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와타나베·진명·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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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진명·그중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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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싱과의 오랜 싸움 속에서 인간은 종종 그들의 적이 퍼니싱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곤 했다.

자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해들, 예를 들어 해일, 지진, 눈사태, 화산 폭발 등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쉽게 앗아갈 수 있었다.

인간은 항상 자신이 자연을 정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는 결국 무너졌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주둔지 안은 다가오는 모래 폭풍 때문에 아수라장이었다. 모두가 곧 닥칠 재앙에 두려움과 불안으로 떨고 있었다.

나, 난 집에 가고 싶어. 폭풍이 여기 도착하려면 아직 한 시간 넘게 남았으니까,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살 수 있어…

어디 가겠다는 거야? 근처의 보육 구역이라면 우리가 방금 털었던 148호뿐이잖아? 난 절대 안 가. 잡혀서 매 맞느니 차라리 여기 남아서 어떻게든 살아볼 거야.

어떻게 살겠다는 거야? 여긴 전부 텐트고, 식당도 임시로 세운 건데, 여기 남아 있으면 죽는 것과 다름없어!

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 누가 널 막는 것도 아니잖아. 차만 몰래 몰고 가지만 않으면 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이 차가 네 거냐? 여기 있는 거 다 훔쳐 온 거잖아?

훔쳐 온 게 뭐 어때서? 너도 도둑이잖아!

공포에 질린 평민들은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

??

싸워서 뭐가 나오겠어? 차 열쇠를 잡으면 되지. 난 차를 뺏어서 갈 거야. 나랑 같이 갈 사람?

평민들

나! 나도 같이 가!

한 사람의 말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차를 뺏어서 갈 거야"라는 말을 듣자마자, 겨우 유지됐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차를 뺏자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서로 밀치기 시작했고, 욕설이 난무했다.

상황이 곧 혼란스러운 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지자, 지휘관과 와타나베는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player name]. 지금이 기회야.

고개를 끄덕인 지휘관은 와타나베가 예전에 말했던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항복시키는" 기회가 지금임을 이해라고 있었다.

둘은 폭동을 막으려는 순간, 주둔지 내에서 날카로운 총성이 울렸다. 그러자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시끄러워. 바보들아. 너희들 내 물건을 뺏어가게 놔둘 것 같아?

너희가 그렇게 어리석지 않았다면 몇 명 정도는 데려가려고 했었는데, 지금 보니 여기서는 데려갈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군.

병력을 잃는 건 좀 아깝지만, 다른 보육 구역에도 멍청이들 널리고 널렸으니 뭐 상관없어. 난 먼저 간다. 너희들 이 빌어먹을 사막에서 죽음을 기다려라!

권총을 높이 든 슈나이더가 말을 마친 뒤, 여러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차고로 도망치려 했다.

내가 쫓아갈게!

기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망토를 벗어 던진 와타나베는 검은 번개처럼 슈나이더가 도망친 방향으로 달려갔다.

슈나이더의 병사들이 와타나베를 막으려 했지만, 와타나베는 이들의 공격을 가볍게 피한 뒤 모두 기절시켰다.

전광석화처럼 7~8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슈나이더의 병사들은 서너 명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평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 구조체가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슈나이더에게 배신당했다는 걸 깨닫고 일제히 몰려들어 차고로 가는 길을 막아버렸다.

너, 너는 망각자의 배신자, 와타나베!

너 따위가 나를 배신자라고 말할 자격 없다.

퇴로가 막힌 슈나이더는 다급한 나머지 구석에 있는 지휘관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움직이지 마! 방금 저 사람하고 얘기하는 걸 봤어.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쏠 거야!

그렇게는 못 할 걸.

와타나베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네가 쏘는 것보다 내 반응 속도가 훨씬 빨라. 네가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네 손목을 부러뜨리면 돼.

인간의 신체가 구조체보다 더 빠를 수 있을까?

젠장!

