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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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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망성·그중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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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5 용사와 악룡

귓가에 시끄러운 외침이 들려오면서, 지휘관은 의식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지휘관은 이번에도 누군가가 옆에서 "세계 종말"이라고 외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지휘관, 빨리 일어나. 세계 종말이 왔어!!

목소리의 주인공이 천천히 지휘관을 일으켜 앉혔고, 감각이 돌아오자 온몸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고개를 숙여보니 온몸이 붕대로 꽉 감겨있었다.

지휘관은 여러 곳에 부상을 입은 것 같았다.

작게 한숨을 쉬자, 회색 머리의 소녀가 순식간에 걱정스러운 표정과 함께 지휘관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금색 눈동자에는 다급함과 걱정이 어려 있었다.

의식이 흐릿한 순간에도 지휘관이 소녀의 이름을 부르자, 소녀는 환한 미소로 답했다.

지휘관이 문득 일어난 충동에 이끌려 소녀의 이름을 부르자, 기다렸다는 듯 곧장 대답이 돌아왔다.

나나미 여기 있어!

나나미는 웃으며 눈을 깜빡였고, 금색 눈동자에는 지휘관의 모습이 비쳤다. 단순히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한없이 기뻐했다.

음, 원래는 나나미가 지휘관이랑 같이 보물을 찾으러 가려고 했어!

나나미가 지휘관의 몸을 감싸고 있는 붕대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근데 이 세계는 이미 종말을 맞이한 상태였어! 게다가 지휘관이랑 모두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나나미는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시끌벅적한 군중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왕국의 궁전 안이었다. 주변에는 누더기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논의하는 중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해하며,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게다가 지휘관처럼 부상을 입은 이들도 많았으며, 여기저기서 고통에 찬 신음이 들려오기도 했다.

지휘관은 의아한 말을 중얼거렸지만, 이 힘든 처지 속에서 동족을 만났다는 기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소위 "종말"이라는 상황에서도, 오랜 고통과 투쟁을 겪었음에도, 인간은 결국 살아남았다.

지휘관이 잠들어 있는 동안, 나나미가 이 세계를 조사해봤어. 이 세계는... 윽!

그 순간, 궁전이 크게 흔들리면서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왔어. 그들이 왔다고!!!

엄... 엄마!!

악마 같은 불길이 궁전 전체로 번지자, 나나미가 검과 방패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모두 진정해! 나나미랑 지휘관이 나쁜 녀석들을 물리쳐줄게!

너, 너희들은 누구야??

나나미는... 가면 기사야!

나나미가 자신의 손에 든 검과 방패를 자랑스럽게 들어 올렸다.

지휘관의 손을 잡은 나나미가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player name] 지휘관. 그 전설의 용사!

근데 당신이 왜 기사랑 같이 있는 거지?! 우리는 기사를 환영하지 않아!!

왜... 왜 기사를 환영하지 않는 거야?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사람들이 불안에 떨던 그때, 기사 복장을 한 무리가 갑자기 들이닥쳐 유랑민들을 포위했다.

저들은 이제 도망갈 수 없으니, 다 같이 공격한다!

기사들이 묵직한 발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모두 멈춰!

지휘관이랑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한 발짝도 다가오지 마!

나나미님, 악룡이 날뛰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기사들이 왕국을 점령하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씩씩 화를 내던 나나미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으며 검을 방패에 꽂더니, 포위하고 있는 기사들을 향해 차지액스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당신은 혼자입니다.

흥!

지휘관, 모두를 데리고 뒷문으로 도망쳐! 여기는 나나미가 막을게.

위기가 닥치자, 사람들은 서로를 밀치며 도망가려 하였고, 그곳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다.

비켜!

나나미가 순식간에 몸을 날려, 기사의 공격으로부터 지휘관을 보호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대가로 기사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낸 것 같았다.

그 순간, 악룡의 포효와 함께 거센 불길이 나나미를 향해 덮쳐왔다.

지휘관, 나나미는 이런 결말이 싫어.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

지휘관은 자신이 이곳에 남으면 나나미에게 짐이 될 것을 알았다. 게다가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에게는 길을 이끌어 줄 "용사"가 필요했었다.

