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님, 그쪽 상황은 어떤가요?
지휘관님, 안전 구역에서 지원을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리... 지휘관님을 두고 홀로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제가 인간 지휘관을 침식체의 소굴에 홀로 던져두고 갈 정도는 아니죠.
실은... 이곳의 지형이 워낙 복잡한 편이어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쨌든 지휘관님을 잘 부탁해요. 이사회 측에서 이미 지원 소대를 보... 내...
?
제가 체크해 보겠습니다.
기척이 느껴집니다,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폐기된 공장이 있긴 한데, 피드백 데이터 분석 보고에 따르면 안전 구역이 틀림없습니다. 이상 파형이 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신 채널이 차단됐네요, 어쩌면 좋죠?
지휘관님, 여기서 대기하세요. 제가 상황 조사를 하겠습니다.
조심하세요. 혈청은 마지막 한 개밖에 안 남았어요.
리는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꺼내 전투태세를 취했다.
내가 잘 맞춰 왔지?
대장이 날 보냈거든! 혹시 위험한 상황이야? 지휘관, 괜찮아, 두려워할 것 없어!
지휘관님, 혹시 요즘 크롬이랑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어떻게 저 녀석을 지원 인력으로 보낼 수가 있죠?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차징 팔콘의 최강 대원이라 보낸 거겠지!
대장은 다른 곳에서 바삐 일하는 중이야. 외근 같은 건 다 내가 맡고 있거든.
왜? 지휘관, 우리 대장이 그리워?
난 뭐든 해결할 수 있어! 하앗! 대신위를 맛보거라!
후... 가시죠.
흠... 셋으론 위험할 것 같군요. 지휘관님, 우선 안전 구역으로 철수하세요.
지휘관님, 다른 대원과 연결이 가능한가요?
네, 아직입니다. 백그라운드 고장을 체크하는 중입니다.
뭐? 그쪽은 연락이 끊긴 상태야? 내 통신 채널은 정상인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침식체들이 겹겹이 포위해왔다. 그들의 눈에는 살아있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신선한 미끼였다.
쯧, 성가시네요.
리 형, 일단 지휘관을 데리고 철수해! 내가 막을게!
형도 이게 최선이라는 걸 잘 알잖아.
저 녀석의 말이 옳아요... 지휘관님, 일단 물러서세요.
으악, 지휘관! 그렇게 하면 난 대장한테 엄청 혼날 거라고!
지휘관님은 홀로 철수할 수 있으니, 전 여기 남을게요.
봐봐, 리도 내 의견에 동의하잖아, 지휘관...
이때 어느샌가 지붕에 기어 올라 기회를 엿보던 침식체가 울부짖으며 카무이의 머리 위에서 뛰어내렸다.
무슨...
카무이!
윽...!
괘... 괜찮아, 별거 아니야.
알겠습니다!
바로 그때, 통신이 강제로 연결됐다.
지휘관님, 지금 어느 위치에 계십니까? 방금 지휘관님과 카무이 주변에 이상한 파동이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통신도 계속 연결되지 않더군요.
네, 크롬입니다.
지금 상황은 어떻죠?
잠시 전투를 쉬게 해주세요.
아!! 별거 아니야!
크롬은 카무이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았고, 통신 화면으로 보아 그는 지금 빠르게 이동 중이었다.
지휘관님은요?
혈청을 주입하시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자신의 안전과 부상자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신속히 철수해야 할 것 같아요. 접전은 반드시 피하세요.
지휘관으로서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선 눈앞에 닥친 일에 집중하세요.
그 근처의 상황을 조사해보니 6시 방향 153m 앞에 침식체가 두 마리 있고, 12시 방향 100m에 두 마리, 2시, 8시에 각각 한 마리가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네.
지휘관! 난 아직...
조심하세요!
귓가에 바람이 스쳐 지나가면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났고, [player name](을)를 밀어내더니, 침식체의 사나운 기습을 막아냈다.
크롬이었다.
방금 철수하라고 하지 않았나요?
후방에서 엄호하라고 한 적은 없었잖아요?
평소 침착하고 냉정한 크롬이 가슴을 들썩이면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
크롬은 다시 침착해진 듯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
크롬은 다시 침착해진 듯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죄송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지휘관님의 책임입니다.
어떤 심정인지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만, 방금의 전술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크롬은 지휘관에게 미니 박스를 던졌고, 낫을 땅에 세운 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박스 안에 든 건 혈청 주사기였다.
사양할 필요 없습니다.
혹시 몰라 지휘관님을 위해 준비한 겁니다.
잘 맞춰서 왔네요.
크롬은 리가 둘러멘 카무이를 흘겨본 후 다시 리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하지.
수고했어요.
카무이, 다친데는 괜찮아?
다리가 좀 저릴 뿐이야. 대장이 오지 않아도 내가 해결할 수 있었다고!
걸을 수 있어?
응... 앗, 다리가 말을 안 듣네.
대장... 이건 사고일 뿐인데...
...
다들... 참...
음?
그렇게 말하면 카무이를 오게 한 제게도 잘못이 있습니다.
[player name]님, 그쪽은 무슨 일 있나요?
...다행히 이번에는 운이 좋았지만요.
운이 조금이라도 더 나빠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어요.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 바로 그들에게 연락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
인간 지휘관으로서 이런 곳에 홀로 떨어지는 상황은 피하셔야죠.
전장에서 1%의 실패율은 100%나 다름없습니다.
당신은 지휘관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잃게 되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단 1%도 용납할 수 없어요.
정말 잘 알아들은 거 맞나요?
자신의 안전에 관해서는 더 주의해주세요, 지휘관님.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안전에 더 주의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지휘관님.
지휘관님!
지휘관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카무이의 상처가 심각한가요? 리브, 우선 카무이를 상처를 치료해줘.
아, 네! 죄송해요. 바로 응급 처치를 할게요...
크롬 씨, 정말 감사해요!
고마워, 차징 팔콘 대장.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게 했네.
지휘관님을 지원하는 것, 그 또한 내 임무야.
게다가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니까.
어때? 심각해?
나쁘지 않아요. 역원 장치는 멀쩡하고 의식의 바다도 침식되지 않았어요. 다만, 다리 쪽 부품은 새로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며칠간 움직이기 힘들 거예요.
지휘관님을 넘겨받았으니 난 먼저 카무이를 데리고 돌아갈게.
...네, 지휘관님...
자신의 안전에 주의해주세요.
그 말투... 왠지 익숙한데요. 정말 안심할 수가 없군요.
...알면 됐습니다. 또 보죠, 그레이 레이븐 소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