절망한 슈나이더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지휘관과 와타나베가 동시에 움직였다.

탕!

좁은 식당 안에 다시 한번 날카로운 총성이 울렸다.

사람들은 두려운 마음으로 눈을 떴지만, 예상했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총알은 천장으로 날아갔고, 와타나베는 약속대로 슈나이더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그를 쓰러뜨렸다.

와타나베는 급히 돌아서서 지휘관의 안전을 확인했다. 그러자, 지휘관은 손을 흔들며 자신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렸다.

와타나베와 지휘관은 쓰러진 슈나이더 곁으로 다가갔고, 그가 기절한 것을 확인했다.

잘됐네. 이 상태로 보육 구역에 그를 데려가서 처벌받게 하자.

와타나베는 기절한 슈나이더의 손을 묶었다. 그제야 다른 평민들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잠, 잠깐만. 혹시...

맞아! 저 구조체가 바로 망각자의 수장, 와타나베야. 전에는 왜 알아보지 못했지!

사람들

세상에... 와타나베야!!

평민들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방금 전까지 와타나베를 향한 존경의 눈빛은 순식간에 공포로 변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슈나이더가 방금 그들을 배신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망각자 간의 오랜 원한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그들 마음속에서 와타나베는 적이었다.

이때, 지휘관이 손을 들어 모두의 주의를 자신에게 돌렸다.

지휘관의 발언으로 사람들의 경계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했다.

네가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라는 건 알겠어.

하지만 말만 믿을 순 없어. 나중에 네가 말 바꾸면 어떡해?

여자가 모두의 우려를 대신 말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

맞아. 맞아. 우리가 그동안 해온 일들이 있는데, 보육 구역 사람들이 우리를 받아주겠어?

예전에 그런 일을 했다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

와타나베의 낮고 묵직한 질문이 사람들의 소란을 끊었다.

한 번의 실수 때문에 평생 그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야 해?

예전 실수의 결과를 계속 두려워한다면, 절대 올바른 길로 돌아갈 수 없어.

정말로 평생 숨어 다니며, 도둑질과 약탈로 겨우겨우 허기진 배를 채우는 삶을 원하는 거야?

방금 전까지 떠들던 사람들이 일제히 침묵하며, 아무도 와타나베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평온한 삶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었다. 또한, 슈나이더의 계략을 간파한 그들은 "저항자"에 실망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영원히 밖에 숨어 있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저질렀던 잘못과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저기... 내가 몇 마디 할게.

와타나베가 쓰러뜨리지 않은 병사 하나가 손을 들고 말했다. 지휘관은 그가 예전에 쿠키를 건넸던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실 이 둘을 받은 건 나야. 첫날부터 그들이 "저항자"의 이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고발하지 않았어.

그들 덕분에 나는 여기에 온 목적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어. 나도 처음엔 이런 짓을 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었으니까. 그냥 끼니를 때우려고 왔을 뿐인데, 어느새 슈나이더의 부하가 되어 있었어.

병사는 와타나베를 바라본 뒤, 자신의 무기를 내려놓았다.

와타나베, 그리고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나는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어. 그러니 너희와 함께 돌아갈게.

병사가 와타나베 옆에 서자, 이를 본 다른 평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우리와 함께 갈 사람 더 있나?

너희가 우리를 믿어준다면, 망각자는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침묵이 오래가지 않았다.

병사의 행동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그러자 침묵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씩 응답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 나도 함께 갈래.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감옥에 가더라도 여기서 말라 죽는 것보다는 나아!

사람들

나도! 이런 생활은 이제 지긋지긋해. 우리 돌아가자!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확고해지더니, 결국 하나의 명확한 구호로 변했다.

와타나베.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 우리도 함께 돌아갈게!

그래.

와타나베는 오른팔을 높이 들어 모두가 그의 지시를 볼 수 있게 했다.

모두 나를 따라와라! 우리는 지금 바로 출발한다!

