 향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그랬군. 무슨 모듈을 잃어버렸다는 거지?
응. 그래서 화풀이로 돌을 던진 건데,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중인 네가 그 돌에 맞을 줄은 몰랐어. 미안해.
음... 그렇게까지 사죄하니 이 일은 넘어가 주지. 나도 갑자기 돌에 맞아 조금 화났을 뿐이니까.
그보다 너희들, 그 기기들을 가동할 생각이지?
당연하지. 내가 도울게.
너희들이 말한 건 본 적 없지만, 실행하기만 하면 내가 도울 수 있을 것 같군.
어떻게 도울 생각이야...
선을 연결해 날 기기와 연동하면 돼. 내 등에는 제어 패널도 있어서 작동 모듈이라고 생각하면 돼.
너희들이 그런 것도 할 줄 알다니... 지금까지 몰랐어.
우리 생체공학 로봇은 너희 구조체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 인간, 네 이름은 뭐야?
[player name]였나? 좋아. 그럼 내가 말한 대로 하도록 해.
농담은 그만하고 어서 선을 내 등 뒤에 연결해!
——
곰 인간의 도움으로 기기를 무사히 가동하자 로제타도 한숨 돌렸다.
하하, 이제 됐지?
최근에 하나같이 인간을 도와야 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도운 거뿐이야. 그보다 숲을 지키는 자, 앞으로는 바다를 향해 돌 던지지 마!
노력할게.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