지휘관은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사람들을 이끌며, 탈출구를 찾아 궁전을 벗어났다.

궁전에서 탈출하자, 또 다른 배후 세력인 악룡이 지휘관의 눈앞에 나타났다.

악룡은 사람들의 터전이었던 성곽을 무자비하게 파괴했고, 온 세상을 짙은 연기와 붉은 화염으로 뒤덮었다.

엄마... 어디 있어...

인간 아이, 시끄럽군요.

그때, 불길 사이로 거대한 로봇 기사가 한 여자아이를 안은 채, 연기 속을 헤치며 지휘관을 향해 걸어왔다.

너무 시끄러우니, 이걸 데려가세요.

거대한 로봇 기사가 몸을 숙여, 지휘관에게 여자아이를 넘겼다. 그러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기사를 보고,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났다.

겁내지 마세요. 이건 나나미님의 뜻이에요.

겁에 질려있던 여자아이는 재빨리 지휘관의 뒤로 숨더니, 곧이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내밀어 기사를 바라봤다.

나나미님은 이미 위험에서 벗어나셨어요.

나나미님께서는 "곧 용암이 범람할 것이니, 가능한 한 멀리 북쪽으로 도망쳐."라고 전해달라 하셨어요.

지휘관이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보자, 붉은 물결이 지상을 집어삼키며, 광포한 포효와 함께 밀려오고 있었다.

지휘관은 용암을 보고 있자니 깊숙이 묻어둔 분노가 온몸을 휘감았다. 과거의 어느 날, 저 붉은 물결이 지휘관의 소중한 무언가를 앗아갔던 것만 같았다.

계속 달려온 탓에 겨우 버텨온 상처들이 하나둘 터져나갔다. 지휘관은 이를 악물며 신음을 삼켰지만, 온몸을 찢는 듯한 고통은 채 가시질 않았다.

용사님, 악룡이 다시 쫓아왔어!!

(분노에 찬 포효.)

쳇.

로봇 기사는 필사적으로 악룡과 대적했으나, 결국 악룡의 불꽃을 정면으로 맞아 수십 미터 뒤로 날아갔다.

지휘관이 왜 자신을 돕는 건지 물으려는 찰나, 거대한 용이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지휘관은 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을 견디며, 허리에 찬 용사의 검을 뽑아, 마지막 남은 힘으로 용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고통스러운 포효.)

지휘관의 공격이 악룡을 막아서자, 사람들은 악룡이 숨을 고르는 틈을 타 재빨리 도망쳤다.

지휘관은 침착하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후, 곧바로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분노에 찬 포효.)

그렇게 방해물이 사라진 악룡은 도망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했고, 주변은 참혹한 광경으로 뒤덮였다.

게다가 사람들을 유일한 탈출로까지 엄호하던 지휘관은 결국 상처가 악화되어, 서 있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격분한 악룡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힘을 모으자, 그의 송곳니 사이로 파멸의 불덩이가 맹렬히 솟구쳐 올랐다.

그 화염구가 날아온다면, 그곳 모두는 잿더미가 될 것이었다.

지휘관은 이 검을 휘두르면 자신이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고난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결연한 일격을 날렸다.

화염구를 향해 돌진할수록, 살갗을 태우는 열기와 함께 죽음의 기운이 지휘관을 덮쳐왔다.

??

지휘관!! 안 돼!!!

챕터70 로딩 중... 전반 최적해!

어느새 빛나는 형체가 지휘관의 곁에 나타나, 함께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지휘관, 한방에 끝내버리자!!!

(강렬한 고통의 포효.)

번뜩이는 검광에 관통당한 악룡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 동시에 화염구가 폭발하여, 불길이 지휘관과 나나미 사이를 가르며 하늘로 치솟았다.

지휘관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기어서라도 이 절망의 구렁텅이를 벗어나야 했다.

살갗을 태우는 열기와 함께, 죽음의 기운이 지휘관을 바짝 쫓아왔다.

??

지휘관!! 안 돼!!!

챕터70 로딩 중... 전반 최적해!