긴급 연락을 받은 망각자들이 도착했을 때, 모래 폭풍은 주둔지 중심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날아다니는 황사 속에서 한 걸음 움직이는 것조차 매우 힘들었다.

장관님. 장갑차 20대 모두 도착했습니다. 다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좋아. 너희는 주둔지로 가서 평민들의 철수를 도와. 그리고 노약자, 여성,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대피시키고, 탑승이 완료되는 대로 바로 출발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보육 구역 방향으로 바로 이동해라. 한 번이라도 멈추면 모래 폭풍에 휩쓸릴 거다.

알겠습니다. 장관님!

[player name]. 혼란을 틈타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질서 유지는 너에게 맡길게.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어.

잠깐. 이거 가져가.

와타나베는 코트에서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해제한 후, 지휘관의 손에 건넸다.

누구도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잘 알아. 하지만 그들이 이미 네 정체를 알아버렸고, 모두가 너에게 호의적일 거란 보장은 없어.

[player name]. 조심해.

난 여기 남아서 마지막 차량과 함께 철수할게. 하지만 모래 폭풍이 우리에게 그만큼의 시간을 줄지는 모르겠어. 그러니 기회가 되면 너라도 먼저 떠나.

지휘관은 와타나베의 손목을 꽉 잡았다.

알겠어. 여기서 기다릴게.

빨리 돌아와.

고개를 끄덕인 지휘관은 소용돌이치는 모래 장막 속으로 뛰어들었다.

폭풍 속에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엄청나게 무거웠다. 납을 채운 것 같은 다리는 흐르는 모래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 것만 같았다.

사막 전체가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그 위를 걷는 사냥감을 연신 자신의 심연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하나둘씩 출발한 장갑차들은 죽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햇빛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지휘관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감시를 맡은 마지막 장갑차까지 철수하자, 지휘관은 와타나베와 약속한 장소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줄기 햇빛마저 모래 폭풍에 완전히 가려지자, 지휘관은 사막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지휘관은 힘겹게 코트에서 통신기를 꺼냈다.

어두운 스크린에는 "신호 없음"이라는 네 글자가 힘없이 깜빡이고 있었다.

지휘관은 빈 물통과 쓸모없는 통신기를 던져버렸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이번에는 쓸모가 없어진 군용 칼을 던졌다.

몸을 다시 한번 뒤져보았지만, 버릴 만한 것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지휘관은 망토를 단단히 여며 바람과 모래가 옷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졌고, 아무리 크게 발을 내디뎌도 흐르는 모래 속으로 더 깊이 빠질 뿐이었다.

몸이 흐르는 모래 속으로 빠져들기 직전, 어떤 힘이 지휘관의 몸을 끌어올렸다.

내가 잡았어. [player name]. 곧 있으면 차가 도착할 거야. 조금만 더 버텨!

와타나베는 계속해서 미끄러지면서 흘러내리는 모래 속에서 지휘관을 필사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보여? 저기 흰색 차가 주둔지 입구에 있어.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 거의 다 왔어!

체력이 고갈되어 걸음마다 힘들었지만, 와타나베가 지휘관의 몸을 단단히 지탱해 주면서 지휘관이 흐르는 모래에 삼켜지지 않도록 해주었다.

그 강인한 힘에 기대어 둘은 천천히 차량 옆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다 왔어!

와타나베는 온몸에 황사를 뒤집어쓴 지휘관을 차 안으로 밀어 넣은 뒤, 쾅 하고 문을 세게 닫아 창문을 계속 두드리는 모래 폭풍의 소리를 차단했다.

고생했어. 모든 평민이 성공적으로 빠져나갔어. 우리도 출발하자.

장갑차는 작은 주둔지를 뒤로 한 채, 안전하게 광풍의 중심을 빠져나갔다.

차량이 떠난 뒤, 거대한 황사가 주둔지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장갑차 뒷좌석에 앉아 있던 평민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힌 표정을 지었다.

이것이 바로 사막. 자연의 가장 원초적이고 두려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