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갔더니, 문밖에서 기다리는 크롬을 만났다.
……
좋은 아침입니다, 지휘관님.
아닙니다. 저도 막 도착했어요.
지휘관님, 한 가지 무리한 부탁이 있는데, 도움을 받고자 찾아왔습니다.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 싫으시면 바로 거절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바로 물러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지휘관님... 좀 더 고민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무슨 일인지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 그러면 사기당하기 쉽습니다.
카무이가 제안한 내용입니다만, 지휘관님,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차징 팔콘 소대 전체가 연극을 준비해서, 연말 축제 때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지휘관님의 생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참여하기 싫다고 하셔도 이해합니다.
그럼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 말씀은... 협조해 주신다는 뜻인가요?
아무래도 너무 귀찮게 하는 일인 것 같아서요. 공적인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사생활까지 불편하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업무 외의 시간에 긴장을 푸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대원들이 최근에 뛰어난 활약을 보였으니 저도 약속했던 보상을 줘야죠.
대원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지휘관님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전 최선을 다해야죠.
그러니 부담 갖지 마세요. 어떻게 보면 제가 이기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있는 거죠.
카무이는 떠들썩한 분위기를 정말 좋아하지만, 전 그런 게 어색하다가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그 녀석은 그레이 레이븐 기지를 자주 찾아가곤 합니다.
그레이 레이븐은 분위기가 상당히 좋더군요. 대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친구로서 이번 행사에 초대하고 싶은 것도 없진 않죠.
솔직하게 대답해 줬으면 합니다.
지휘관님과 대원들이 이에 관심 있고, 함께해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정말인가요? 참 다행입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신세 꼭 갚겠습니다.
공중 정원에서 이런 일을 부탁할 수 있는 지휘관님은 당신밖에 없는 것 같군요.
그럼 귀찮겠지만, 지휘관님은 그레이 레이븐 소대 대원의 의견을 확인해 주세요.
그럼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뵐 수 있을까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
…………
지휘관님... 옷깃이 흐트러졌네요, 오른쪽 옷깃이 안쪽으로 접혔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