찬란한 빛을 내뿜는 형체가 순식간에 지휘관의 앞을 가로막고는 검을 휘둘러 화염구를 막아주었다.

그렇게 지휘관을 향해 날아온 화염구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 하늘을 뒤덮었다.

나나미는 지휘관이 어디에 있어도 달려갈 거야!

지휘관과 나나미의 사이에는 불 장벽이 활활 타올랐지만, 지휘관은 그녀가 자신에게 미소 짓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나미는 지휘관이랑 좀 더 있고 싶긴 하지만, 더 이상 이 불바다를 막을 수 없어. 지휘관, 어서 가!!

나나미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목이 터지라 외치더니, 순간 불길 속에서 그녀의 몸을 감싼 빛이 더욱 강렬해지면서, 그녀의 형체도 서서히 투명해졌다.

지휘관, 나나미는 정말 기뻐. 만약에 지휘관이 중간에 모든 걸 내려놨다면, 나나미는 지휘관을 다시 볼 수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꼭 살아남겠다고 나나미한테 약속해 줘.

지휘관은 갈라진 목소리로 나나미를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지휘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움직일 수조차 없었으며, 의식은 점점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심각한 부상에도 이성을 부여잡은 지휘관은 사람들과 함께 후퇴했지만,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의식이 점점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용사님?

지휘관이 다시 깨어났을 때, 나나미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었으며, 우아하면서도 우울해 보이는 해초 머리의 신사만이 앞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왕궁, 그들이 예전에 살던 성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황무지와 산맥을 넘어 멀리 떠났죠.

피신하는 길에서 해초 머리의 신사가 이 세계의 종말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다.

아주 오래전, 이 나라는 화려한 번영을 누렸다. 충직한 기사들이 백성들을 지켜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악룡의 출현으로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은 무너졌다.

백성과 기사들은 용감히 맞섰지만, 악룡은 너무 강했다.

악룡은 화염을 뿜어 대지를 용암으로 만들고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집어삼켰다.

이런 위기 속에서, 몇몇 기사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지켜야 할 백성을 향해 검을 겨눴다.

용암이 주는 압박을 견디지 못해서인건지, 새로운 시대를 만들 싶은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백성들은 알고 있었다. 악룡뿐만 아니라, 한때 자신들을 지켜주던 기사까지도 맞서야 한다는 것을.

전설에 따르면 육지의 외곽에 바다가 있고, 그 바다 끝에는 사람들이 악룡에 맞서고 기사와 백성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해답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해답을 찾으려는 자는 사랑하는 이와 오랫동안 이별하여 끝없는 여정을 떠돌게 될 것입니다.

나나미님께서 이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순간, 전율이 온몸을 휘감으며 심장을 옥죄었고, 숨조차 멎어버렸다.

저기에 있습니다.

해초 머리의 신사가 주둔지 너머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 출렁이는 파도 위로는 나나미가 기사들을 이끌고, 배에 올라 먼 곳을 향해 항해하였다.

나나미는 오랜 전투로 상처투성이가 된 채, 멀어져가는 배 위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나미가 기사들을 데리고 가면, 더는 서로를 해칠 일이 없을 거야.

나나미는 이 왕국을 사랑해. 백성과 기사 모두.

이 강의 끝에서, 희망으로 반짝이는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때, 나나미는 저 멀리서 누군가가 강가로 달려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

괜찮아, 지휘관. 나나미는 안 아파. 정말 괜찮아...

곧이어 상대방이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것 본 나나미가 몸을 일으켜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러나 소녀의 진심 어린 말은 거센 파도 소리에 묻혀버렸다.

흐음... 너무 멀어서 안 들리나 보네.

나나미는 지휘관이 강가에서 작별 인사를 하듯, 필사적으로 팔을 흔드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래, 지휘관. 이제 안녕이야.

불빛 하나 없는 벌판의 맑은 밤.

수많은 별이 나나미가 항해하는 바다에 비치면서, 수면을 더없이 아름답게 물들였다.

한 아이가 어머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반짝이는 수면을 가리켰다.

엄마, 저거 봐.

……………………

은하수야.