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베라·괴려·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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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괴려·그중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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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 시간에 C동 실험동 F23-C04에서 봐.

가야 하나...

베라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실험동 입구에 서 있었다.

약속한 실험실 입구에 도착하자 꽉 닫혀 있어야 할 문에 사용 중이라는 알림등이 켜져 있었다. 다가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입을 막았다.

쉿.

눈앞에 베라의 얼굴이 있었다. 베라가 끌어당기는 대로 들어가자 어두운 불빛 아래에 누군가가 실험실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가라앉은 남자 목소리

이게 마지막이야?

힘 없는 남자 목소리

관리가 갈수록 엄격해져서 이걸 손에 넣기 어려워졌어.

쯧, 소리 줄여. 발각당하면 밀어버릴 거야.

아니면 내가 지금 여기서 왜 이러고 있겠어.

힘 없는 남자 목소리

...아무튼 한동안은 이것 밖에 없을 거야.

어차피 이사회가 관리한 덕분에 살 수 있는 게 나날이 줄어들고 있어. 덕분에 가격은 2배 넘게 뛰었지.

너희 사장은 왜 그래? 그런 것까지 간섭하는 거야?

쓸모없는 것들, 조금 상황이 나빠졌다고 바로 관두다니!

나지막한 남자 목소리

그럼 어쩔 수 없네... 일단 그걸 전부 담아줘.

힘 없는 남자 목소리

안에 또 있으니 가져올게.

그리고 안쪽으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초조해할 필요 없어. 내게 방법이 있어. 그들은 날 못 잡아.

알았어. 귀 안 먹었거든? 내게 방법이 있어. 그들은 날 못 잡아.

베라는 어둠 속에서 이쪽을 향해 눈을 깜빡이고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양손의 속박도 강해지면서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베라가 어떤 전략을 사용할지 기다렸다.

힘 없는 남자 목소리

음... 여기에 뒀을 텐데...

아, 이 밑인가 보네.

1m 떨어진 곳에서 발걸음 소리가 멈춘 것 같았다. 더 이상 다가오지 않자 긴장감도 서서히 풀리면서 남자가 물품을 가져가기를 기다렸다.

준비됐어?

베라의 숨결이 귓가를 맴돌았다. 그 말에 반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강력한 힘에 밀려 나갔다.

낯선 사람 위로 쓰러졌는데, 암거래상은 크게 부딪쳤는지 품 속의 시약이 바닥에 떨어졌다.

악!! 왜 여기에 사람이 있는 거야?! ...아니, 저자를 잡아!

눈앞의 낯선 남자가 당황하면서 큰소리로 외치자 바로 반응한 남자가 무기를 꺼냈다.

뭐야? 뭐야? 왜 그래!

두 소형의 소음기 총의 검은 구멍이 이쪽을 향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젠장, 얼마나 숨어있었던 거야! 거기 서!

기, 기다려!

이쪽을 두 바퀴 돌고 뒤에 아무도 쫓아오지 않은 걸 확인한 후에 숨을 다시 가다듬었다. 귓가에는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려와 두 손을 무릎에 짚은 채 숨을 내쉬었다.

…………

잘하네. 꽤 쓸모 있는걸? 역시 널 데려오길 잘했어.

...또 이 길이다. 같은 가로등 아래에서 베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휘관이 "도와준" 덕분에 약을 손에 넣을 수 있었어. 이제 우린 비긴 거야.

그렇게 빨리 목숨을 살려준 은혜를 잊을 생각은 아니겠지? 내 약제는 비싸다고. 난 많이 깎아줬어.

베라가 손에 든 시약을 흔들었는데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이건 가져갈게. 오늘 밤의 "데이트"는 꽤 즐거웠어.

주머니에서 같은 시약을 꺼내자 베라의 표정이 조금 이상해졌다.

너도...?

내가 널 얕봤나 보네. 그래. 얼마를 원하는데?

네가 들고 있는 그거. 내게 팔아.

뭐?

난 인내심이 길지 않아.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가격을 말하지 않으면 강제로 뺏을 거야.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그거나 내놔!

너도 들었지? 이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 조금이라도 비축해둬야 해!

아무튼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그거나 내놔!

그럼 깨끗하게 가격을 제시해봐.

망할... 지금 죽여야겠네. 발각당하기 전에 갈기갈기 찢어버릴 시간은 충분하겠지?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그거나 내놔!

베라는 마치 적을 대하는 것처럼 공격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녀가 모든 것을 "약탈"해 갈 거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래?

...뭐, 인간한테서 물건을 빼앗아봤자 재미도 없으니.

어차피 시약도 한 개밖에 안 되니 그냥 네게 줄게.

쯧, 지휘관, 넌 정말 이상해.

하지만 나쁘진 않아.

지금은 그런 네가 마음에 드니 그대로 계속 있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